스타트업이란 무엇인가? (What is Startup?)
"스타트업(Startup)이란 과연 무엇인가?"
글쓴이는 스타트업을 만들고자 하는 예비창업자 혹은 초기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강의/워크샵, 코칭을 수행하면서 매년 수많은 스타트업을 만난다. 만나는 창업자(팀)마다 비즈니스 모델 및 이를 전개하거나 설명하는 방식은 제각각이지만 하나 공통점을 들자면, 자신들이 만들고 있는 조직, 회사를 '스타트업'이라고 정의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봐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지원사업이 즐비하다. 2023년 벤처/스타트업 육성에만 국가 예산이 4조 5816억 원이나 된다. 여기에 민간 지원 프로그램과 투자 펀드, 다양한 OI 프로그램 및 관련한 직간접적 예산 등을 합하여 어마어마한 숫자의 돈이 직간접적으로 스타트업 육성과 지원, 투자에 활용됨을 알 수 있다.
그럼 여기서 궁금한 부분이 과연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스타트업은 무엇이고 어떤 특성을 지닌 회사인가?라는 점이다. 모두 스타트업, 스타트업을 얘기하고 있지만, 막상 '스타트업이 무엇인가요? 일반적인 기업과는 무엇이 다른가요?'라고 질문을 던졌을 때 명확하게 정의하고 차이를 설명하지를 못한다.
그래서 늘 초기 스타트업 또는 사내벤처팀을 대상으로 장기 프로그램을 수행할 때 늘 앞단에서 강의하는 주제로 '스타트업의 정의 및 특성'이다.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스타트업이 정확하게 어떤 목적과 특성을 지닌 조직인지 명확하게 알아야 이에 맞춰서 올바른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늘 강의에서만 얘기하던 것을 블로그를 통해 한 번 정리해보고자 한다.
스타트업의 사전적 정의
먼저 스타트업(Startup)이라는 용어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겠다. 한국어 및 영어 위키피디아에서 정의한 스타트업은 아래와 같다
"스타트업은 설립한 지 오래되지 않은 신생 벤처기업을 뜻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생겨난 용어로서,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창업 기업이다." - 위키피디아(국문)
"스타트업은 확장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고, 개발하고 검증하기 위해 기업가에 의해 만들어 회사 또는 프로젝트다 (A startup or start-up is a company or project undertaken by an entrepreneur to seek, develop, and validate a scalable business model.)" - 위키피디아(영문)
한국어 사전에서 정의한 스타트업은 설립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기업을 뜻한다. 영문 위키피디아의 경우에는 확장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고, 개발하기 위한 목적이 추가됐지만, 스타트업이라는 조직의 정체성과 철학을 완전히 이해하기에 다소 부족하다.
그래서 요즘 핫하다는 ChatGPT에게 스타트업이 무엇인지 질문했다.
단순히 위키피디아에서 정의한 스타트업보다는 풍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스타트업이란 혁신적인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생 기업이다. 스타트업은 높은 위험과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고, 시장 내외부의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고 해결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공감이 가는 답변이었다. 다만, ChatGPT의 스타트업에 대한 정의는 웹상에 파편화된 정보를 이리저리 모아 조합하고 추론한 하나의 생성물이기 때문에 그 근본이 되는 소스를 좀 더 탐색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리콘밸리의 주요 구루들이 정의한 스타트업
앞서 스타트업이라는 용어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건너 온 용어라는 얘기가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트업이라는 용어가 탄생한 중심지에서 창업자를 비롯한 다양한 스타트업 구루들이 정의한 스타트업(Startup)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ChatGPT를 통해 스타트업 정의와 말한 사람을 알려달라고 했고, 이렇게 해서 생성된 답변 중 실제 레퍼런스를 찾을 수 있는 정의를 추려보니 다음 6명의 정의를 찾아볼 수 있었다.
1) "스타트업이란, 매우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고객에게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창조하기 위해 디자인된 조직이다(A startup is a human institution designed to create a new product or service under conditions of extreme uncertainty)" - 에릭 리스(Eric Ries), 린스타트업 방법론 창시자
2) "스타트업은 제품이 무엇인지, 고객이 누구인지, 돈을 어떻게 벌 것인지에 대해 명확하지 않은 혼란스러운 회사다(a “startup” is a company that is confused about 1) what its product is, 2) who its customers are, and 3) how to make money.)" - 데이브 맥클루어(Dave McClure), 500 Startups 창업자
3) "스타트업은 해결책이 아직 명확하지 않은 영역에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다(A startup is a company working to solve a problem where the solution is not obvious and success is not guaranteed.)" - 닐 블루멘탈(Neil Blumenthal, 와비파커(Warby Parker) 공동 창업자
4) "스타트업은 반복가능하고 확장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위한 임시 조직이다(A startup is a temporary organization designed to search for a repeatable and scalable business model)" - 스티브 블랭크(Steve Blank), Customer Development 창시자
5) "스타트업은 매우 빠르게 성장하도록 디자인된 기업이다(A startup is a company designed to grow fast)" - 폴 그레이엄(Paul Graham), Y-Combinator 창업자
6) "스타트업은 다른 미래를 만들기 위한 계획을 실현할 수 있는 가장 큰 그룹이다(A startup is the largest group of people you can convince of a plan to build a different future)" - 피터 틸(Peter Thiel), PayPal 공동 창업자 및 Palantir 공동 창업자
6명의 스타트업에 대한 정의를 살펴보니 각자 스타트업에 관해 가지고 있는 생각과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것 같다. 6명이 각기 색다르게 정의한 스타트업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보다 상세하게 설명하고자 한다
1. 스타트업, 태생부터 매우 불확실성을 갖고 태어난 회사
가장 먼저 소개할 스타트업의 정의는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타트업 방법론인, 린스타트업(Lean Startup) 방법론을 창시한 에릭 리스의 정의다.
스타트업이란, 매우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고객에게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창조하기 위해 디자인된 조직이다(A startup is a human institution designed to create a new product or service under conditions of extreme uncertainty)
- 에릭 리스 (Eric Ries) -
스타트업은 기본적으로 고객을 위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창조하는 조직이다. 다만, 창조라는 것이 아예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도 있겠지만, 기존에 익숙하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변주를 통해 고객 입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느낄 수 있다면 이 또한 고객 입장에서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에릭 리스의 스타트업 정의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바로 '극도의 불확실성(Extreme Uncertainty)'이다. 뭔가 전에 없던 새로운을 제품을 만들어서 시장에 론칭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2가지의 불확실성에 노출된다. 바로 수요의 불확실성과 기술의 불확실성이다. 이를 흔히 수요 리스크(Desirability Risk)와 구현 리스크 (Feasibility Risk)라고 부른다.
특히, 새로운 가치제안을 창조하는 초기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우선 수요 리스크, 즉, 사람들이 정말 우리 제품을 사용할까? 원할까?라는 불확실성을 검증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대개 정식 버전을 론칭하기 전에 눈앞에 놓인 리스크를 검증하고자 한다. 특히 고객의 수요 리스크를 검증하려면 결국 고객으로부터 학습할 수밖에 없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고객에 대한 가장 많은 학습이 일어나는 구간이 바로 제품을 시장에 론칭해서 고객 앞에 선보일 때다.
그래서 에릭 리스가 제시한 스타트업 방법론이 바로 린스타트업 방법론이다. 우선 최소로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존속할 수 있는 제품, MVP(Minimum Viable Product)를 개발해서 우선 시장에 내놓고, 실제 사용하는 고객의 반응과 피드백을 수집하고 학습함하고 개선하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진짜 시장이 원하는 1.0 버전에 도달하는 접근이다. 물론 아이템의 유형에 따라 린스타트업 방법론을 모두 적용하기 힘든 경우도 있겠지만, 여기서 핵심은 스타트업은 극한의 불확실성에 놓여있기 때문에 반드시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한 실험, 검증, 기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두 번째 소개할 정의는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500 Startups을 창업하고, 우리에게는 AARRR 프레임워크로 유명한 데이브 맥클루어의 정의다
스타트업은 제품이 무엇인지, 고객이 누구인지, 돈을 어떻게 벌 것인지에 대해 명확하지 않은 혼란스러운 회사다(a “startup” is a company that is confused about 1) what its product is, 2) who its customers are, and 3) how to make money.)
- 데이브 맥클루어(Dave McClure) -
스타트업은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 창조된 조직이지만, 대개 그 시작은 매우 혼란한 상황에서 시작된다. 무언가 만들기 위해 시작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 누가 우리 제품을 이용해 줄지에 대해서도 각자 가설은 있지만 역시 매우 혼란스럽다. 돈을 어떻게 벌 것인지에 대한 생각은 초기 단계 스타트업 중에서 일단 후순위로 미뤄놓는 팀도 굉장히 많다.
그리고 뒤에 더 재밌는 추가 정의가 있는데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As soon as it figures out all 3 things, it ceases being a startup and becomes a real business. Except most times, that doesn't happen.
세 가지(제품, 고객, 수익모델)를 모두 파악하는 순간, 스타트업은 더 이상 스타트업이 아닌 실제 비즈니스가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참 재밌는 정의 같다. 우리가 만드는 제품이 명확하게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사용하는 고객이 명확하게 누구인지, 그리고 돈을 어떻게 지속가능하게 벌 것인지를 모두 파악하는 순간 진짜 비즈니스를 하는 회사가 되지만, 대개는 이 단계까지 못 도달한다는 얘기이다. 이를 보면 스타트업의 90%는 존속하지 못하고 실패한다는 일반적으로 떠도는 통계가 영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럼 초기 스타트업이 스타트업에서 진짜 비즈니스로 전환되기 위해서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
2. 해결할 만한 가치가 있는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회사
스타트업에서 진짜 비즈니스를 하는 회사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고객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그들에게 매력적인 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한 기본적인 접근에 대해 안경 D2C 커머스 플랫폼 와비파커를 공동 창업한 닐 블루멘탈의 정의를 소개하고자 한다
스타트업은 해결책이 아직 명확하지 않은 영역에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다(A startup is a company working to solve a problem where the solution is not obvious and success is not guaranteed.)
- 닐 블루멘탈(Neil Blumenthal) -
스타트업은 새로운 제품을 창조한다. 그리고 그 새로운 제품의 방향은 대개 해결책이 아직 명확하지 않는 영역에서의 탁월한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제품이어야 한다.
고객을 위한 제품을 개발하는 동기는 매우 다양할 것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 성공한 많은 창업자들의 (표면적) 동기이자, 개인적으로 매력적인 제품을 만드는 데 있어서 유효한 동기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고객의) 문제 해결'이다.
제품을 사용하고 구매하는데 다양한 이유와 동기가 존재하겠지만, 이 중에서는 강력한 동기로 작용하는 것이 바로 현재 내가 해결하기를 간절히 원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다. 사람에 따라 간절하게 해결을 원하는 문제는 다를 수 있다. 누구는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서 원하는 대학을 가길 간절히 원할 수 있고, 또 누구는 돈을 많이 벌어서 보다 풍족하게 살고 싶을 수 있다. 뭐가 됐든 이렇게 각자의 문제를 지니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고민하는 문제에 대해서 말끔하게 해결해 준다면 고객 입장에서는 마치 두통을 없애주는 진통제와 같을 것이다.
마케팅용 말장난일 수 있겠지만, 제품에 대해 고객은 흔히 2가지 종류로 인식한다고 한다. 하나는 진통제(Pain Killer)이고, 다른 하나는 비타민(Vitamin)이다. 물론 이런 정의에 추가로 마약(Drug)같은 제품도 있다고 하지만 이는 잠시 논의로 한다.
진통제스러운 제품은 말 그대로 고객이 가지고 있는 극심한 고통을 해결해주는 제품이다. 반대로 비타민스러운 제품은 제품 그 자체는 분명 매력과 효용이 존재하지만, 해당 제품이 당장 없어서 죽을 듯한 큰 고통이나 불편을 야기하지는 않는 제품이다. 정리하자면 진통제스러운 제품은 고객이 이미 솔루션을 찾아다니고 있는 영역의 제품으로써 고객이 인지만 하면 꼭 필요하다고 느끼는 제품이고, 비타민스러운 제품은 분명 고객에게 유용하긴 하지만 없어도 그만인 제품을 의미한다.
정답은 없겠지만, 개인적으로 초기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볼 때 주의 깊게 보는 한 가지는 '과연 이 스타트업의 제품은 누군가에게 Pain Killer로 작동할 것인가?'이다. 만약 좋은 제품이지만 Pain Killer로 작동될 여지가 당장 없다면, Pain Killer로 시작하는 스타트업보다는 당연히 힘들 수밖에 없다.
다만, 제품 특성에 따라 비타민으로밖에 시작할 수 없는 스타트업들이 있다. 이런 스타트업들은 그냥 기죽고 살아야 하는가? 또 그것도 아니다. 비타민스러운 제품이라면 일단 고객이 우리를 먼저 경험하게 하고, 궁극적으로 고객의 습관이 돼서 그들의 삶의 일부분(=Drug)이 될 수 있다면 진통제를 만드는 스타트업보다 훨씬 더 큰 기업가치를 만들 수 있다.
유니콘으로 성장한 스타트업 200개가 넘는 팀을 분석한 인사이트를 담은 Ali Tamaseb의 <Super Founders>라는 책에 따르면, 전체 유니콘의 약 1/3은 비타민스러운 제품을 만든 기업이라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작할 때의 제품이 비타민이냐 진통제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시간이 지나도 고객이 계속 쓰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겠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면 된다.
https://paminy.com/book-summary-super-founders-what-data-reveals-about-billion-dollar-startups/
그럼 스타트업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제품을 만들기만 하면 끝나는 것일까? 그럼 단순히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발명(Invention)과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일까?
스타트업과 발명을 구분하는 본질에 대해 아래 정의 소개를 통해 이어나가고자 한다.
3. 지속가능하고 빠른 성장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는 회사
스타트업은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 제품을 가지고 돈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린스타트업 방법론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고객 개발 방법론을 창시한 스타브 블랭크가 정의한 스타트업은 아래와 같다.
스타트업은 반복가능하고 확장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위한 임시 조직이다(A startup is a temporary organization designed to search for a repeatable and scalable business model)
- 스티브 블랭크(Steve Blank) -
스타트업은 제품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내야 한다. 이때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내야 하냐면 '반복가능하고 확장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 한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영리 기업으로써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조직이다. 물론 초기에는 제품을 만들고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훨씬 많겠지만, 시간이 지나 시장을 만들고 정착한 이후에는 돈을 벌고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 이때 핵심 포인트로 가슴속에 항상 지녀야 할 메시지는 바로 '반복가능하고 확장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내서 적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여기서 반복가능하다는 것은 한 번 획득한 고객으로부터 지속적으로 매출을 만들어냄으로써 고객생애가치(Customer Lifetime Value)를 극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확장가능하다는 것은 고객 한 사람에게 판매하는 상품을 확장(Up selling & Cross selling)할 수도 있고, 아니면 고객군을 확장함으로써 시장 자체를 확대할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스타트업이 가지고 있는 다른 일반적 기업과 구분할 수 있는 본질이 있다. 이에 대해 세계 최고의 액셀러레이터 Y-Combinator를 창업한 폴 그레이엄의 스타트업 정의를 소개하고자 한다.
스타트업은 매우 빠르게 성장하도록 디자인된 기업이다(A startup is a company designed to grow fast)
- 폴 그레이엄(Paul Graham) -
대개 IT기술을 기반으로 시작하는 스타트업 특성상 일반적인 자영업, 작은 비즈니스와 달리 고객 획득 및 확장에 있어서 지리적 제약에 덜 영향을 받는다. 이런 측면이 비록 초기부터 강력한 경쟁에 노출될 수 있지만, 반대로 아무도 구현하지 못한 매력적인 제품인 경우에는 지리적 제약 없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이 되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폴 그레이엄은 스타트업이 아이디어를 찾을 때 다른 사람들이 간과한 대박 가능성이 있는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한다.
탄생할 때부터 빠르게 성장하도록 디자인됐고, 성장 조건이 맞아떨어지면 지리적 제약 없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특징이야 말로 스타트업과 일반 기업을 구분하는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특성으로 초기 스타트업이 기관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을 때 공개 시장에 상장된 일반 기업과는 다른 논리로 밸류에이션을 산정하고 인정받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4.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이 되는 회사
앞서 매우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고객의 진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품을 창조하고 이를 기반으로 반복적이고 확장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내 궁극적으로 빠른 성장을 이뤄내는 것이 스타트업이라는 정의를 이끌어 냈다. 하지만 뭔가 하나 빠진 느낌이다.
생각해 보니 지난 10년 사이 우리의 삶에서 많은 부분에서 바꼈는데, 그 삶의 변화를 주도하는 주체가 누군가 생각해 보면 또 스타트업이었다.
예전에는 배달 음식을 시켜 먹으려면 전단지를 찾아 전화를 일일이 걸었어야 했는데, 이제는 배달앱만 켜면 주문부터 결제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다. 렌트카를 종량제만큼 시간 단위로 빌릴 수 있는 서비스도 스타트업이 만든 서비스다. 그리고 우리 아들이 어린이집에서 잘 지내는지 선생님과 소통할 수 있는 제품도 스타트업의 제품이다. 이렇듯 성공한 스타트업은 사람들의 삶을 편리하게 바꿔준다.
이와 관련하여 PayPal과 Palantir의 공동 창업자로서 우리에게는 제로투원으로 유명한 피터 틸의 스타트업 정의를 소개하고자 한다.
스타트업은 다른 미래를 만들기 위한 계획을 실현할 수 있는 가장 큰 그룹이다(A startup is the largest group of people you can convince of a plan to build a different future)
- 피터 틸(Peter Thiel) -
스타트업은 다른 미래를 만들기 위한 계획을 실현할 수 있는 가장 큰 그룹이라는 정의가 내가 본 스타트업에 대한 정의 중 가장 낭만적인 정의인 것 같아 여기에 소개했다.
고객이 사랑해서 계속 쓰는 제품을 만드는 것,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높은 이익을 창출하고 기존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규모의 비즈니스를 만드는 것 모두 대단한 업적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것, 그것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꾼다는 것은 다른 모든 성과를 초월하는 궁극적 레벨의 성과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많은 스타트업이 꿈꾸는 '비전(Vision)'이기도 하다.
스타트업을 한다는 것은 매우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전에 한 번도 내려보지 못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에 마주한다는 것을 또 의미한다. 이때 스타트업팀이 확고한 철학이 있다면 보다 일관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이를 글쓴이는 스타트업의 미션과 비전으로 정의하며, 비록 시작은 초라한 수준일지라도 원대한 미션과 비전을 갖고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스타트업 창업자가 세상을 바꿀 미션과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뛰게 하는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면, 사람들로 하여금 지금 모습보다 미래에 만들어낼 모습을 볼 수 있게 하지 않을까? 단순히 돈만 버는 것을 떠나 세상을 보다 살기 좋게 바꾼다는 측면에서 스타트업이 아주 매력적이고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이상 스타트업을 단순히 창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기업이라는 정의를 너머 보다 본질적인 정의를 탐구해 봤다. 이를 통해 글쓴이는 항상 스타트업을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설명한다.
"스타트업이란 고객을 위한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를 창조함으로써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빠른 성장과 확장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수립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다"
스타트업이란 다양한 정의를 지니고 있는 용어이기 때문에 초기 창업자 본인이 스타트업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스타트업을 시작하고 운영하는 마음가짐과 전략에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트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먼저 내가 하고자 하는 스타트업은 과연 어떤 조직인지 나만의 정의를 내려야 한다.
"내가 정의하는 스타트업은 무엇인가?"
- 끝 -
린스프린트 김정수 대표 / jskim@leansprin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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