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스타트업 파이낸셜 모델링 이해
*본 포스팅은 초기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창업자 혹은 CSO를 대상으로 초기 스타트업 관점에서 효용이 있는 파이낸셜 모델링을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파이낸셜 모델링'에 관한 내용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시는 분은 읽어주시고 작은 도움이라도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창업을 준비하거나 혹은 이제 막 제품을 시장에 출시해 고객과 시장을 검증하는 초기 창업자가 지니고 있는 취약점 중 하나는 바로 자신의 비즈니스가 목표로 하는 시장 기회 또는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이 원활하게 작동했을 때 어느 정도의 경제적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를 논리적으로 구체화하는 것이다.
초기 창업자 대부분이 자신의 비즈니스 아이디어, 비즈니스 모델을 설명하면서 '왜 우리 제품이 필요한가'에 관한 가치제안은 제법 구체적이고 설득력있게 풀어나가지만 경쟁자, 주요 전략(채널, 운영, 공급 등)에서 점점 모호함을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핵심지표, 시장규모, 추정손익에 다다르면 앞서 구체적으로 정의한 가치제안이 무색할 정도로 추상적이거나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얘기를 한다. 심한 경우에는 비즈니스 모델에 관련한 숫자 자체를 언급하지 않는다. 이는 마치 미켈란젤로 마인드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서 피카소 마인드로 끝나는 격이다.
물론 아직 시장에 나가서 고객을 만나지 않았거나 이제 막 고객관련 지표가 나오는 상황에서 점쟁이처럼 미래의 숫자를 정확하게 맞출 수는 없다. 사실 이제 막 시작한 스타트업은 언제라도 목표 고객, 수익모델, 심지어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피봇팅될 수 있기 때문에 상대방도 그런 숫자를 100% 믿지도 않는다. 하지만 다른 사람은 몰라도 창업자는 자신의 비즈니스가 그려낼 미래의 숫자(예 : 매출액, 이익 등)를 마치 '비밀번호486'처럼 아무 고민과 근거 없이 얘기하는 것은 위치한 자리에 비해 고민이 너무 없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의 미래 성장성을 바라보고 투자를 해주십사 요청하는 자리에서 우리 비즈니스가 3~5년 후 만들어낼 숫자에 대한 고민이 하나도 없다면, 이는 잠재 투자자에 대해 무책임한 자세다.
초기 스타트업의 파이낸셜 모델링은 점쟁이가 돼서 3~5년 후 우리 회사의 당기 순이익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아니다. 파이낸셜 모델링에 사용되는 다양한 숫자 상당수를 상수로 지니고 있는 기존에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영위하는 기업과 달리 이제 막 시작하는 스타트업은 모델링에 들어가는 숫자 거의 대부분이 변수이기 때문에 DCF방식의 밸류에이션을 목적으로 하는 수준의 파이낸셜 모델링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초기 스타트업은 우리 비즈니스 모델 혹은 우리가 목표로 하는 궁극적 시장의 기회에 대해 상대방이 보다 더 명백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숫자로 표현할 수 있는 수준의 파이낸셜 모델링이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5개의 시리즈에 걸쳐서 초기 창업자가 자신의 비즈니스 내러티브를 보다 구체적인 숫자로 결부하여 보다 설득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파이낸셜 모델링'을 설명하고자 한다.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파이낸셜 모델링 (by 린스프린트)>
1. 스타트업 파이낸셜 모델링 이해
2. 파이낸셜 모델링을 위한 비즈니스 내러티브 정리
3.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파이낸셜 모델링
4. 초기 스타트업 파이낸셜 모델 작성 (스프레드시트 작성)
5. 초기 스타트업 파이낸셜 모델 활용
1) 파이낸셜 모델링 이해
우선 파이낸셜 모델링(Financial Modeling)에 관한 정의를 이해하고자 한다. 파이낸셜 모델링에 대한 위키피디아의 정의를 가져오면 아래와 같다.
Financial modeling is the task of building an abstract representation (a model) of a real world financial situation. This is a mathematical model designed to represent (a simplified version of) the performance of a financial asset or portfolio of a business, project, or any other investment. - Wikipedia
파이낸셜 모델링은 현실 세계의 재무적 상황의 추상적 표현(모델)을 수립하는 과업으로 비즈니스, 프로젝트, 또는 투자의 금융자산 또는 포트폴리오 성과를 단순한 버전으로 표현한 수학적 모델이다.
통상 파이낸셜 모델링은 재무 관련 요소를 구조화하고 논리적으로 미래의 (재무)상황을 예측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하는 재무 모델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파이낸셜 모델링은 밸류에이션을 목적으로 기업(상장사 또는 상장을 앞둔 기업)의 미래 현금흐름과 손익을 추정하는 것이다.
파이낸셜 모델링은 기업 운영의 전반 혹은 일부를 숫자로 표현하기에 대개 산출물은 다양한 재무요소와 가정을 담은 스프레드시트 형태다.
파이낸셜 모델링에는 다양한 방법과 접근법이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과거 및 현재의 숫자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의 숫자를 추정하는 방식이다. 기업은 파이낸셜 모델링을 통해 목표 밸류에이션의 적정성 검증할 수 있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의사결정에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참조한다.
2) 초기 스타트업이 파이낸셜 모델링이 필요한 이유
앞서 언급했듯이 파이낸셜 모델링은 과거와 현재를 분석하고 그 결과와 여러 가정을 조합하여 미래의 숫자를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추정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제 막 시작하여 과거 또는 현재와 관련한 숫자가 없거나 빈약한 초기 스타트업은 파이낸셜 모델 대부분이 가정과 변수이기 때문에 정확한 파이낸셜 모델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래 3가지 이유로 초기 스타트업이 파이낸셜 모델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1. 비즈니스 모델이 지니고 있는 임팩트의 정량화
창업자는 기본적으로 자신이 비즈니스 모델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이 제대로 작동하기 시작하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하고 그 결과 세상을 바꿀 핵심 동인으로 작용한다고 믿는다. 창업자라면 당연히 장기적 시각과 큰 꿈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초기 스타트업이 궁극적으로 그릴 수 있는 미래에 대해서 창업자와 일부 선지자들만 명확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는 혼자만 하는 것이 아니기에 공동창업자를 비롯해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끌어들여야 하는데 단순히 창업자의 이야기만으로는 창업자가 보고 있는 미래를 인식시키고 감화시킬 수 없다. 우리가 목표로 하는 시장이 얼마나 거대한지 그 과정에서 우리가 어디까지 침투(점유)할 수 있는지 그 결과 얼마나 많은 수익을 창출해서 사업 초기에 참여한 우리가 얼마나 행복해질 수 있는지를 구체적인 숫자로 치환하기 위해 파이낸셜 모델링이 필요하다.
2. 성장 전략 및 마일스톤의 타당성 검증
초기 스타트업은 가지고 있는 자원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넓은 시장보다는 좁고 뾰족한 시장에 집중한다. 그리고 점차 인접 시장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취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Y-Combinator 창업자 Paul Graham이 정의한 것처럼 '지리적 제약 없이 빠르게 성장' 추구한다.
빠른 성장은 단순히 의지만 가지고 이뤄지지 않는다.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목표(핵심지표)와 그 목표 달성에 가장 큰 기여를 하는 성장 동인을 명확히 정의하고 각 지표 간 관계와 목표를 가시화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 비즈니스 모델의 명확한 본질적 성장 방정식을 수립하고 효과적인 성장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다. 그리고 각 시점별 우리의 성장 마일스톤이 올바르게 설정했는지, 논리적으로 말이 되는지 등을 검증하기 위해서 파이낸셜 모델링이 필요하다.
3. VC로부터 자금조달 계획 수립 (IR 전략 수립)
본격적인 자금조달에 앞서 우리 비즈니스 운영에 관한 파이낸셜 모델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한 달에 얼마를 쓰는지, 이번 라운드에서 얼마나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지, 해당 금액을 조달했을 때 얼마큼 성장할 수 있는지, 이번 라운드에서의 밸류에이션은 어느 정도 수준인지, 해당 밸류에이션이 VC입장에서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준인지 등에 대해 최소한의 준비가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VC의 투자금은 만기와 목표 수익률이 정해진 돈이기 때문에 VC의 펀드 목표 달성에 우리 회사가 얼마나 쓸모가 있는지에 대한 얘기는 창업자가 먼저 준비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투자하면 5년 내 최소 10배수 이상 회수를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를 창업자는 해야 한다.
3) 초기 스타트업 파이낸셜 모델링 구조
초기 창업자가 자신만의 파이낸셜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 반드시 알아야 할 구성요소들이 몇몇 있다.
먼저 돈을 어떻게 버는지에 관한 수익모델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수익모델을 명확하게 한다는 것은 단순히 수익원을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각 수익원별 돈을 지불하는 사람과 지불 대상, 그리고 가격과 지불방식 등을 모두 명확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당장 매출이 발생하지 않아도 현재 우리 비즈니스가 잘 성장하고 있고 향후 매출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지표(=북극성지표)가 무엇인지, 이게 얼마나 성장해야 유의미한 매출이 나올 수 있는지에 대한 상관관계를 생각해봐야 한다. 매출액은 기본적으로 P X Q 방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객단가를 높이는데 한계가 있기에 결국 최대 매출액은 시장 규모에 따라 결정된다.
매출을 발생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동비와 고정비를 고려하면 우리가 창출할 수 있는 대략적인 수익(예 : 영업이익, 공헌이익 등)을 추정할 수 있고, 이 수익은 결국 유닛이코노믹스와 연결할 수 있다(단위당 공헌이익 또는 고객 한 사람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생애가치 등).
초기 스타트업이 미래의 밸류에이션을 산정할 때 주로 쓰는 방식이 결국 매출 또는 이익에 대한 배수를 적용하는 방식이기에 결국 수익은 미래 밸류에이션과도 연결이 된다.
이렇게 각 숫자는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 스타트업 파이낸셜 모델링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아래와 같이 주요 요소에 대한 구체화 및 그 상관관계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방정식으로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
4) 초기 스타트업 파이낸셜 모델링 프로세스
초기 창업자는 어떤 프로세스를 통해 파이낸셜 모델링을 할 수 있을까?
사실 파이낸셜 모델링에는 다양한 방법과 접근법이 있기 때문에 올바른 초기 스타트업 파이낸셜 모델링 프로세스에 관한 정답이 존재하지는 않는다. 비즈니스 모델의 유형이나 놓여있는 상황, 그리고 파이낸셜 모델링의 목적에 따라 상이한 프로세스가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우리 스타트업의 파이낸셜 모델링을 아래와 같은 프로세스로 수행할 수 있으며, 각 단계별 상세한 내용은 다음 포스팅에서 상세하게 다룰 예정이다.
이상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파이낸셜 모델링 전반적인 내용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정리하자면, 충분한 과거/현재 숫자와 벤치마크가 존재하는 일반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적인 파이낸셜 모델링과 달리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파이낸셜 모델링은 미래 현금흐름을 1원 단위로 구체적으로 추정하기보다는 비즈니스 모델과 시장이 지니고 있는 기회를 숫자로 정량화함으로써 구체적인 형태를 띠도록 하는 목적이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개별 숫자의 정확성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파이낸셜 모델을 구성하는 각 요소를 합리적으로 추정하고 각 요소 간 논리적 정합성을 갖춘 파이낸셜 모델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사업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초기 창업자가 어떻게 하면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파이낸셜 모델링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접근법은 다음 포스팅을 통해 설명하기로 하며 본 포스팅을 마무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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