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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Powers) 우리가 이 사업을 가장 잘할 수밖에 없는 이유, 독점 자원(Cornered Resource)

2024. 6. 21. 14:17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것은 결국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을 의미한다(Zero to One). 새로운 것을 만들고 이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자원이 필요하다.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Business Model Canvas)'라는 도구를 보면 9가지 블록 중 핵심 자원(Key Resource) 항목이 있다. 대부분의 경우, 이 항목에는 기업이 보유한 자원을 정의한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의 핵심 자원이 전혀 특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비즈니스에 필요한 자원이 특별하다는 것은 곧 그것이 구하기 어려워 우리 팀만 사용할 수 있는 자원 또는 우위를 의미한다. 돈만 있으면 누구나 구할 수 있는 자원은 핵심 자원으로 정의할 필요가 없다. 이런 기조를 반영해 애쉬 모리아는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를 근간으로 보다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 또는 GTM 전략을 구조화하는 도구인 '린 캔버스(Lean Canvas)'만들면서 핵심 자원 대신 팀만이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경쟁우위(Unfair Advantage)를 정의하도록 안내한다.

시장과 제품, 비즈니스에 대한 그럴듯한 가정을 갖고 시작하는 초기 스타트업 팀이 보유할 수 있는 두 가지 파워가 있다. 하나는 앞서 다뤘던 '카운터 포지셔닝(Counter Positioning)'이다. 이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기존 대기업이 당장 따라 하기에는 부수적 피해가 커서 시간을 벌 수 있는 전략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오늘 포스팅에서 다룰 '독점 자원(Cornered Resource)'이다.

"대기업에 대한 카운터 포지셔닝 비즈니스 모델을 우리가 지금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가장 그럴듯한 답변은 "비즈니스 모델에서 반드시 필요한, 그러나 우리만 사용할 수 있는 배타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일 것이다.

지금부터 7가지 파워 중 세 번째, '독점 자원(Cornered Resource)'에 대해 소개하겠다.

1. 파워 개념 정리

7가지 힘 중 '독점 자원(Cornered Resource)' 개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정의 : 독립적으로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으며 누구나 탐내는 자산에 매력적인 조건으로 먼저 접근할 수 있는 기회
  • 이득(Benefit) : 가격을 올리거나 비용을 낮출 수 있음
  • 장벽(Barrier) : 독점 자원 소유자가 아니면 누구도 소유하고 활용할 수 없음
  • 산업 경제구조와 경쟁 지위
    • 산업 경제구조 : 독점자원으로 인해 가격과 비용 모두, 또는 가격이나 비용 증가
    • 경쟁 지위 : 초과 이윤을 상쇄하지 않는 가격으로 독점자원에 우선적으로 접근

현존하는 경쟁자 또는 잠재적 경쟁자는 갖고 있지 않으면서 가치를 만들어 가격을 더 받게 해 주거나 혹은 같은 제품을 만들어도 경쟁자보다 더 싸고 빠르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자원이 핵심 자원이다. 여기서 독점 자원으로써 정의하기 위해서는 우리 회사만 쓸 수 있는 '배타성'을 갖춰야 한다. 

독점 자원으로 정의할 수 있는 자원에 크게 2가지가 있다. 하나는 특허, 상품과 같이 우리만 배타적으로 쓸 수 있는 무형자산이며, 또 하나는 바로 '사람'이다. 특히 이제 막 시작하는 팀의 경우 사람밖에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초기 스타트업의 IR 사업계획서에 그렇게 팀을 강조하는 게 아닌가 싶다.

독점 자원으로써 팀을 어필하려면 단순히 비즈니스를 개발하고 운영하는데 필요한 직무의 인재를 갖춘 것을 넘어 다른 사람들로는 대체할 수 있는 높은 성과를 지속적으로 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높은 성과를 지속적으로 내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인재가 쉽사리 이탈하지 않아야 한다. 

2. 파워의 활용

독점자원은 경쟁자가 흉내내기 힘든 매력적인 가치를 창조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다. 독점자원이 기여하는 매력적인 가치를 경쟁재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데 기여한다. 또는 비용을 절감시키는데 기여한다.

해밀턴 헬머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 파워로써 '독점자원'을 픽사(Pixar)의 애니메이션 제작팀을 예시로 설명한다. 픽사의 애니메이션 제작팀은 일종의 드림팀으로 다른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쉽게 흉내낼 수 없는 역량을 갖고 수많은 장편 애니메이션을 성공적으로 제작했다. 픽사에서 애니메이션을 만들던 감독을 따로 스카우트할 수 있었지만, 이들은 다른 기업의 오퍼에 흔들리지 않고 드림팀처럼 계속 픽사에 남았다. 사 오지 않는 이상 이들을 활용할 수 없기에 결국 월트 디즈니는 2006년 74억 달러를 들여 픽사를 인수했다. 그리고 디즈니 자회사로 토이스토리, 인사이드아웃, 라따뚜이, 카 등 다양한 장편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여담이지만 픽사는 1985년 스티브 잡스가 500만 달러를 투자해서 인수한 루카스 필름의 컴퓨티 그래픽스 사업부였으며, 픽사가 애니메이션으로 대박을 치기 전까지 수천만 달러의 스티브 잡스의 개인 돈이 더 투입됐지만, 결국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됐다.

최근 재밌게 보고 있는 드라마 중에 <졸업>이 있는데, 학원에서 사제지간이었던 남녀 주인공이 동료 학원강사로 만나 서로 사랑하는 내용이다(이 글을 쓰는 시점에 아직 완결되지 않았다. 둘이 헤어질 수도 있다...). 대치동 국어 내신전문학원이 주 배경으로 여자 주인공은 대치동에서 소위 잘 나가는 국어 내신 전문 강사다. 매년 강사 재계약 시즌마다 인근 학원에서 수많은 스카웃 제의를 받고 있지만, 무명시절 거둬주신 원장과의 일종의 '의리'때문에 10년 이상 다른 학원에 옮기지 않고 충성을 다하며 학원에도 막대한 이익을 안겨주고 있다. 이런 경우 학원 입장에서 여자 주인공이 일종의 '독점자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 '사람'이 독점 자원인 경우 경쟁사에서는 단순히 돈으로만 확보할 수 없다. 대개 이런 경우 회사와 인재(자원) 간 끈끈한 의리, 혹은 그 무언가로 연결돼 있어서 물질적 보상만으로 움직이기 힘들다. 이런 부분이 경쟁사 입장에서 장벽으로 작용되는데 이를 '준칙(fiat)'이라고 설명한다. 준칙의 사전적 정의는 '권위자의 명령(an order given by a person in authority)'이라는 뜻으로 쉽게 얘기해서 '내(회사) 말만 듣는 상태'라고 보면 되겠다. 

해밀턴 헬머는 저서에서 인적자원말고 또 하나 독점자원 유형으로 제시하는 자원이 있는데 바로 우리 회사만 독점적으로 보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무형자원'이다. 특정 제약사가 가지고 있는 신약 기술, 특정 제조사가 보유하고 있는 새로운 기술, 특정 콘텐츠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가치 있는 IP들 모두 '독점자원'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거나 비용을 절감시켜 준다.

3. 파워의 확보

우리만 쓸 수 있는 모든 자원이 강력한 힘을 만들어내는 파워로 작동할 수 있는가?

저자는 독점자원으로써 역할을 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아래 5가지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1. 특이성 : '다른 기업에서 쉽게 얻을 수 없는 자원인가?'
    - 어떤 기업에서 누구나 탐내는 자산을 매력적인 조건으로 반복해서 얻는다면 ‘어째서 그들을 그렇게 할 수 있는가?’라는 전략적 질문을 던져야 한다.
  2. 아비트리지 불가 :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큰 대가를 치러야 하는가?'
    - 누구나 탐내는 자원을 우선적으로 확보할 수 있지만 이 자원에서 비롯된 초과이윤을 모두 상쇄할 만큼 큰 대가를 치른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이 경우 차별적 수익 창출이라는 파워의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
  3. 이전 가능성 : '다른 기업에서도 동일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가?'
    - 어떤 자원이 한 기업에서는 가치를 창출하지만 다른 기업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 그 자원을 파워의 원천으로 구분한다면 운영의 탁월함을 넘어서는 다른 핵심 요소를 간과하게 될 것이다.
  4. 지속성 : '장기적으로 차별적 이익을 제공하는가?'
    - 장기적으로 차별 마진을 만들어 줄 수 있어야 한다.
  5. 충분성 : '지속적으로 차별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가?'
    - 탁월한 운영이 갖추어졌다고 전제할 때, 어떤 자원이 파워의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차별적 수익을 창출하기에 충분해야 한다.

5가지 테스트에서 주의 깊게 봐야 할 부분은 2번 '아비트리지 불가' 항목이다. 아주 큰 비용을 들여서 경쟁사의 독점자원을 우리도 쓸 수 있도록 만들 수도 있겠지만, 이때 너무 많은 비용이 소요될 경우에는 독점자원이 만들어내는 가치 또는 비용절감이 우리 회사에게 더 이상 효용을 주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찌감치 해당 자원을 확보하는 것을 포기하게 만들 수 있다. 이것이 우리와 경쟁사 간 장벽이다.

정말 많은 돈으로 경쟁사의 '독점 자원'을 인수할 수 있지만.. 너무 많은 지출은 해당 자원을 통해 만들어낼 수 있는 효용을 훨씬 초과해 결국 마이너스(-) 장사가 된다.

4. 초기 창업자를 위한 전략적 인사이트 

'독점자원'이 초기 창업자에게 주는 인사이트는 '차별적 경쟁우위(Unfair Advantage)'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초기 스타트업 비즈니스 모델 또는 GTM 전략을 구조화하는 도구 중 하나인 애쉬 모리아의 린 캔버스(Lean Canvas)의 9번째 항목이 차별적 경쟁우위(Unfair Advantages)다. 통상 차별적 경쟁우위에 창업자가 생각하는 우리가 지니고 있는 자원, 역량을 정의하는데, 문자 그대로 'Unfair'한 우위는 일반적인 경쟁력, 역량이 아니라 스타트업팀 혼자서만 쓸 수 있는 고유의 핵심 자원이어야 할 것이다.

무언가 새로운 제품/서비스, 그 밖의 어떤 무언가를 창조함으로써 시장에 진입하는 스타트업 특성상 우리가 창조하는 가치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그런데 남들은 쉽게 따라 하거나 쓸 수 없는 나만이 독점적으로 쓸 수 있는 역량, 우위가 반드시 필요하다. 팀 스스로 남들은 접근할 수 없는(혹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우리만 쓸 수 있는 불공정한 우위가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겠다.

만약 누군가 '우리 팀의 Unfair Advantage는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했을 때 누구나 금방 따라 할 수 있는 자원이나 우위만 떠오른다면 과연 우리가 그 사업 가장 잘할 수 있는 팀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울러 IR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우리가 투자유치 이후 확보한 자금을 가지고 획득하고자 하는 다양한 비즈니스 성장 자산들 중 어느 하나라도 미래의 잠재적 경쟁자로 하여금 시장 진입을 지레 포기하게 만들 '독점자원'으로써 역할을 하는 것이 존재하는가?라고 성찰함으로써 투자금 사용 계획, 성장 전략/계획을 점검하는데 충분한 인사이트를 얻을 것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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