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투 원>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시대를 관통하는 교훈
일론 머스크(테슬라, 스페이스X, 솔라시티 창업자), 리드 호프만(링크드인 창업자), 스티브 첸(유튜브 창업자)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먼저 떠오르는 것은 실리콘밸리에서 내노라하는 스타트업을 창업한 것 뿐만 아니라 성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또 하나 공통점은 바로 이들은 '페이팔 마피아'라는 점이다. 페이팔 마피아는 페이팔에서 나와 창업한 전문가들이 미국 실리콘밸리를 주도하는 그룹으로 성장하면서 등장한 용어다.
그리고 이런 페이팔 마피아 중에 피터 틸(Peter Thiel)이라는 사람이 있다. 피터 틸 또한 초기 페이팔 투자와 함께 깊숙하게 참여했으며 이후 Founders Fund, Palantir와 같은 VC와 스타트업을 설립하고 운영한다.
이렇게 실리콘밸리에서 성공적으로 창업에 성공한 피터 틸이 창업을 꿈꾸는 스탠퍼드 대학교 학생들에게 2012년 창업에 관한 강의를 했는데, 그 내용이 너무 주옥같아서 강의를 들은 사람 중 한 사람(블레이크 매스터스)이 강의 노트를 작성했고, 이를 피터 틸과 수정 보완해서 전 세계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책으로 나온 것이 바로 '제로 투 원(Zero to One)'이다.
2014년에 나온 이 책은 사실 지금 읽어도 모두 통용될 만큼 시대를 아우르는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1~2년에 한 번은 제로투원을 다시 읽는데 읽을 때마다 무릎을 탁치며 공감하고 배우고, 다시 생각하게 되는 인사이트를 얻곤 한다. 그래서 나는 주변에 스타트업에 대해 읽을 만한 책을 추천해달라는 요청을 받으면 주저없이 꼽는 책 중 한 권으로 제로 투 원을 추천한다.
책 분량도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한 번 읽으면 앉은 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을 정도의 부담없는 분량이니 정말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다면 꼭 한 번 일독을 권한다.
본 포스팅에서는 최근에 다시 제로 투 원을 읽고 얻은 인사이트 중 일부를 정리/공유하고자 한다.
<제로 투 원(Zero to One) 하라>
우선 가장 먼저 책 제목이기도 하는 제로 투 원(Zero to One)에 대해서 명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우리가 미래를 생각할 때 보통 진보된 미래를 생각하는데, 이때 진보의 유형에는 크게 2가지가 있다. 바로 수직적 진보와 수평적 진보가 있다.
수평적 진보는 이미 세상에 존재하는 것을 지역적으로 확대하는 진보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처음 시작한 가치들이 세계적으로 퍼져나가는 것들을 들 수 있으며 우리 주변에 비교적 흔히 볼 수 있는 진보다. 반면, 수직적 진보는 새로운 기술이 주도하는 진보로 소위 말해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진보다. 이것이 바로 제로(무) 투 원(유)이다.
사람들은 통상 글로벌화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피터 틸의 생각은 다르다. 진짜 미래의 진보를 가져오는 것은 기술의 진보이며, 우리는 앞으로의 미래를 더 평화롭고 번창하는 시대로 만들어줄 새로운 기술을 상상하고 또 창조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한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 나에게 하는 질문>
그럼 어떻게 미래를 더욱 번창하고 평화롭게 할 기술을 상상하고 창조할 수 있을까? 피터 틸은 사업을 하기 전에 반드시 이 질문을 해보라고 얘기한다.
"정말 중요한 진실인데 남들이 당신한테 동의해주지 않는 것은 무엇입니까?"
사업을 하기 전에 중요한 것은 '새로운 생각'을 하는 것이다. 무언가 당연시 되는 생각에 의문을 제기하고, 백지 상태에서부터 다시 사업을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해볼만한 것 중 하나는 과거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우리가 과거에 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부터 시작하는데 이 중 사람들이 통념에 반하는 견해를 갖지 않고 당연시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으로 출발해보자.
<독점 하라>
피터 틸이 말하길 '실패한 기업은 한 가지 이유로 귀결된다. 바로 독점하지 않고 경쟁했기 때문이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은 '경쟁'하는 것이 시장의 순기능이며, 가치를 창조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믿지만, 실상 경쟁은 경쟁에 놓인 기업들의 이윤을 깎아먹으며, 기업들로 하여금 미래보다 현재에 집중하게 한다고 한다.
오히려 지속적으로 미래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기업은 창조적 독점을 해야 한다. 창조적 독점이란 새로운 품을 만들어서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동시에 그 제품을 만든 사람은 지속 가능한 이윤을 얻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지속 가능한 독점 이윤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가치를 만들고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 이제 막 시작해서 아직 사람도, 시간도, 자원도 모두 부족한 스타트업이 어떻게 독점을 할 수 있는가?
피터 틸은 경쟁은 기업에게 백해무익하기 때문에 신생기업은 절대 기존 기업과 경쟁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그래서 신생기업에게 가장 이상적인 시장은 경쟁자가 없거나 매우 적은 경쟁자만이 존재해서 작지만, 우리가 독점할 수 있는 시장이라는 것이다.
지금은 세계 최대 수준의 결제솔루션으로 성장한 페이팔 또한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글로벌 결제 시장을 타겟으로 다양한 신용카드사들과 경쟁한 것이 아니라 그 때 당시 막 떠오르는, 그러나 기존 카드사의 결제 서비스가 완벽한 결제 솔루션로 작용되지 않은 이베이의 파워셀러 20,000여 명을 먼저 공략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페이팔은 이베이 파워셀러들의 결제 솔루션 시장을 '독점'을 시작으로 인접시장으로 점점 확대해나가며 지금의 페이팔로 성장한 것이다.
섣불리 경쟁하려 하지 말고, 우리 제품/서비스가 유일한 솔루션으로 작용해서 독점할 수 있는 니치하지만 확실한 고객의 니즈를 찾는 것이 제품을 개발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독점 기업의 4가지 특징>
그럼 독점 기업들은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을까? 제로 투 원에서는 독점 기업의 특징을 4가지로 나타낸다.
1) 독자 기술
독점 기업들은 경쟁 기업이 쉽사리 보유할 수 있는 월등한 독자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독점 기업의 경쟁우위로써 독자 기술은 가까운 대체 기술 대비 중요한 부분에서 최소 10배 이상 더 뛰어나야 한다고 한다.
기존 대체 기술보다 10배 더 뛰어난 기술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 기술에 대한 점진적 개선으로는 안 되고 완전히 새롭게 무언가를 고안해내는 식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한다.
2) 네트워크 효과
네트워크 효과는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수록 더 유용해지는 효과를 의미한다. 페이팔을 예를 들어보면, 100명이 페이팔을 사용하는 것보다 100만 명이 페이팔을 사용한다면 이 페이팔이 창출하는 가치가 10,000배 이상 더 커질 것이다.
3) 규모의 경제
경제학의 가장 기본적 개념 중 하나로 판매량이 커질수록 (생산량도 비례해서 커지면서)고정비가 더욱 분산되기 때문에 이익이 커진다. 그런데 특히 소프트웨어 기업은 이런 규모의 경제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 일단 한 번 만들어 놓으면 한계생산비용이 0원에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반면 오프라인 기반의 서비스 회사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사람 당 제공하는 서비스의 Capacity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누리는 독점 기업이 되기 어렵다고 한다.
피터 틸은 훌륭한 신생기업이라면 처음 디자인할 때부터 대규모로 성장할 잠재성을 지녀야 한다고 말한다.
4) 브랜드 전략
대표적인 월등한 브랜드 자산을 가진 IT기업으로 무엇이 있을까? 피터 틸은 책에서 애플(Apple)을 브랜드 전략의 대표 사레로 언급한다. 다만, 애플이 지금처럼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것은 그 바탕이 월등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보유하고, 애플의 독자 기술이 보다 우월한 경쟁우위를 창출하면서 독점적 지위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브랜드 전략부터 고민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에 대해 '실질'이 아닌 '브랜드'서부터 시작하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전략이라고 책에서는 말한다.
<'거듭제곱법칙' 세상을 이해하라>
지금 세상은 '거듭제곱법칙'으로 돌아가는 세상이다.
거듭제곱법칙은 지프의 법칙, 멱법칙, 파레토의 법칙 등과 같이 통용할 수 있는데, 핵심은 최고(최선)의 결과가 나머지 다른 모든 결과들을 합쳐놓은 것보다 낫다는 점이다.
거듭제곱법칙의 핵심을 이해하고, 우리 주변에 거듭제곱법칙이 적용됨을 이해하면 된다.
벤처캐피탈(VC)의 수익률은 포트폴리오 기업들의 고른 성장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1~2개 기업(대개 하나의 기업)이 전체 가치를 합한 것보다 더 뛰어난 수익을 올리고, 그로 인한 기업가치 상승으로 기인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거듭제곱법칙을 따르는 세상이라면, 창업가 또한 본인들이 내린 결정이 앞으로 거듭제곱 그래프 상의 어느 점을 이루게 될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제품만큼이나 판매도 중요하다>
뛰어난 제품만큼 판매도 중요하다. 뛰어난 세일즈와 유통은 그 자체로 하나의 독점을 만들 수 있다.
피터 틸은 제품/서비스의 특성에 따라 효과적인 유통 방식에 차이가 생길 수 있는데, 이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고객생애가치(Customer Lifetime Value, CLV)와 고객획득비용(Customer Acquisition Cost)을 든다.
고객생애가치가 매우 높은 상품의 경우 세일즈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고객생애가치가 낮거나 초반에는 거의 0원에 가까운 경우에는 고객획득에 무작정 돈을 태울 수 없다. 이때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Mass Media 광고와 입소문만으로 사용자가 알아서 새로운 사용자를 끌어올 수 있도록 바이럴(Viral) 요소를 집어넣고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신경써야 한다.
앞서 말한 거듭제곱법칙이 스타트업 유통전략에서도 통용된다. 하나의 유통 채널만 효과적으로 잘 운영해도 해당 사업의 사업성은 밝다고 할 수 있다.
오랜만에 제로 투 원을 읽고나서 그 내용 중에 특히 감명받고 참조해야 겠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은 짧게 정리해봤다. 이 부분들만이라도 머릿속에 새긴다면 분명 더 나은 결과와 미래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끝 -
린스프린트 김정수 대표 / jskim@leansprin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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