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창업자, 사내벤처, 초기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느낀 점은 '정말 (고객)문제를 제대로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문제를 너무 추상적으로 단순하게 정의하면 이에 대한 솔루션 또한 단순해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문제를 너무 복잡하고 지엽적으로 정의하면 해결할 가치가 없는 문제에 한정적 집중력을 쏟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만약 나에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문제를 정의하는데 55분을 쓰고, 나머지 5분을 해법을 찾는데 쓰겠다"라는 아인슈타인의 명언처럼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우선해야 할 것이다.
특히 비즈니스 모델 수립 전 고객의 문제/니즈 정의 관점에서 '어떻게 하면 문제를 잘 정의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대해 영감을 준 다니엘 마코비츠의 HBR 아티클을 본 포스팅을 통해 간단하게 정리해보고자 한다. 참조 아티클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면 된다.
hbrkorea.com/article/view/atype/di/category_id/6_1/article_no/327
인간의 뇌는 신체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기관으로 하루에도 수백 수천 번의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인간의 뇌는 쉽게 지친다(참조).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본능적으로 문제를 보자마자 숙고하기 보다는 성급하게 해결책을 찾아내기 위해 달려든다. '갈증이 난다', '배가 고프다', '학교를 간다'와 같은 단순한 문제야 뇌의 자동시스템을 통해 처리해도 무방하지만, '고객의 진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품/서비스 기획하기, 만들기'와 같은 중요한 문제에 대해 성급하게 정의하고 해결책을 강구한다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고객 또는 비즈니스 관련 문제를 정의할 때 문제의 피상적인 단면만 보고 곧바로 해결하려고 돌진하는 것이 아니라 아래에서 소개하는 4가지 도구를 적절하게 활용하여 문제에 대한 평정심을 유지하고 진짜 본질적인 문제를 발굴하기 위해 접근해보자.
위의 아티클에서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는 4가지 노하우로 1) 직접 사실 확인하기, 2) 문제를 정확하게 표현하기, 3) 거꾸로 생각하기(문제의 근본원인 탐구), 4) '왜' 그런지 따져보기 등을 제시한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탐구하거나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진단하는 관점에서 4가지 노하우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1) 직접 사실 확인하기
많은 예비창업자들이 보고서, 기사, 커뮤니티 일부 반응 등 문제에 대한 '데이터'만 가지고 고객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문제에 대한 데이터만으로는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거나 문제 해결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없다.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진짜 문제인지, 해결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등을 직접 현장에서 '관찰'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실제 사용자/고객 입장에서 직접 경험해보거나 실제 잠재고객을 대상으로 관찰/인터뷰하는 방법 등이 있다.
2) 문제를 정확하게 표현하기
참조 아티클 중에서 가장 도움이 되고 공감이 된 노하우다.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제품/서비스의 존재 이유, 가치에 대해 매력적인 이야기로 뽑아내지 못하는 대부분의 이유가 해당 제품/서비스가 고객의 삶 속에 들어가 해결하고자 하는 고객의 문제가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고객 문제가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것은 문제 정의가 추상적이거나 모호하거나 지엽적이어서 와닿지가 않는다는 뜻이다.
문제를 정확하게 서술해야 무엇을 토론하고 어떤 해결책을 선택해야 하는지 뚜렷하게 알 수 있다. 서술된 문제가 너무 모호하거나 난잡하면 이에 대한 솔루션도 단순한 생각으로만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아티클에서는 정확한 문제 서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다음 2가지 문제 서술을 제시한다.
A) "우리 병원은 산소호흡기가 더 필요하다"
B) "우리 병원은 이용 가능한 산소호흡기가 더 필요하다"
대개 고객의 문제를 정의할 때 A와 같은 방식으로 문제를 정의한다. 이렇게 문제를 단순하고 단조롭게 정의하면, 나올 수 있는 해결책도 뻔하다. 산소호흡기를 더 구매하면 된다. 그런데 산소호흡기를 더 사면 문제가 모두 해결될까?
반대로 B와 같은 문제 서술 방식은 곧바로 답을 내기 어렵다. '이용 가능한' 산소호흡기가 부족한 이유에 대해서 더 파고들게 한다. 현재 병원 내에서 수리 중인 산소호흡기는 몇 대인지, 호흡기 모두 작동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여분의 비상용 호흡기가 있는지, 하나의 호흡기 회전율은 얼마나 되는지 등등.
아티클 말미에 '문제 서술이 단 하나의 해결책만을 보여준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세요. 의견, 판단, 해석이 아니라 관찰할 수 있는 사실로부터 출발하세요'라는 문구로 마무리 하는데, 이에 200% 동의한다.
3) 거꾸로 생각하기
문제를 발견하면 곧바로 해결책을 향해 돌진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어떻게 이 문제 상황에 이르렀는지 그 경로를 역추적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서 '피쉬 본 다이어그램' 도구를 활용해서 현재의 문제 상황에 다다르게 한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해볼 수 있다. 보다 자세한 케이스는 위의 아티클을 참조하면 되며, 피쉬 본 다이어그램에 대한 구체적인 사용법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면 된다.
www.mindtools.com/pages/article/newTMC_03.htm
4) '왜' 그런지 따져보기
정의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정하기 전에 '왜'라는 질문을 반복해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거나 빈약한 해결책을 내놓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주로 사용할 수 있는 도구는 '5 Whys 기법'으로 구체적인 방법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면 된다.
thod.tistory.com/entry/5why-design-research-techniques
이상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는데 도움이 되는 4가지 노하우를 살펴봤다. 우연히 발견한 고객 문제에 기뻐하고 무작정 솔루션을 찾아 돌진하기보다는 내가 정의한 문제가 진짜 고객의 문제인지, 그리고 해결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어떤 해결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등을 점검해봄으로써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를 희망한다.
- 끝 -
린스프린트 김정수 대표 / jskim@leansprin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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