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비즈니스 모델은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를 가지고 있습니까?
경제적 해자란 무엇인가?
비즈니스 모델의 경쟁력과 지속가능성, 성장성 등을 판단하기 위해 살펴보는 요소 중 하나를 꼽으라면 해당 비즈니스 모델만이 지니고 있는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가 있다. 경제적 해자는 우리 비즈니스 모델만이 지니고 있는 경쟁 우위의 일종으로 자세한 정의는 다음과 같다.
-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 : 해자(moat)는 성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못으로써 외부로부터 성 내부를 지켜주는 장애물 역할을 한다. 경제적 해자는 기업이 경쟁사에 비해 지속적으로 경쟁을 억제하고 경쟁사의 진입을 어렵게 만들 수 있는 경제적인 장벽이나 요소를 의미한다.
- 경쟁 우위 (Competitive Advantage) : 경쟁 우위란, 기업이 경쟁 환경에서 다른 기업들에 비해 더 나은 성과를 달성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요소를 의미하며, 기업이 특정한 경쟁적인 상황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게 해주는 장점이나 특성 등이 있다.
경제적 해자와 경쟁 우위 간 차이를 설명하자면, 경제적 해자는 경쟁 우위의 한 요소로써 특히 시장 내 경쟁자의 진입을 억제하는 우위를 의미한다.
경제적 해자의 5가지 종류
경제적 해자에는 크게 5가지 종류가 있다. 저비용 생산, 높은 전환 비용, 네트워크 효과, 무형 자산, 효율적인 규모 등이 바로 경제적 해자다. 각각의 해자에 대해 보다 자세하게 설명하겠다. 각 해자의 정의는 Morning Star의 아티클을 참조했다.
https://www.morningstar.com/investing-definitions/economic-moat
1) 저비용 생산 (Low-cost production)
'저비용 생산'은 말 그대로 경쟁사보다 제품/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는 비용 구조를 지니고 있음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전기차 시장에서의 Tesla의 경제적 해자를 들 수 있다. Tesla는 다른 자동차 업체 대비 탁월한 대당 마진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높은 브랜드 인지도 등으로 더 높은 가격을 받고 있는 부분도 일정 존재하겠지만, 다른 업체에 비해 낮은 비용으로 전기차를 생산하고 인도할 수 있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대개 저비용 구조는 규모의 경제를 이루거나 생산 프로세스의 혁신이 수반돼야 하기 때문에 다만 초기 스타트업이 한정된 리소스만 가지고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초기에 경제적 해자로써 가져가기에는 힘든 해자라고 생각한다.
2) 높은 전환 비용 (High switching costs)
'높은 전환 비용'은 고객이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 서비스 또는 생태계를 다른 회사로 대체하는 데 있어 소요되는 경제적 비용, 심리적 거리낌, 노력 등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전환 비용이 높을수록 기존 고객이 다른 제품, 서비스, 브랜드로 전환하는데 망설일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배달앱은 '배달의민족'만 사용하고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이미 익숙해져버린 UI/UX(새로운 서비스를 쓰려면 다시 학습해야 함), 나만의 데이터(리뷰, 찜 목록, 배달기사 요청 멘트 등) 등이 일종의 전환 비용으로 작용하여 '요기요', '쿠팡이츠' 등으로 이동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든다.
대개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데 쏟는 노력이 누적되면 이것이 하나의 제품에 대한 투자이자 자산이 되는데, 이런 투자와 자산이 쌓일수록 고객은 해당 제품을 '습관'처럼 사용한다. 습관을 바꾼다는 것은 엄청난 전환 비용을 지불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웬만하면 바꾸지 않는다는 의미다. 습관 형성 제품을 만들기 위한 전략 수립에 참조할 만한 프레임워크는 아래 링크를 참조하면 된다.
https://acquiredentrepreneur.tistory.com/73
3) 네트워크 효과 (Network effects)
'네트워크 효과'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이 증가할 수록 제품이 가져다주는 가치가 증가하는 효과를 의미한다. 대부분의 플랫폼 비즈니스의 핵심 경쟁 우위로 작동하는 요소다.
개인적으로 주로 쓰는 제품 중에 하나는 '똑닥'이라는 병원 예약 앱이 있는데, 똑닥 내에 참여하는 유저와 병원이 많으면 많아질수록 앱을 사용하는 유저와 병원 모두 앱을 통해 얻어가는 가치가 증가하게 된다(유저 : 병원 탐색 비용 절감 / 병원 : 잠재 고객 증가에 따른 시장 기회 증가). 그 밖에 제품 내에서 사용자 간 상호작용이 발생하는 제품을 흔히 네트워크 효과가 있는 제품(Network Product)이라고 하는데 이런 제품들 모두 네트워크 효과가 작동하기 시작하면 엄청난 해자로써 경쟁자의 진입이나 경쟁을 억제시킬 수 있다.
네트워크 효과를 창조하고 폭발적으로 확장시키기 위해서는 특정 고객 네트워크를 네트워크 효과가 발현할 수 있는 최소한의 규모인 임계 질량(Critical Mass)을 달성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네트워크 효과가 있는 제품을 만드는 스타트업은 초기 시장에 제품을 론칭할 때 Critical Mass를 달성할 수 있도록 목표 시장의 범위나 밀도 등을 세심하게 고려해야 한다(전국구 론칭 X , 특정 지역에 초점 O). Critical Mass는 네트워크 효과의 전조로써 아직 네트워크 효과가 미미한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Critical Mass에 해당하는 고객 네트워크를 잠재적 해자로써 어필할 수 있다고 본다.
그 밖에 네트워크 효과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 프레임워크로는 '플라이휠' 프레임워크가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면 된다.
https://acquiredentrepreneur.tistory.com/91
4) 무형 자산 (Intangible assets)
'무형 자산'은 특허, 브랜드, 규제 라이센스 등 경쟁 업체가 쉽게 시장에 진입하거나 제품/서비스를 복제할 수 없는 무형의 자산 일체를 의미한다.
금융 산업은 대표적인 규제 산업으로 현행 규제 내에서 시장 검증 및 상용화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일부 혁신 스타트업에 대해서 신기술을 활용한 제품 출시 및 검증에 대해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규제 샌드박스'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해당 스타트업은 무형 자산 해자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국내 규제 샌드박스에 대해 오히려 한정된 시장에 스타트업을 몇 년씩 묶어주는 족쇄로 작용된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규제 샌드박스에 참여하는 것을 넘어 규제 샌드박스 사업 종료 후 매끄럽게 실제 시장에 규제 이슈 없이 안착할 수 있어야 해자로써 의미가 있다고 본다.
5) 효율적인 규모 (Efficient scale)
'효율적인 규모'은 제한적인 규모의 시장에 이미 수요 대부분을 제공하고 있는 일종의 '자연독점' 상황에 놓여있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 규모에 한계가 있고, 이마저도 이미 우리 기업이 모두 충족할 수준의 인프라 또는 생산 규모를 갖추고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면 잠재 경쟁자 입장에서 해당 시장에 진입할 동기가 현저히 낮아질 것이다.
효율적인 규모의 대표적인 사례는 철도와 같은 인프라 비즈니스가 있다. 이미 깔려 있는 선로가 있고 해당 지역의 물동량 전체를 처리하고도 남는 상황이라면 다른 선로를 깐다고 해서 해당 지역의 물동량이 갑자기 급증하지는 않을 것이다. 스타트업 관점에서 보면 초기 뾰족한 니즈를 지니고 있는 니치 시장을 목표로 하여 독점에 가까운 규모를 확보했다면 이 자체가 해당 시장에 대해 해자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다만, 니치 시장에서 만들어내는 이익만으로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확장가능한 인접시장을 탐색하고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당신의 비즈니스 모델은 경제적 해자를 가지고 있는가?
경제적 해자의 5가지 종류를 이해했다면, 이제는 현재 우리 비즈니스 모델은 경쟁 우위로써 어떤 경제적 해자가 있는지 자문자답해야 할 때다.
사실 제품이나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경제적 해자는 정해져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5가지 종류의 해자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우리 비즈니스 모델에 어떤 해자가 적합한 지 이해하고 현재 경제적 해자를 지니고 있는지, 없다면 빠른 시일 내에 어떻게 경제적 해자를 구축할 것인지, 경제적 해자를 구축할 수 있다는 증거/견인(Traction)을 비즈니스 모델을 설득하는 입장이라면 설득 대상자에게 보여줘야 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한 달에도 몇 번씩 사용하는 제품의 경우에는 고객의 '습관'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제품이 고객의 습관이 된다면 이는 다른 제품으로 대체하는데 높은 전환 비용을 필요로 할 것이다. 이때 고객이 계속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다면(Flatten Retention Rate) 이를 기반으로 경제적 해자를 구축하고 있다고 주장해 볼 수 있다. 만약 아직 제품을 출시하기 전이나 제품을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유의미한 유지율 지표가 없다면, 습관 형성을 위한 우리의 전략/계획, 그리고 해당 계획이 최종 결과를 아직 만들어 내진 못했지만, 의미 있는 선행지표의 추세 등을 통해 앞으로 해자를 구축해 나갈 수 있다고 주장해 볼 수도 있겠다.
'높은 전환 비용' 해자 존재 :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거나 머무는 시간의 증가, 높고 평평한 유지율(Flatten Retention Rate), 제품 내 고객의 자산의 증가(직접 작성한 콘텐츠, 특정 기능 참여 등) 등
'높은 전환 비용' 해자 가능성 어필 : 고객 경험 전반의 매끄러운 구조(Frictionless Customer Cycle), 특정 기능에 대한 고객 참여 증가(예 : 리뷰 작성 등)
마지막으로 경제적 해자를 구축하고자 하는 전략이 타당한 지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성찰 질문 2가지를 소개하며 본 포스팅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Q1 : 우리의 이런 전략적인 노력이 지속 가능하고 의미 있는 경쟁 우위를 구축하는데 기여하는가?
Q2 : 이러한 경쟁 우위가 우리의 고객에게도 이익이 되는가?
- 끝 -
린스프린트 김정수 대표 / jskim@leansprint.kr
린스프린트(LeanSPRINT)는 액셀러레이터, 사내벤처 운영부서를 위한 초기 스타트업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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