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모델 프레임워크 (Revenue Model Framework)
비즈니스 모델은 통상 고객에게 제공할 가치제안을 창출하고 전달하는 '서비스 모델'과 가치제안 창출을 기반으로 경제적 성과를 획득하는 '수익모델'로 구성되어 있다. 이제 막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고 수립하는 예비창업자,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매개인 제품과 서비스에는 공을 기울이지만, 정작 제품과 서비스를 기반으로 돈을 버는 수익모델을 구성하는 데는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정작 완성된 비즈니스 모델을 설명할 때 앞의 고객가치제안에는 힘을 주지만, 수익모델, 시장규모, 추정손익 등 경제적 타당성을 검증하는 요소들로 갈수록 임팩트가 약하고 내용 그 자체로 모호해져 상대방의 이해를 떨어뜨린다.
고객가치제안을 설계하고 전달하는 것만큼 중요한 경제적 성과 도출을 위한 일종의 매커니즘으로써 수익모델을 설계하는데 참조할 만한 프레임워크를 소개하고자 한다.
1. 프레임워크 소개
수익모델 프레임워크를 이해하기 전에 우선 수익모델이 무엇인지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흔히 수익모델이라고 하면 '비즈니스 모델'로 생각하거나 아니면 단순히 수익을 창출하는 원천으로써 '수익원'이 수익모델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수익모델은 비즈니스 모델보다는 작은 개념이고, 수익원보다는 큰 개념이다. 수익모델(Revenue Model)에 대한 위키피디아 정의를 가져오면 아래와 같다.
A revenue model is a framework for generating financial income. It identifies which revenue source to pursue, what value to offer, how to price the value, and who pays for the value.
(수익모델은 경제적 수입을 창출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다. 수익모델을 통해 어떤 수익원을 추구할 것인지,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지, 그리고 그 가치에 대한 가격을 책정하고, 누가 그 가치(가격)를 지불할 것인지 등을 알 수 있다. (Wikipedia 내 'Revenue Model' 정의)
수익모델은 광고수수료, 인건비 마진, 상품매출이익 등 수익을 창출하는 수익원이 아니라 수익원을 기반으로 구매자(Payer)를 정의하고, 구매자에게 어떤 가치(Offering)를 얼마의 가격(Pricing)으로 제공할 것인지 모두 포함한 일종의 경제적 가치 창출 메커니즘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비즈니스의 수익모델을 설명한다는 것은 설명은 듣는 사람이 우리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누가, 어떤 가치를 얼마의 가격으로 구매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얼마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 머릿속에 그려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본 포스팅은 네덜란드 경영대학원 TIAS의 전임교수 Ron Meyer의 'Revenue Model Framework'를 중심으로 수익모델 프레임워크를 설명하고자 한다.
2. 프레임워크 활용 방법
TIAS의 Ron Meyer 교수는 수익모델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를 5가지로 정의하고 있다. 일반적인 기업의 수익모델은 클라이언트로부터 우리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정해진 가격대로 현금을 직접 받는 구조다. 하지만, Ron Meyer 교수는 수익모델의 5가지 구성요소 상에서의 생각의 전환을 통해 기본 수익모델 구조 외에 창조적인 수익모델을 수립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해당 프레임워크는 수익모델의 5가지 구성요소를 체크리스트처럼 활용하여 수익모델을 수립하는데 활용하거나 아니면 기존 수익모델을 기준으로 5가지 구성요소에서의 생각의 전환을 통해 보다 창조적인 수익모델을 도출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수익모델의 핵심 구성요소는 5가지가 있으며 각각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WHO Pays? - 누가 대가를 지불하는가? '클라이언트(이용자)' 외 다른 지불 주체는 누가 있을까?
돈을 지불하는 주체를 가장 먼저 정의한다. 일반적으로 제품/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직접 구매하는 당사자가 돈을 지불하지만, 이런 클라이언트 외에도 광고주, 스폰서, 보험사 등 제삼자 돈을 지불할 수 있다.
- 광고주 : 무언가 홍보할 수 있는 기회에 대해 대가 지불
- 스폰서 : 충분한 매출을 창출할 수 없는 프로젝트에 대해 지원의 개념으로 지불
- 보험사 : 보험 상품의 리스크를 보완할 수 있는 무언가에 대가 지불
2) WHAT is paid? - 무엇을 대가로 지불하는가? 돈(Money)이외에 대가로 지불할 수 있는 수단이 있을까?
돈을 지불하는 주체인 구매자가 가치의 대가로써 지불하는 수단을 정의한다. 일반적으로는 현금과 같은 돈으로 지불하지만, 돈 이외에 데이터, 특정 활동, 지분 등을 가치의 대가로 지불할 수 있다.
- 데이터 : 이용자가 상품 제공자에게 대가로써 데이터를 제공
- 특정 활동 : 이용자가 상품 제공자를 위한 특정 활동 제공
- 지분 : 이용자가 상품 제공자에게 주식이나 향후 이익의 일부를 약정
3) FOR WHAT is paid? - 무엇을 위해 대가를 지불하는가? 제품/서비스 제공 외 다른 제안(Offering)을 팔 수 있을까?
구매자가 대가를 지불하는 목적/이유를 정의한다. 일반적으로 제공하는 제품/서비스를 받는 대신 대가를 지불하지만, 그 외에도 이용량, 결과, 부가서비스 등을 목적으로 대가를 지불할 수 있다.
- 이용량 : 제품/서비스의 전체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쓴 만큼에 대해서만 지불
- 결과 : 제품/서비스 이용에 따른 결과에 대해서 대가 지불
- 부가서비스 : 기본 제품/서비스 외 부가적인 기능/서비스 이용에 대해서 대가 지불
4) HOW is paid? - 대가를 어떻게 지불하는가? 전체 금액을 직접 지불하는 것 외 다른 방법은 없을까?
구매자가 대가를 지불하는 방식을 정의한다. 일반적으로 전체 금액을 즉각 지불해서 소유권을 획득하지만, 그 외에도 임대, 신용거래, 구독 등의 지불 방식이 있다.
- 임대 : 상품의 전체 소유권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 동안만 대여
- 신용거래 : 일정 기간동안 제품/서비스의 대가를 분할하여 지급
- 구독 : 일정 기간동안 정기적으로 제품/서비스에 대한 접근 대가 지급
5) HOW MUCH is paid? - 가격을 어떻게 책정할 것인가? 정찰제 및 가격협상 외에 다른 프라이싱 방법은 없을까?
제공하는 가치를 가격으로 책정하는 방식을 정의한다. 일반적으로 정찰제(Fixed Price) 또는 기준 가격을 시작점으로 협상하는 방법이 있지만, 그 외에도 경매, 대량할인, 변동가격제 등이 있다.
- 경매 : 다수의 잠재 구매자를 대상으로 경매를 붙여 나온 최고가를 가격으로 설정
- 대량할인 : 구매한 제품/서비스의 전체 수량을 기준으로 일정 부분 할인하여 제공
- 변동가격제 : 시간, 장소, 수요량 및 가용성 등을 고려하여 실시간으로 가격을 계산하여 제공
수익모델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창의적인 수익모델을 억지로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수익모델 외에 구매자 입장에서 보다 높은 편익을 제공할 수 있는 수익창출 메커니즘을 만들 수 있는지 점검하는 체크리스트로써 본 프레임워크를 활용할 수 있겠다.
3. 프레임워크 활용 예시
배달앱 '배달의민족'의 주 수익원인 '오픈리스트'와 '울트라콜'을 수익모델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구조화하면 아래와 같다.
배달의민족의 주 수익모델은 광고 모델로 크게 2가지 수익원이 있다. 하나는 거래금액에 대한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받는 '오픈리스트' 방식과 나머지 하나는 정액제 방식으로 특정 지역-카테고리에 노출시켜주는 '울트라콜' 방식이 있다.
먼저, 오픈리스트 방식의 수익모델 구조는 배달 매출액을 높이고 싶은 배달 음식점 주인이 특정 지역-카테고리 상위 3곳 오프리스트 광고창에 무작위로 노출되어 이를 통해 발생한 매출액에 대해 6.8%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배달 음식점 주인은 초기 광고비 투자 없이 매출액에 비례하여 수수료만 지불하면 되기 때문에 6.8%의 수수료를 내고서도 확실하게 이익이 남는다면 해당 광고모델을 쓸 것이다.
다음으로 울트라콜 방식의 수익모델 구조는 배달 음심점 주인이 노출하기 원하는 지역에 노출 권한을 월 80,000원의 금액을 구매한다. 홍보비 여력이 된다면 여러 군데에 울트라콜을 구매할 수 있다(소위 깃발꽂기 경쟁, 논란 등으로 3개 지역에만 구매할 수 있는 등으로 조치 중). 하나의 깃발을 꽂았을 때 기대 매출액이 매달 120만원 이상 확실히 올릴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오픈리스트 방식보다 저렴한 광고 방식으로 인식하여 해당 광고모델을 쓸 것이다.
이렇게 수익모델 프레임워크를 가지고 수익원 기반의 수익모델을 구조화하면 보다 쉽게 수익모델을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배달의민족 주요 수익원 참조
- 오픈리스트 : https://ceo.baemin.com/#/ad/openlist
- 울트라콜 : https://ceo.baemin.com/#/ad/ultracall
4. 프레임워크에 대한 의견
비즈니스와 관련한 이해관계자가 수익모델과 관련하여 알고 싶어 하는 정보는 광고수수료, 거래수수료와 같은 수익의 원천이 아니라 해당 비즈니스 모델이 원활하게 작동할 때 어느 정도 규모의 매출/이익을 올릴 수 있는가에 대한 정보다. 이런 정보은 단순히 수익원만으로는 알 수 없고, 해당 수익원이 누구에게 얼마를 어떻게 받는지, 이 수익모델의 대상이 되는 구매자의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가 모두 나와야 계산할 수 있다.
이해관계자가 알고 싶어하는 수익모델에 관한 정보를 일목요연하여 정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본 수익모델 프레임워크는 의의가 있다.
물론 프레임워크에 너무 껴맞추려다보니 단순하고 직관적인 수익모델을 가지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억지로 복잡한 수익모델을 굳이 만드는 수고를 할 수도 있다. 만약 우리 비즈니스 모델의 수익모델이 직관적이고 확실한 수요가 존재한다면 굳이 어렵게 수익모델 프레임워크를 적용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수립한 수익모델을 기반으로 예상 매출/이익을 시뮬레이션하는데 아무래도 비즈니스를 지속할 만한 타당한 규모의 매출/이익이 나오지 않는다면, 체크리스트로써 수익모델 프레임워크의 5가지 구성 요소 별로 새로운 생각의 전환을 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모두가 WIN-WIN이 되는 획기적인 수익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방문자에게 직접 음료와 베이커리를 파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카페 비즈니스에 새로운 수익모델을 기반으로 가치 창출한 일본의 '시루카페'라는 카페 브랜드가 있다. (시루카페에 대한 참조 링크 : https://brunch.co.kr/@stayclassy/11)
대표적인 카페 브랜드 스타벅스와 시루카페 간 수익모델을 수익모델 프레임워크를 가지고 비교하면 아래와 같다.
이렇게 수익모델 프레임워크로 구조화해서 비교해보니 기존 카페와 시루카페가 어떻게 수익모델의 차별화를 가지고 있는지 쉽게 분석할 수 있다.
이렇게 전통의 수익모델을 수익모델 프레임워크를 통해 분해하고 각 요소별 새로운 아이디어로 수익모델의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다.
5. 관련 참조자료
- (Playbook)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 (Business Model Canvas) - Revenue Streams : https://acquiredentrepreneur.tistory.com/13
- Revenue Model Typology - Revenue Model Framework : https://www.tias.edu/en/knowledgeareas/area/sustainableinnovationlab/article/revenue-model-typology-revenue-model-framework
- 수익 모델의 3P : https://organicmedialab.com/2015/08/25/3ps-of-revenue-models-payer-packaging-and-pricing/
- 끝 -
린스프린트 김정수 대표 / jskim@leansprin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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