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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창업지원사업 '예비창업패키지', 돼도 문제 안 돼도 문제

by 린스프린트 2020. 8. 25.

우리나라에서 처음 창업을 결심하고 인터넷을 잘 찾아보면 교육부터 사업화 지원금까지 생각보다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다. 정말 다양한 기관에서 다양한 혜택을 아직 사업자등록증을 내지 않은, 그야말로 '창업을 해야겠다'라는 결심만 한 예비창업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예비창업자가 지원을 받고 사업자 등록 후 초기 스타트업으로써 지원을 받는 소위(?) 지원사업 테크트리가 존재하는데 가장 이상적인 시작점은 바로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이 주도하는 '예비창업패키지' 지원사업을 첫 지원사업으로 선정돼서 시작하는 것이다.

 

다른 지원사업 대비 지원금의 규모가 세고(최소 3,000만 원에서 최대 1억 원까지 지원) 예비창업패키지를 잘 수행해서 좋은 결과를 받으면 그다음 지원사업(초기창업패키지)을 지원받는데도 다른 초기 창업기업보다 유리한 면이 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이상적인 첫 단추를 끼는 것이라 생각한다.

 

예비창업패키지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하자면, 1년 전체 지원예산이 약 1,113억 원 규모의 사업으로 지원 규모는 1,700명이다. 즉, 1년에 1,700명 정도 선발하여 예비창업자(팀) 당 3,000만 원에서 최대 1억 원을 사업화 지원금을 창업교육, 멘토링, 네트워킹 등과 함께 지원하는 사업이다.

 

초기에 사업자 등록증을 내지 않아도 시장 검증을 하고 필요시 시제품을 만들고 이를 검증하는데 비용이 꽤 든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시장 검증을 하는 과정에서 검증 결과가 안 좋게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소위 말해서 '시행착오'를 겪는 문제다. 이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소비되는 시간과 노력, 돈이 꽤 부담스럽다. 초기에 소모되는 노력/비용/시간이 부담스러워서 머릿속에는 창업을 생각하지만 실제 움직이지 않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예비창업패키지는 이런 상황에 놓인 예비창업자에게 기꺼이 시장 검증을 할 비용의 거의 대부분을 지원해주는 사업이기 때문에(아이템마다 다르겠지만, 3,000만~5,000만 원이면 시장 검증을 충분히 수행하고자 남을 돈이다) 선정될 수만 있다면 아주 이상적인 사업이다. 물론 선정 후 행정처리나 교육/멘토링/네트워킹 의무 참여 등 선정된 예비창업자의 리소스를 투입해야 하는 경우가 있지만, 필자는 이 또한 사업화 자금 지원에 따른 창업자의 '의무'로써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20년 상반기 예비창업패키지 주요 경쟁률

덕분에 매년 예비창업패키지 경쟁률은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에 위치한 기관의 예비창업패키지 사업은 경쟁률이 10:1을 훌쩍 넘기고 있다.

 

예비창업패키지, 선발되지 않으면 문제다.

예비창업패키지는 통상 2~3월에 모집을 한다. 이때 선발되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1년을 기약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물론 하반기에 추가모집이 있지만, 규모는 상반기에 비해 훨씬 적기 때문에 경쟁률이 더 심하다).

 

예비창업패키지를 지원하고 선발되지 않으면 그냥 다른 지원사업을 알아보거나 우리 팀의 자체 노력만으로 사업을 수행해나가면 된다. 하지만 시작부터 3,000만원 이상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데 못 받았다는 허탈감, 그리고 그 지원금으로 살 수 있는 노력이나 시간 등을 고려하면 가슴이 아프다. 더 최악의 경우에는 예비창업패키지를 재수(?)하는 것이다. 위에도 썼지만, 통상 1년에 한 번 선발하는 사업인데 이를 놓쳤다고 다음 사업까지 사업 추진을 홀딩하는 것은 스타트업에게 가장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는 꼴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비창업패키지를 시작점으로 본격적으로 창업을 시작하겠다면 제대로 준비해서 지원해야 한다. 단순히 연초에 케이스타트업 포탈(링크)에 들어갔는데 사업공고에 예비창업패키지 모집이 떠서 그럴듯한 사업계획서를 작성해서 지원하는 방식은 과거에 비해 매우 성공확률이 낮다. 그리고 그렇게 지원한 사업모델이 온전한 사업모델이 될 가능성도 낮다.

 

필자라면 최소 3개월 전부터 예비창업패키지 사업을 타겟으로 준비할 것이다. 어떤 것을 준비하냐면 비록 목돈이 들어가는 시제품 제작은 못해도 최소한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가 해결해줄 수 있는 고객 문제 혹은 니즈가 진짜 고객이 인지하고 있고 해결되길 원한다는 '나만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내 사업모델이라는 하나의 이야기의 논리적 근거를 준비할 것이다.

 

이와 관련한 내용은 아래 포스팅을 참조하시기 바란다.

https://acquiredentrepreneur.tistory.com/19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 멋진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일단 될 놈인지 검증부터 하자!

나는 1년에도 수차례 예비창업자 혹은 초기 스타트업의 BM을 평가하는 심사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이렇게 심사에 참여한 지도 거의 6년차가 되가는 것 같다. 이런 BM 심사는 보통 팀 당 5~7분 �

acquiredentrepreneur.tistory.com

 

예비창업패키지, 사실 선발된 팀도 문제다

예비창업패키지가 좋은 사업이고, 선발되지 못하면 창업을 준비하는데 꽤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사전에 잘 준비해서 접근해야 한다는 얘기는 너무 당연한 얘기이기 때문에 오늘 다루고 싶은 본 주제가 사실 아니다. 이번 포스팅을 통해 다루고자 하는 문제는 바로 '예비창업패키지, 선발돼도 문제'다.

 

얼마 전 2019년 예비창업패키지 사업 수행 완료된 팀의 성과 평가 자리를 참석했다. 약 30개 팀을 대상으로 이 중에서 몇 팀을 최종 선발하는 데스매치가 아니라 지난 1년 간 사업기간 동안 계획한 대로 시제품을 잘 만들고, 사업자를 등록했는지 확인하고 추가로 고용이나 매출, 투자유치 등을 기록했는지 점검하는 자리였다. 게다가 심사위원의 호의로 사업 아이디어/모델에 대한 의견이나 질문을 하는 다소 편안한(?) 심사 자리였다.

 

지난 1년 간 사업기간동안 지원금과 지원 프로그램을 잘 활용해서 만든 시제품을 시장 검증을 했고, 이를 바탕으로 제대로 사업을 꾸려나갈 팀들도 있었지만, 심사를 받는 상당수는 사업자 등록은 했지만, 사업협약 종료 후 계속 사업을 이어나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업을 이어 나가지 않는다는 것이 지난 1년 간 사업자가 수립한 고객/제품 가설이 시제품을 만들어서 실제 검증해 본 결과 가정과 현실이 맞지 않아서 사업모델을 피벗 하거나 아예 중단하는 의미가 아니라 애초에 사업화 기간 내내 별다른 가설 설정 없이 내 생각에만 머문 제품을 시제품으로 구현 활동만 하다가 이제 더 지원금이 나올 구멍이 없으니 생업을 위해 다른 것으로 곧 전환할 것 같다는 의미다.

 

이런 경우에 관한 예시를 몇 개 들어보면 아래와 같다.

 - 고객이 왜 제품이 필요한 지에 대한 근거, 심지어 대표자의 생각도 없다 (최초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봐도 없다)

 - 지원금 덕분에 공짜로 고객들에게 시제품을 경험하게 해줬지만, 공짜가 아니면 고객이 쓸 이유가 없다.

 - 시장 자체가 매우 협소하다.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에 비해 가져 갈 수 있는 수입이 한정적이다. 

 - 예비창업자 혼자서 실제 사업화를 하기에 시장에 너무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혼재되어 있고, 심지어 규제도 심하다.

 - (어느정도 고객가치가 확인된 경우) 수익모델이 약하다. 우리가 제공하는 고객가치에 비해 우리가 고객으로부터 얻어가는 수입의 크기가 현저히 적다. 심지어 재구매도 필요 없게 설계됐다.

 

결국 이런 상황이 발생한 이유는 지원사업 시작 전부터 내 사업을 가장 위협하는 가설따위는 고민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사업화 기간 내내 창업자가 주로 했던 활동은 고객을 만나는 활동이 아니라 (내 머릿속에서만 필요하다고 존재하는)제품을 구현하는데만 집중했던 것이다. 그렇게 나온 제품은 설사 최종 보완이 돼서 완성품이 나오더라도 시장에서는 필요로 하지 않는 제품인 것이다. 이런 종류의 발표를 들을 때마다 내 머릿속에는 CB Insights에서 말한 '스타트업이 망하는 이유'에서 1위를 기록한 'No Market Need(시장이 필요로 하지 않음)'이 떠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모두에게나 문제다. 세상에 나오지 않아도 될 제품을 굳이 만드는데 들어간 돈/기타 자원의 낭비 문제. 사업 기간 동안 예비창업자가 차라리 일을 했으면 창출했을 부가가치가 기회비용이 되버리는 문제. 이 예비창업자가 선발되는 바람에 진짜 세상에 가치를 전달할 잠재성을 갖춘 사업 아이디어가 선발되지 못하고 외면되는 문제, 혹은 그 아이디어가 사장되는 문제 등등.

 

그런데 필자 생각에 가장 큰 문제는 일생에 단 한 번 쓸 수 있는 기회를 허무하게 날린다는 점이 큰 문제다. 예비창업패키지가 제공하는 혜택은 처음 시작하는 입장에서 큰 혜택이라고 생각한다. 지원금을 잘만 쓴다면 웹/앱 비즈니스의 경우 시제품이 아니라 정규버전에 준하는 MVP를 만들고도 남는 지원이다. 이런 지원이 빛을 발휘하는 때는 이미 창업자 본인이 사업 아이템에 대한 검증을 어느 정도 마쳐서 시장에 나오기만 하면 확실하게 얼리어답터는 확보할 수 있는 단계에서 필요한 리소스를 지원받는 행태일 경우다.

 

다시 돌아가서 내가 심사한 30여 개 팀 중 지원사업 후 사업자 명맥만 유지하다가 다른 일을 하는 예비창업자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예비창업자는 추후에 어떤 계기로 인해 진짜 사업화할 가치가 있는 아이템을 발굴할 경우가 있을텐데, 이때 아마 아무 생각 없이 날려버린 '예비창업패키지 혜택'이 너무 아쉽게 다가올 것이다.

 

단순히 남들 지원받는데 안 받으면 바보 되는 것 같아서 일단 뭐라도 써서 지원금 받아서 뭐라도 만들어 보자라는 접근은 사실 창업자의 '시간'이라는 가장 소중한 자원을 낭비하는 길이다. 이런 접근이라면 정말 예비창업패키지 사업에 되서 기천만 원의 지원금을 받아도 문제다.

 

정답은 없겠지만, 이상적인 접근은 창업자 본인이 '정말 이 사업이 될 것 같다'는 확신을 뇌피셜(내 생각)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내가 만든 '나만의 데이터'로 확인하고 확신한 후 이를 가지고 지원금을 받아 수행하는 것이 최선이다. 이런 접근으로 지원사업을 수행하고 그 결과가 설사 내가 생각한 바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최소한의 후회는 남지 않을 테니까.

 

[요약하기]

 1. 예비창업패키지 안 돼도 문제 : 기천만 원의 돈을 자비로 해결하거나 다음 사업공고까지 기다리는데 시간 낭비 발생

 2. 예비창업패키지 돼도 문제 : 일생에 단 한 번뿐인 기회. 단순히 '남들 다 받으니깐 나도 받자'라는 심정으로 갈겨쓴 사업계획서가 선정된들 어차피 시장에 니즈가 없는 제품에 내 시간/기회비용 쏟는 꼴.

 3.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접근법 : 최소 3개월 전부터 고객 문제(Problem)에 대한 확신과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을 나만의 데이터를 획득하고, 지속가능성과 논리적 타당성이 존재하는 BM을 설계한 후 접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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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 - 

린스프린트 대표 김정수 / jskim@leansprin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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