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주요 프라이싱 접근법 이해
지난번 포스팅에서 수익모델을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고, 가격을 결정하는 프로세스로써 프라이싱(Pricing)의 구체적인 정의와 의의에 대해 설명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면 된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회사가 자신들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가격을 책정하는데 활용할 수 있는 주요 접근법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본 포스팅에서 설명할 프라이싱 접근법은 아래와 같다.
1) 원가기반 가격결정법 (Cost based Pricing)
2) 경쟁기반 가격결정법 (Competition based Pricing)
3) 가치기반 가격결정법 (Value based Pricing)
위와 같이 가격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활용할 수 있는 접근법으로는 세 가지가 있다. 가격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어떤 점을 가장 고려하는지로 접근법이 나뉜다고 이해하면 쉽겠다. 우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을 기준으로 할지, 이미 시장에 나와있는 유사한 경쟁재(또는 대안재)를 기준으로 가격을 결정하고 이에 맞출 것인지, 혹은 우리가 고객에게 전달하는 가치를 객관화하고 정량화하여 이를 기준으로 가격을 결정한다고 볼 수 있다.
3가지 접근법에 대한 정의, 대략적인 프라이싱 프로세스, 그리고 각 접근법이 지닌 장단점과 간단한 예시로 프라이싱 접근법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1. 원가기반 가격결정법 (Cost based Pricing)
- 정의 : 원가기반 가격결정법은 제품이나 서비스에 생산 및 제공에 소요되는 비용을 기준으로 총 비용(혹은 변동비)에 일정 이윤을 책정하여 최종 가격을 결정하는 접근법이다.
- 프로세스 : 원가기반 가격결정법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프로세스는 대략적으로 아래와 같다.
1) 고객에게 판매하고자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정의한다
2)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제공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을 계산한다 (고정비 or 변동비)
3) 제품이나 서비스 한 단위의 비용을 기준으로 가격을 결정한다. 이때 여러가지 접근이 있는데 총비용에 대해 일정한 마진을 더하는 방식, 전체 투자한 금액에 대한 일정 투자수익률을 기준으로 총 회수금액을 계산한 후 이를 생산량에 나눠서 가격을 결정하는 방식, 변동비에 대해서만 일정 마진을 더하는 방식 등이 있다.
- 장점
1) 사용하기 매우 쉽다. 발생하는 원가에 대해 일정 마진을 더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
2) 고객에 대해서 최종 가격에 대한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설득할 수 있다. 만약 원가에 대해 극적인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면 해당 이유로 가격을 인상한다는 식의 커뮤니케이션으로 고객에게 가격 인상을 비교적 쉽게 납득시킬 수 있다.
3) 비즈니스 모델의 일정한 수익성을 보장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총원가에 일정 마진을 붙여서 판매하기 때문에 책정된 가격을 고객이 수용하기만 하면 판매할 때마다 일정한 이익(=공헌이익)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이익이 전체 투자, 고정비를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로 규모를 만든다면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 단점(또는 한계)
1) 수요 및 경쟁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가격을 결정하는 기준이 철저하게 기업 내부의 비용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시장 상황과 맞지 않은 가격 책정으로 경쟁력을 상실할 여지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경쟁자가 우리보다 더 낮은 원가구조를 지니고 있어서 더 낮은 가격을 가능케 한다면, 경쟁자 대비 특별한 경쟁우위가 없는 이상 비즈니스 모델의 취약성을 지닐 수밖에 없다.
2) 제품이나 서비스가 지닌 본연의 가치를 고려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실제 제품에 대한 고객이 인식하는 가치가 월등한데 단순히 원가에 약간의 마진만 넣어 가격을 책정한다면 고객 입장에서는 큰 이익이겠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많은 매출 또는 이익의 기회비용을 초래한다.
3) 특정 업종에서는 아예 적용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고객에게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한계생산비용이 0원에 가깝거나 매우 저렴한 경우에는 원가를 기반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 예시 : 카페를 운영하는 경우 판매하는 음료의 가격을 책정할 때, 소요되는 변동비(원두, 종이컵 등)와 고정적으로 발생하는 비용(=고정비 / 임차료, 인건비, 관리비 등)을 월 평균 목표 판매량을 나눈 비용을 합한 단위 비용을 산정하여 이 단위 비용에 30%의 마진을 고려해서 가격을 결정한다.
위와 같은 특성으로 원가기반 가격결정법은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에 투입되는 요소에 대한 원가에 대한 이해가 높은 경우나 시장 수요량을 예측하기 힘든 가운데 손익분기점이나 목표 수익률이 명확한 경우에 유용하다고 볼 수 있다.
2. 경쟁기반 가격결정법 (Competition based Pricing)
- 정의 : 경쟁기반 가격결정법은 이미 시장에 유사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자가 있다면, 그 경쟁자의 가격 정책을 기준으로 우리 제품의 가격을 벤치마크보다 더하거나(프리미엄 제품), 같거나(동급 제품), 빼거나(보급형 제품) 한다.
- 프로세스 : 경쟁기반 가격결정법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프로세스는 대략적으로 아래와 같다.
1) 시장 내 고객 관점에서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와 동일한 카테고리로 인식하는 경쟁재, 대안재를 탐색한다
2) 고객 관점에서 우리 제품을 선택할 때 함께 고려할 만한 경쟁재/대안재의 가격을 분석한다
3) 경쟁재/대안재와 우리 제품 간 비교 분석을 통해 어떤 부분이 우위에 있는지 어떤 부분이 열위에 있는지 분석한다
4) 분석 결과를 기준으로 목표 가격을 결정한다
- 장점
1) 직관적이다. 원가기반 가격 결정법만큼은 아니지만, 이미 시장에 참조할 만한 기준이 있고 그 기준을 토대로 가격을 더하거나 빼서 최종 가격을 결정하는 접근법이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사용하기 쉽다.
2) 시장 경쟁력을 갖춘 가격 결정이 쉽다. 경쟁재 대비 우리가 동일한 가치를 제공하더라도 보다 낮은 원가 구조를 지니고 있다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설정함으로써 가격에 민감한 고객을 수월하게 획득할 수 있다.
- 단점(또는 한계)
1) 제품 및 서비스에 소요되는 비용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2) 가격 결정 기준이 경쟁자에게 있기 때문에 프라이싱 전략 자체가 매우 의존적이 될 수 있다. 단순히 경쟁자들의 가격을 기준으로 가격을 결정하고 조정한다는 것은 수익모델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가격에 대해 근시안적인 접근을 하는 것으로 자칫 잘못하면 수익성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위험이 오히려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3) 가격 전쟁(Price War)에 노출된다. 경쟁자가 가격을 낮춘다면 대개 그대로 따라갈 수 밖에 없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 예시 : 테이크아웃 전문 카페 컨셉으로 카페를 운영하고자 하는데 옆 건물에 우리와 유사한 컨셉의 카페가 이미 성업하고 있다. 아메리카노 한 잔 기준으로 1,500원을 받고 있다. 이 가격으로 점심 및 오후 시간대에 꽤 많은 판매량이 올리고 있어 보인다. 그래서 우리도 아메리카노 한 잔에 1,500원을 받기로 결정했다.
위와 같은 특성으로 경쟁기반 가격결정법은 이제 막 시장이 생성되는 시점에서 아직 고객도 기업도 제품이 가져다주는 가치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을 때 경쟁자의 가격 정책을 벤치마크 삼아서 고객에게 수용가능한 가격을 직관적으로 결정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경쟁자의 가격정책은 일시적으로 참조해야겠지만, 무조건 그들의 가격에 따라가는 것은 전략적으로 독이 되는 접근으로 지양해야 한다.
3. 가치기반 가격결정법 (Value based Pricing)
- 정의 : 가치기반 가격결정법은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고객이 인식하는 가치(Perceived Value)를 기준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접근법이다.
- 프로세스 : 가치기반 가격결정법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프로세스는 대략적으로 아래와 같다.
1) 고객이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인식하는 가치를 검증하고 분석한다.
2) 고객이 인식하는 가치를 정량화 한다. (주로 금전적 기준)
3) 고객이 인식하는 가치의 정량값을 기준으로 원가와 구매자 인센티브 등을 고려하여 최종 가격을 결정한다.
- 장점
1) 비즈니스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가격 결정이 가능하다. 고객은 일반적으로 회사의 마진율에 큰 관심이 없다. 고객은 오로지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나에게 얼마나 큰 가치를 주는가에만 관심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에게 큰 가치를 줄 수 있고, 고객에게 그 믿음을 줄 수 있다면 큰 마진율을 가져갈 수 있다.
2) 고객 만족도와 충성도를 높이는 가격 정책이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고객이 인식하는 가치를 기준으로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는 '가치 >>> 지불 가격' 상태이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만족도 및 충성도를 가지게 할 수 있다.
3) 가격 전쟁을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 단점(또는 한계)
1) 광범위한 조사 분석이 요구된다. 다양한 고객 세그먼트와 각각의 니즈, 그리고 인식하는 가치에 대해서 어떤 기준으로 정량화할 것인지 등 가격 결정을 위해 조사하고 분석해야 할 부분이 많다.
2) 고객이 인식하는 가치에 입각해 올바른 가격을 결정하는 것 자체가 사실 어렵다. 고객이 우리 제품의 어떤 특성을 특히 가치있는 것으로 인식하는지 그리고 그 특성에 대한 정확한 가치를 계산하는 것 모두 어렵다. 그래서 자칫 잘못하면 오히려 낮은 마진율의 비즈니스를 초래할 수도 있다.
- 예시 : 새로운 카페를 준비하는데 주변에 카페라고는 2곳의 테이크아웃 카페 뿐이다. 주변에 일반 회사만큼 회사 외부에서 고객을 상담하는 영업인들의 카페 수요도 상당하다고 판단된다. 그래서 우리는 주변의 테이크아웃 카페와는 다르게 보다 아늑하게 1시간 내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특성에 기반하여 두 사람 기준으로 12,000원 내외의 비용을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아메리카노 한 잔 당 4,000원에 책정했다. 이러면 여기서 5분 거리의 스타벅스나 투썸플레이스보다도 경쟁력있는 가격이라고 판단된다.
대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비즈니스의 경우에는 시장에서 참조할 만한 기준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철저하게 가격을 결정할 때 고객이 인식하는 가치를 출발점으로 삼아 가격을 결정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스타트업의 경우 가치기반 가격결정법에 입각하여 우리 제품이 고객에게 주는 가치를 정량화도 해보고, 가격 정책도 고민해봐야 한다.
특히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소프트웨어 혹은 기타 기술의 혁신을 매개로 전에 없던 새로운 고객가치를 창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원가를 기반으로 가격을 결정하기 보다는 우리가 새롭게 창조한 고객가치를 기준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고 때에 따라 높은 성장성과 수익성을 가능케 하는 수익모델을 만들 수 있기에 스타트업에게 적합한 가격 결정법은 가치기반 가격 결정법이라 생각한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가치기반 가격결정법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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