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프라이싱이란 무엇인가?

초기 창업자가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는 데 있어서 반드시 고민해야 할 요소들이 다양하다. 그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는 우리가 고객에게 전달하는 가치를 구체적으로 정의한 '고객가치제안'과 돈을 어떻게 얼마나 벌 것인지를 정의한 '수익모델'을 두 가지를 꼽는다.

• 고객가치제안 이해: https://acquiredentrepreneur.tistory.com/113
• 수익모델 프레임워크 이해: https://acquiredentrepreneur.tistory.com/42

특히 어느정도 고객가치제안을 검증한 이후에는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를 기반으로 돈을 얼마나 벌 것인가를 체계적으로 고민하는 수익모델 디자인이 중요한데 이때 창업자가 특히 면밀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로 바로 '가격 결정(Pricing)'이 있다.

하지만 그 중요성만큼 창업자가 시간을 들여서 고민하지 않는 요소 또한 가격 결정이다. 초기 창업자가 프라이싱에 많은 고민을 하지 않은(혹은 못하는) 이유로 프라이싱의 중요성을 간과하거나 혹은 체계적으로 프라이싱을 고민하기 위한 콘텐츠를 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중요하지만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이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프라이싱이다. 그래서 이번 플레이북 시리즈는 수익모델의 주요 구성요소 중 '가격(Price)'에 대한 의사결정을 체계적으로 하기 위한 멘탈 모델 및 프레임워크를 소개하고자 한다.

1. 프라이싱이란 무엇인가?

프라이싱(Pricing)은 문자 그대로 (회사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가격을 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프라이싱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는 아래와 같이 볼 수 있다.

• "가격결정(Pricing)은 기업들이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 위키피디아
• "제품 또는 서비스에 대한 가격을 책정하는 행위 또는 사례" - 콜린스 웹사전

프라이싱 개념 그 자체는 어려운 개념이 아니다. 초기 스타트업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가격을 결정하는 의사결정 전반 과정이 프라이싱이다. 본 플레이북 시리즈에서는 프라이싱을 아래와 같이 정의하겠다.

• 프라이싱(Pricing)이란, 초기 스타트업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가격을 결정하기 위한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의사결정 전반

프라이싱은 일종의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이기 때문에 단순히 직감적으로 가격을 결정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사고활동을 통해 도출해내는 결과이다. 그리고 이런 의사결정을 위해서 활용할 수 있는 멘탈 모델 또는 프레임워크 등을 플레이북을 통해 정리하고자 한다.

2. 초기 스타트업에게 프라이싱이 중요한 이유

아직 제품을 론칭하지 못했거나 수익모델 없이 제품을 시장에 출시해서 고객과 소통하고 있는 초기 스타트업 입장에서 프라이싱과 그 개념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적용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다음 3가지가 있다.

1. 가격은 이익을 결정하는 핵심 동인이다.

프라이싱과 관련한 저명한 구루인 헤르만 지몬은 이익을 결정하는 3가지 핵심 동인으로 가격, 판매량, 그리고 원가를 제시한다(이익 = 가격 x 판매량 - 비용). 이중 회사에서 오롯이 통제하고 결정할 수 있는 요소로는 '가격'이라고 언급했다.

오래된 자료지만 맥킨지에 따르면 S&P 1500 기업들을 대상으로 판매량의 변화없이 가격을 1%만 올릴 수 있다면 이익은 무려 8% 증가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판매량의 변화 없이 최적의 가격을 설정하는 것만으로도 극적인 이익 개선을 야기할 수 있다는 뜻으로 올바른 프라이싱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예라고 할 수 있다.

가격은 회사의 이익을 결정하는 핵심 동인 중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가격을 결정하는 프라이싱 또한 매우 중요한 활동이라 할 수 있다.

2. 초기 스타트업 비즈니스 모델의 파이낸셜 모델링의 핵심 요소이다.

당장 수익모델이 없더라도 우리가 미래에 만들 재무적 임팩트에 대한 구체적인 이미지는 비즈니스를 시작할 때부터 어느정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당장 수익원이 없더라도 수익모델, 그리고 가격에 대한 기준, 로드맵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프라이싱이 중요하다.

물론 파이낸셜 모델링을 할 때 비즈니스와 관련한 핵심 지표를 정의하고 그 값에 대한 추정이 우선이지만, 결국 밸류에이션 목표와 연계되는 숫자는 추정 손익에 기반한다. 그리고 추정 손익을 결정하는 요소는 앞서 말했던 이익의 핵심 동인과 동일한 가격, 판매량, 원가이다.

초기 스타트업은 투자유치를 위한 전략 수립, 밸류에이션, 핵심지표 정의 및 목표 설정, 내부적으로 제품, 전략 로드맵 디자인 등의 이유로 미래 손익에 대한 모델링(=파이낸셜 모델링)을 수행한다. 초기 스타트업의 파이낸셜 모델링은 매출에 대한 과거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오롯이 창업자의 논리와 핵심 가정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이며, 이때 창업자가 만들어내는 추정손익의 핵심 요소가 바로 가격이다.

3. 프라이싱은 단순히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 전략의 근간이 되는 중요한 요소다.

마지막으로 프라이싱이 중요한 이유는 가격 결정이라는 것이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가격을 결정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고객가치제안, 회사와 비즈니스 전략, 그리고 회사 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보다 중요한 개념이기 때문에 내부 구성원이 모두 공감하는 기준과 원칙, 그리고 프로세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주요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길 바란다.

• "가격이 모든 것이다" - 헤르만 지몬
• "기업 내 이익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이익 문화란, 이익과 성장에 이르는 가격 결정을 할 수 있게 모든 직원들을 지원 내지 격려하는 기업 환경을 뜻한다" - 라피 모하메드
• "탁월한 가격 결정이란 개별 제품의 가격을 넘어서 회사의 전략, 목표, 시장 포지셔닝뿐만 아니라 거버넌스와 기업 내 모든 프로세스, 문화를 모두 고려한 활동이다" - 지몬-쿠허&파트너스

3. 앞으로 다룰 프라이싱 관련 주요 멘탈 모델 또는 프레임워크

이번 포스팅을 통해 프라이싱이 무엇이고 왜 중요한지에 대해 살펴봤다. 앞으로 본 플레이북 시리즈를 통해 프라이싱과 관련하여 아래 주제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 주요 프라이싱 접근법 이해
• 제품이나 서비스가 창출하는 가치를 기반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접근법 상세 이해
• 가격 정책을 결정하는데 활용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 이해
• 가격 타당성을 진단하거나 검증하는 방법
• 목표 가격이 고객에게 수용되기 위한 행동경제학 기반 전술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프라이싱 전략 플레이북 - 2) 프라이싱에 대한 전반적 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