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고객획득 계획 수립 및 성장 채널 정의
지난 포스팅까지의 주제를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아마 'Problem-Solution Fit'이 될 것이다. 이때까지는 비즈니스 모델의 관점보다는 창업자(팀)가 만들고자 하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관점에서 그 '쓸모'인 가치제안을 디자인하기 위해 고객의 문제와 니즈를 탐색하고, 고객가치제안 서사를 구조화하고, 솔루션 가설을 검증할 수 있는 효과적인 도구들을 살펴봤다.
그리고 고객에 대한 탐색을 나름 충실학 수행했다면 고객 입장에서 쓸모가 있는 제품에 대해 어느정도 구체화됐을 것이다. 이제는 세상에 없던 새로운 제품을 기반으로 반복적이고 확장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탐색하고 구조화하는데 필요한 멘탈 모델들을 하나씩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제품에 대한 어느정도 확신이 서면 그다음 어떤 부분을 고민해야 할까? 여러 가지 관점이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고객이 우리 제품을 인지하고 사용하게 만드는 채널(Channel) 전략에 대한 가정을 검증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채널은 제품만큼이나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린스타트업 방법론을 창시한 에릭 리스(Eric Ries)에 따르면, 초기 스타트업이 검증해야 할 2가지 가설에는 가치 가설과 성장 가설이 있는데, 가치 가설이 Problem-Solution Fit에 관한 내용이라면 성장 가설은 고객 획득 및 고객 확장에 관한 내용이다. Linkedin 창업자이자 '블리츠스케일링'으로 유명한 리드 호프만(Reid Hoffman)은 '제품에 대한 위대한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제품의 유통에 대한 위대한 아이디어는 더 중요하다'며 채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제품에만 집중한 채 고객획득을 소홀히 하는 창업팀을 빗대어 '꿈의 구장 오류'에 빠졌다고 표현하기도 하다. 꿈의 구장 오류에 대해서는 아래 링크를 참조하기 바란다.
그럼 지금부터 초기 스타트업 창업자(팀)이 고객획득에 대한 가설을 수립하고 검증하기 전에 활용할 만한 멘탈 모델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유의할 점은 채널 전략은 정답이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여기서 소개하는 멘탈 모델이 무조건 모두 맞는 얘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적절하게 동의하는 부분에 대해서 취사선택하시길 바란다.
1. 초기 고객획득 계획 수립 멘탈 모델 : GTM Motion Flowchart
MVP 출시를 앞두고 고객에게 어떤 경로로 우리 제품/브랜드를 인지시키고, 이용/구매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설득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모든 창업자와 창업팀이 지니고 있는 문제일 것이다. 그리고 사실 마땅한 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 SaaS 제품의 경우에는 구글링을 하면 다양한 플레이북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조금 사정이 나을 수 있겠지만, 이 또한 우리 제품에 100% 적용된다는 보장이 없다.
그래서 처음에는 최대한 많은 방안을 발산하고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이란 제한된 시간과 자원을 갖고 최적의 경로를 찾아 나서야 하는데 무작정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증해 나갈 수는 또 없는 노릇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처한 상황과 유사한 상황에서 어느 정도 검증된 방법을 찾아서 먼저 적용해 보고 검증해 나가는 방식의 접근이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소개하고자 하는 멘탈 모델이 First1000의 GTM Motion Flowchart라는 모델이다. GTM Motion Flowchart는 고객이 자신의 니즈를 인지하고 있는지로 출발하여 각각의 선택지에서 우리 제품/서비스가 처한 상황과 적절한 선택지를 선택해 나가면 끝에 우리 제품 특성상 가장 유효할 것으로 예상되는 초기 고객획득 전술을 제시해 준다.
Flowchart를 활용하는 방식은 간단하다. 우리 제품이 고객이 스스로 니즈를 인식하고 탐색하면서 발견하는 제품인지 아니면 평소에 별생각 없다가 특정 채널에서 노출돼서 제품을 인식하고 사용하게 되는 제품인지 숙고하면서 시작하면 된다. 예를 들어 우리가 'AI챗봇 기반 비대면 코칭 앱서비스'를 준비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고객군에 따라 초기 GTM Motion이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코칭이 익숙한 고객군을 목표로 할 수도 있고, 아니면 코칭에 대해 아무런 생각도 없었던 고객군을 목표로 할 수도 있겠다.
코칭에 익숙한 고객을 목표로 한 제품이라고 가정해 보겠다. 그럼 '자기 니즈를 인지한 고객'으로 출발한다. 시장에서 우리 앱과 유사한 대안재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고 가정해보겠다. 그리고 고객이 스스로 솔루션을 탐색하지 않는다고 가정해 보겠다(이미 수행하고 있는 코칭을 관성적으로 이용). 그리고 우리 제품은 앱을 설치하고 나면 별다른 복잡한 과정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기에 '복잡하지 않은 솔루션'으로 정의하면, 우리 팀이 초기에 할 수 있는 GTM Motion으로 '고객획득채널 해킹'이라는 방안이 제시된다.
이 경우 실제 코치로부터 코칭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할 만한 미디어 등에 매력적인 소재의 광고를 집행함으로써 이목을 끄는 방식 등으로 초기 고객 획득 전술을 수립하고 검증해 볼 수 있다. GTM Motion Flowchart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분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면 된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 염두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스타트업이란 대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창조하는 조직으로써 고객은 사실 스타트업의 제품을 눈앞에서 보고 경험하지 않는 이상 자신이 해당 제품을 원하는지 잘 모른다. 대개 고객이 니즈를 갖고 적극적으로 탐색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므로 제품이 완성되더라도 이상적인 고객을 탐색하고 인지시키고 획득하는 데까지 많은 시간이 예상된다. 그래서 초기 스타트업 창업자는 제품 개발과 동시에 잠재 고객을 찾아서 일종의 Pool로써 갖춰놓을 필요가 있다.
2. 초기 고객획득 계획 수립 멘탈 모델 : Building in Public (or Process Economy)
제품을 출시하자마자 수천 수만 명의 팬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제품을 구매하고 이용하고 응원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를 가능케 하는 접근법이 바로 'Buliding in Public'이다. 문자 그대로 직역하자면 우리 제품에 특화된 대중을 미리 구축해 놓는다는 뜻이다. BIP라고도 불리는 이 전술의 핵심은 제품을 출시하기 전부터 제품에 관심이 있을 법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제품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의견, 진행 현황을 꾸준히 공유하여 제품에 관심이 있는 잠재 고객을 미리 모아 일종의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이다.
Builiding in Public을 통해 시작부터 고객을 획득한 대표적인 사례는 Martech 솔루션인 Drift가 있다. Drift는 Product Marketing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을 위한 솔루션으로써 제품을 만들기 전부터 그들의 잠재 고객, 즉 Product Marketer가 관심 있어할 만한 주제의 글들을 올리고, 그들의 글에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1:1 메시지 등을 통해 맞춤형 관심을 보이면서 그들의 커뮤니티로 끌어모았다.
특히 그들의 블로그 글 중 하나인 'What is Product Marketing'은 구글에서 'What is Product Marketing'으로 검색하면 가장 최상단에 노출되면서 매달 수천 명의 뉴스레터 신규 구독자를 유입시키는데 첨병 역할을 했다(지금은 Hubspot의 글이 최상단에 노출돼 있다). Drift가 제품도 없이 수만 명의 고객 커뮤니티를 구축한 사례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Drift가 Product Marketer를 위해 공개한 e-book인 'This Won't Scale'을 참조하기 바란다(아래 링크).
Drift의 사례처럼 BIP를 통한 고객 커뮤니티 구축에는 왕도가 없다. 그저 자신들의 제품을 사랑할 만한, 이용할 만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 혹은 그들이 관심 있어하는 것에 대한 길목에 위치해서 꾸준히 그들에게 노출될 만한 글과 의견을 공유하면서 친해지고 팬을 만드는 것이다. 물론 말은 쉽지만 실제 행동으로 꾸준히 실행하는 것은 다른 영역이다. 이는 결국 SEO과 비슷한 성격이기 때문에 오랜 시간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
BIP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기 바란다.
아울러 BIP과 비슷한 개념으로 '프로세스 이코노미'가 있다. 제품 그 자체보다 제품을 만드는 과정이 고객들에게 가치로 발현된다는 컨셉으로 단순히 아웃풋보다 그 아웃풋을 만들어내는 프로세스가 중요하고 여기에 집중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프로세스 이코노미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면 된다.
BIP 전략은 스텔스 모드로 제품이 나오기 전까지 비밀리 작업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창업과 제품 개발 과정을 오픈하여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초기에는 창업자 자신이 스피커가 돼 떠들고 다니는 것이 핵심이다. 그 과정에서 새롭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목시킬 수 있고 무엇보다 잠재 고객을 발견하고 우리 편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창업자에게 유용하다고 할 수 있겠다.
3. 스타트업 성장 채널 수립 멘탈 모델 : 4개의 성장 채널
앞서 2가지 방식으로 초기에 고객을 획득할 수 있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폭발적인 성장을 만들어야 하는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불충분할 것이다. 왜냐하면 대개 초기 스타트업이 할 수 있는 고객 획득 방식은 시간이 지나고 규모가 커짐에 따라 비효율적이거나 애초에 니치 마켓을 타겟으로 한 방식이기 때문에 스케일업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광의의 Product Market Fit에 따르면 PMF 달성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지속적으로 제품을 사랑하고 이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규모가 확장함에 따라 의미 있는 수익을 창출 있어야 하고 지속적으로 고객을 획득할 수 있는 채널을 찾고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고객 사이즈를 스케일업할 수 있는 적합한 채널을 발견하고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a16z의 제너럴 파트너이자 Cold Start Problem으로 국내에 유명한 앤드류 첸(Andrew chen)은 스타트업이 사용자 숫자의 스케일업하는데 활용할 수 있는 수단(채널)은 극히 제한적이며 아래 4가지 채널로 존재한다고 했다
스타트업의 유저 성장 채널 4가지
1) Paid Marketing : 유료 광고를 통해 고객을 획득하는 채널을 의미함. LTV와 CAC 비율이 3;1 이상 유지되면 합리적으로 운영한다고 볼 수 있음
2) Virality : 고객의 입소문을 통해 고객 숫자가 성장하는 채널을 의미함. 흔히 Product-led Growth로 표현하기도 함. 고객이 제품을 경험하고, 만족하고, 다른 이용자에게 추천하고 추천받은 이용자가 제품을 이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일종의 '바이럴 루프(Viral Loop)'라고 함. A/B 테스트를 통해 바이럴 루프를 최적화할 수 있으며, 이때 바이럴 루프의 바이럴 계수가 점점 개선됨. 바이럴 계수가 1 이상이면 바이럴 효과가 매우 좋은 제품임
3) SEO : 고유의 콘텐츠를 축적하고 있으면 잠재 고객, 이용자가 검색엔진에서 키워드 검색을 통해 유입되는 채널을 의미함. 대개 유저가 직접 제품 내에서 직접 콘텐츠(UGC, User generated contents)를 생성하는 제품의 경우 적합한 성장 채널로 작동함
4) Sales : 세일즈 부서를 운영하여 직접 영업을 하는 채널을 의미함. 대개 중소기업이나 대기업 등을 타겟으로 한 제품의 경우 필요에 따라 대규모 영업 조직을 구축하고 운영하고 이를 통해 대부분 고객을 획득함.
Product-Market Fit 초기 단계에서 고객이 계속 제품을 사용하는 것을 확인하고 나면 이제는 스케일업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하는데 이때 우리 제품의 특성을 고려하여 단 하나의 성장 채널을 선택하고 집중하고, 이 채널이 스케일업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
VC로부터 본격적으로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시리즈 라운드를 들어가는 스타트업이라면 반드시 자신의 제품의 특성에 알맞은 성장 채널 하나를 정의하고 검증한 결과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투자금을 가지고 검증된 성장 채널에 집중 투입함으로써 보다 빠르게 성장을 견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4. 스타트업 성장 채널 수립 멘탈 모델 : 채널의 멱법칙과 채널의 흥망성쇠
성장 채널을 결정할 때 2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첫 번째는 제품의 특성에 따라 성장 채널로 적합한 채널의 유형은 이미 존재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채널에는 일종의 '멱법칙(Law of Power)'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멱법칙이란 한 수가 다른 수의 거듭제곱으로 표현되는 두 수의 함수적 관계를 의미하는데 쉽게 얘기해서 파레토의 법칙을 생각하면 된다. 파레토 법칙은 전체 결과의 80%가 전체 원인의 20%에서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정리하면 여러 채널을 운영하겠지만, 결국 대부분의 고객은 상위 1~2개 채널에 집중된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채널에 대한 검증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성장에 들어가는 초입에는 대개 1~2개의 채널에 집중하여 신규 고객들이 유입될 것이고, 이는 신규 고객이 효율적으로 유입할 수 있는 채널을 선별하고 이에 집중한다면 보다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그럼 고객 획득에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채널을 발견하고 확보했다면 더 이상 문제는 없을까? 현재 시점에서 굉장히 효과적인 채널을 발견했더라도 이 채널이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채널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쇠퇴해지고 그 빈자리를 새로운 유망 채널들이 채워나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메인 채널을 운영하고 유지하는 가운데 새로운 채널에 대한 탐색 활동은 게을리하지 않고 지속하는 것이 필요하다.
4개의 성장채널 및 채널의 멱법칙, 흥망성쇠 관련해서는 주요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길 바란다.
이상 초기 스타트업 창업자가 초기 고객획득 전술 및 채널 전략을 수립할 때 한 번쯤 고려해 보면 좋을 법한 멘탈 모델들을 정리해 봤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제품의 특성에 따라 효과적인 채널 전략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은탄환(Silver Bullet)처럼 딱 잘라 제시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오직 합리적인 가설을 가지고 검증해 나가면서 우리 제품에 가장 알맞은 단 하나의 채널을 발견해나가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이 창업자가 초기에는 직접해야 하는 부분이다.
위의 글을 통해 채널 전략에 관한 생각의 틀을 정리하고 우리 제품에 알맞은 고객획득전술 및 채널 전략을 수립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 끝 -
린스프린트 김정수 대표 / jskim@leansprin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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