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Market Fit : 초기 스타트업 비즈니스 모델 지속가능성 및 성장성 검증
이번 포스팅에서는 초기 창업자가 제품과 비즈니스 모델과 관련하여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인 'Product-Market Fit'이 무엇이고, 어떤 의의가 있고, 우리가 이를 달성했는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정리하고자 한다.
1. Product-Market Fit이란 무엇인가?
"Product Market Fit을 검증하셨나요? Product Market Fit이 무엇인가요?"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빈번하게 받은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우리 제품이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Product Market Fit 검증 또는 달성 유무일 것이다. 하지만 Product Market Fit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막상 대답하려고 하면 선뜻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Product Market Fit이라고 하면 '우리 제품과 고객 간의 적합성'이 떠오른다. 그리고 흔히 우리 제품에 대해 고객이 진짜 사랑하는 단계에 다다르면 Product Market Fit을 달성했다 혹은 검증했다고 판단한다. 제품의 가치제안과 고객의 미충족 니즈가 서로 만나는 순간에 Product Market Fit이 달성된다는 것이다.
위와 동일한 의미의 Product Market Fit으로써 린스타트업 방법론에 대한 실천적인 접근법을 제시한 Ash Maurya는 스타트업의 3가지 성장 마일스톤을 제시하면서 이중 2단계인 Product Market Fit에 대해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단계'라고 정의했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이 무엇인지 알고 제시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문제를 정의하고 탁월한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제품이 진짜 고객에게 알맞은 제품으로 사랑을 받는다면 자연히 고객이 제품을 주변에 추천해 주게 될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제품과 고객 간 적합성으로 Product Market Fit을 정의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래서 보다 넓은 의미로 Product Market Fit을 정의해보고자 한다.
Product Market Fit이라는 용어가 언제부터 쓰여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되게 오래전부터 쓰이고 있었다. 벤처캐피탈 a16z을 공동 창업한 마크 앤드리슨(Marc Andreessen)은 2007년에 자신의 에세이 'The only thing that matters'에 Product Market Fit이라는 개념이 언급된다.
"The only thing that matters is getting to product/market fit. Product/market fit means being in a good market with a product that can satisfy that market."
스타트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Product Market Fit을 달성하는 것이다. 여기서 Product Market Fit은 매력적인 시장과 그 시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크 앤드리슨은 Product Market Fit을 구성하는 3가지 핵 요소로 팀, 제품 그리고 시장이 있다고 한다. 이 세 가지는 서로 유기적인 관계로써 Product Market Fit을 달성하려면 매력적인 제품만으로 불충분하며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팀(=역량)과 매력적인 시장이 뒷받침돼야 함을 의미한다.
Product Market Fit은 고객을 넘어 시장과 제품 간의 적합성으로써 이는 단순히 고객이 원하는 제품만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Hubspot의 VP Growth를 거쳐 Reforge를 공동창업 한 Brian Balfour 또한 자신의 에세이를 통해 연간 1억 달러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객과 제품 간 적합성(Market/Product Fit)을 달성하는 것으로는 불충분하며 적절한 고객획득 채널과 수익모델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공감하는 Product Market Fit에 대한 정의는 Lenny Rachitsky가 자신의 뉴스레터에서 소개한 정의이다. Product Market Fit을 달성했다는 것은 단순히 1)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 2)잠재고객들을 지속적으로 찾아서 획득가능하며, 나아가 3)규모가 성장함에 따라 이익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정리하자면, Product Market Fit은 제품을 넘어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이 적절한 시장을 찾아서 안착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초기 스타트업의 가장 중요한 마일스톤으로써 이는 아래 3가지의 교집합 형태로 발현된다고 할 수 있겠다.
Product Market Fit을 달성했다는 것은...
1)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고 있다
2) 고객을 지속적으로 획득할 수 있다
3) 유의미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2. Product-Market Fit 달성 여부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가?
앞서 Product Market Fit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리해 봤다. 그럼 이런 Product Market Fit을 달성했다는 것은 창업자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True Product Market Fit을 정의한 Lenny Rachitsky에 따르면, 창업자 본인이 Product Market Fit을 달성했다고 인지할 수 있는 징조로는 크게 3가지가 있다고 한다.
PMF 달성 징조 1 : 시장에서의 급진적인 반응 확인(Sudden and significant pull)
어느 날 갑자기 제품이 성장하고 있음을 경험할 때 우리는 Product Market Fit을 검증했다고 말할 수 있다. 시장에서의 급진적인 반응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 변곡점을 지나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하는 성장률
- 고객이 먼저 제품을 찾고 결제를 요청함
- 유저들이 기존 기능에 열광하다가 없는 기능에 대해 화를 내기 시작함
- 사이트가 다운되면 불만을 제기하고, 제품이 고장 났는데도 계속 사용함
PMF 달성 징조 2 : 점진적이지만 꾸준한 반응 확인(Gradual but compounding pull)
분명 제품을 출시하자마자 시장에서의 열렬한 반응을 확인하는 행복한 케이스도 있겠지만, 대부분 제품은 PMF을 확인하는 데까지 무수히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인고의 시간을 버텨 어느 정도 성장을 달성하여 뒤를 돌아보면 몇 년간 꾸준한 성장을 보이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 Netflix가 PMF를 달성하기까지 걸린 시간 : 1년 6개월(18개월)
- Amplitude가 PMF을 달성하기까지 걸린 시간 : 4년
PMF를 찾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정말 천차만별이다.
PMF 달성 징조 3 : 비즈니스 작동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특정 마일스톤 달성(Hitting a milestone)
정량적인 지표의 성장이 아니더라도 어느 순간 우리 제품이 시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현상들을 통해 PMF를 달성했다는 것을 알 수도 있다. 주변에 서서히 우리 제품에 대해 얘기하고 사용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한다던지,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 부모님이나 주변 어르신들도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던지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When my mom booked her first Airbnb, I said to myself, I think we got something here!”
- Joe Gebbia (Airbnb co-founder)
창업자가 Product Market Fit을 탐색할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에 대해 Lenny Rachitsky는 자신의 뉴스레터를 통해 2가지 케이스로 구분하여 소개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면 된다.
요지만 정리하자면, 크게 제품 출시 전과 후를 가지고 Product Market Fit 달성여부 또는 높은 달성 가능성을 확인해 볼 수 있다.
1) 제품 출시 전(Pre Product)
제품 출시 전에 Product Market Fit 달성 가능성을 확인한다는 것은 결국 제품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가설이 얼마나 논리적이고 매력적인지를 검증한 결과를 가지고 확인하는 것을 의미한다.
- 고객에 대한 문제 정의, 그 문제에 대한 솔루션 가설에 대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열렬하게 호응하는지
- 아직 제품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돈부터 낼게'하는 반응이 존재하는지
2) 제품 출시 후(Post Product)
제품이 시장에 출시한 후 Product Market Fit을 확인한다는 것은 결국 정량적 지표의 성장 또는 최적화 여부를 가지고 확인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1) Flat Retention Rate : 고객유지율(Retention Rate)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평평함을 나타낼 수 있다면 강력한 제품-고객 간 적합성 달성의 증거가 될 수 있다.
2) Sean Ellis PMF Survey : 제품을 이용하고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당장 내일 우리 제품을 더 이상 이용할 수 없다면 어떤 기분이 들겠습니까?'라는 질문에 '매우 실망, 다소 실망, 아무렇지 않음, 이미 사용하고 있지 않음' 중 '매우 실망'이라고 답변한 비율이 40%가 넘어가면 제품-고객 간 적합성을 달성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고 한다
3) 제품지표의 기하급수적 성장 : 제품이나 비즈니스의 성장/성공을 대표하는 핵심 지표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면(예 : 매주 5% 성장) Product Market Fit 달성 여부를 강하게 입증할 수 있다.
4) 비용 효율 증가 : 고객획득에 소요하는 예산 대비 증가하는 (정기)매출액이 보다 빠르게 증가하여 마케팅 비용에 대한 효율성이 높아질수록 Product Market Fit을 달성하고 있음을 입증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지표로는 'Burn Multiple'이 있다.
Burn Multiple = Net Burn(순지출) / Net New ARR(순 신규 연간반복매출액) -> Burn Multiple이 낮을수록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나타냄
5) CAC : LTV Ratio : 고객획득비용(CAC)과 고객생애가치(LTV) 간 비가 1:3 이상이면 Product Market Fit을 달성하고 있음을 입증할 수 있다. 다만, LTV에 대한 논리적으로 현실적인 가설을 수립하고 설득하는데 초기 스타트업 입장에서 힘들 수 있다.
3. Product-Market Fit를 초기 창업자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앞서 PMF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정리했다. 이를 바탕으로 창업자에게 있어서 Product Market Fit을 찾고 달성했다는 것은 결국 크게 2가지 의미가 있음을 알 수 있다
1) 우리 비즈니스 모델이 창업자의 가정대로 원활하고 작동하고 있는가?
2) 그래서 우리 비즈니스 모델이 매우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존재하는가?
이제 막 비즈니스를 준비하거나 아니면 제품을 시장에 론칭을 했지만 빠른 성장을 위한 필요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초기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위의 2가지 의미를 중심으로 Product Market Fit 개념을 적용하고 활용해 볼 수 있겠다.
먼저 아직 제품이 없거나 이제 막 시장 검증 차원에서 MVP를 출시한 초기 창업자의 경우에는 Product Market Fit 개념을 바탕으로 우리 비즈니스의 단기 목표, 마일스톤을 적절하게 상상하여 정의해 봄으로써 자신들의 사업계획을 구체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스타트업이 새로운 제품을 창조하는 것의 가장 큰 목적은 여전히 해결책이 명확하지 않은 영역에서 탁월한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한 목적이다. 전에 없던 새로운 솔루션으로써 제품을 삶에 도입하고 그 제품이 목적대로 잘 작동한다면 결국 고객 입장에서 삶이 보다 진전된다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비즈니스 모델이 창업자의 가정대로 원활히 작동한다는 것은 결국 창업자의 새로운 제품/서비스가 고객의 삶 속에서 그들의 삶을 바꿔놓는다는 것을 의미한다(전보다 진전Progress하는 개념). 이런 의미에서 보면 창업자는 단순히 어떤 제품을 만들 것인지 제품 레벨에서만 관심을 집중하는 게 아니라 보다 넓은 관점에서 해당 제품이 어떤 경로를 통해 고객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관점을 보다 넓게 가져가면 Product Market Fit을 달성했을 때 우리 비즈니스는 어떤 위치에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는지를 상상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이런 상상의 결과물들이 정제돼 핵심 목표와 그 지표의 결과값으로 정리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아무것도 없는 상태이지만 적절한 목표를 수치로 정의할 수 있다.
- 특정 분야의 Marketplace 플랫폼을 준비한다는 것은
- 해당 분야의 구매자와 공급자들이 기존의 방식으로 거래하는 것보다 효익이 있음을 의미한다 (탐색비용 or 거래비용 감소)
- 만약 우리의 플랫폼이 공급자와 구매자의 삶 속에 들어가 솔루션으로써 쓰인다면 고객의 삶은 어떻게 바뀔 것인가? (탐색비용/거래비용이 낮아져서 전보다 빈번하게 거래가 일어난다, 전보다 저렴하게 구매한다 or 마진을 더 높일 수 있다 등)
- 우리가 영향을 줄 수 있는 구매자 or 판매자가 XXX명이고, 이들이 평균 XX번 거래하는데, 우리 플랫폼을 통해서 거래하면 YY번 거래할 수 있게 되고, 이렇게 되면 우리가 고객의 삶 속에 자리 잡으면 월간(또는 연간) XXXX건 거래에 YYYY원의 거래액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 1차 마일스톤 : 거래건수 XXXX건, 거래액 YYYY원
- 그럼 우리는 먼저 거래건수 XXXX건, 거래액 YYYY원을 달성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혹은 하지 말아야 할까)?
아울러 우리 비즈니스 모델이 지속가능성을 갖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지 여부도 판단해 볼 수 있다. 비즈니스 모델의 지속가능성과 성장성을 진단하는 다양한 프레임워크가 존재하지만, 개인적으로는 Brian Balfour의 'FOUR FITS FOR $100M+ GROWTH' 프레임워를 선호한다. 해당 프레임워크에 대한 원문 및 개인적인 해설 포스팅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길 바란다.
Brian Balfour에 따르면 연간 1억 달러 매출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모델의 4가지 구성요소 간의 상호 적합성을 달성해야 한다고 하며, 4가지 적합성은 다음과 같다. 각 적합성에 대해 글쓴이가 생각하는 기준을 정리했으며, 자세한 내용은 위의 참조 포스팅을 확인하시길 바란다.
1) Market-Product Fit :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가
- Retention Rate, PMF Survey 등 정량적 지표로 입증
2) Product-Channel Fit : 지속가능한 고객획득채널을 정의하고 검증했는가?
- Channel의 멱법칙 확인 여부, 특정 채널에서의 획득 고객수의 빠른 증가 확인
3) Channel-Model Fit : 제품/서비스에 대한 마진이 고객획득비용을 모두 충당하고도 남는가? (Positive Unit Economics)
- CAC와 ARPU 간 차이 확인 (얼마나 많이 남길 수 있는가?)
4) Model-Market Fit : 목표 시장의 규모에서 10배, 100배 밸류에이션 성장이 가능한가?
- 시장 규모 = 잠재 고객수 x 연간 객단가
- 5년 내 성장하고자 하는 목표 밸류에이션 달성하는데 충분한 매출액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확인
최종 정리하면, Product Market Fit을 달성했다는 것은 결국 시장 기회에 대한 창업자의 가정이 맞아떨어졌음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지속가능하고 빠른 성장이 가능한 모델로써 지금보다 10배, 100배 더 성장할 여지가 있는 '스타트업'스러운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Product Market Fit을 검증했다고 제삼자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떡잎이 다르다'고 설득하거나 '눈에 보이는 지표의 성장세'를 가지고 설득해야 한다. 무엇을 가지고 설득하던가 간에 먼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창업자는 미리 상상하고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Product Market Fit은 제품 출시 후 확인되는 개념뿐만 아니라 비즈니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한 번쯤 그 모습을 상상하고 구체화해야 할 대상이기도 하다.
"만약 우리가 Product Market Fit을 달성했다고 하면 이는 어떤 모습일까?"
- 끝 -
린스프린트 김정수 대표 / jskim@leansprin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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