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 Series/Series A 라운드 투자유치 전략수립 프레임워크 이해
이번 포스팅에서는 초기 창업자가 액셀러레이터나 벤처캐피탈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투자유치 전략을 수립하기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주요 멘탈 모델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과 의견을 두서없이 정리해보고자 한다.
모든 프레임워크와 방법론이 그렇듯 특히 투자유치 전략 수립과 관련해서는 주요 이해관계자 모두 각자의 관점과 신념에 따라 같은 사안과 다르게 보고 해석하는 만큼 정답이 있는 영역이 아니다. 그러므로 본 포스팅의 내용 또한 100% 수용하기보다는 보는 분들이 동의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적절하게 내용을 취사선택하면 되겠다.
1. 왜 스타트업은 시작부터 IR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가?
개인적으로 '스타트업(Startup)'을 준비하거나 이제 막 시작하는 초기 창업자는 제품을 기획하고 론칭하는 '시장진입 전략(Go to Market Strategy)'을 대해서 고민하는 것과 동시에 '자금조달 전략(Fundraising Strategy or IR 전략)' 고민해야 한다고 믿는다.
초기 창업자가 시작부터 IR 전략을 고민하기 위한 필요조건은 포인트를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비즈니스가 스타트업 비즈니스를 지향해야 하는 경우다. 그럼 여기서 스타트업에 대한 정의를 다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스타트업이란, 단순히 이제 막 시작하는 신생 기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위한 새로운 제품을 창조하고, 이를 통해 지속적이고 반복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고 더 나아가 지리적 제한없이 빠른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만약 창업자가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조하는데 있어서 스타트업 비즈니스가 아닌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Lifestyle business)'를 지향한다면 굳이 시작부터 외부투자자로부터 자금조달을 위한 IR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없다. 어찌 보면 외부 투자자로부터 투자유치가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
<스타트업 비즈니스 vs.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
- 스타트업 비즈니스(Startup Business) : 고객을 위한 새로운 제품을 창조하고, 이를 통해 지속적이고 반복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고 더 나아가 지리적 제한 없이 빠른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 비즈니스 의미
-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Lifestyle Business) : 주로 특정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거나 유지하기 위해 설립자가 설립하고 운영하는 비즈니스를 의미하며, 빠른 성장을 추구하기보다는 안정적인 현금흐름 창출과 유지에 집중함으로써 창업자를 비롯한 소규모 이해관계자의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기업, 비즈니스 의미
스타트업 비즈니스를 지향한다는 것은 결국 지속가능한 성장(Sustainable Growth)를 목적으로 비즈니스를 수행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즈니스의 성장이라는 것은 기업을 시작하자마자 바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지난 PMF를 다룬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듯이 비즈니스 유형에 따라서 본격적인 성장이 일어나는 시점이 4~5년이 더 걸릴 수 있듯이 폭발적인 성장 전에 초기 창업자는 인고의 시간을 견뎌야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운영비용과 초기 자산 구축을 위한 투자는 성장과 안정적인 이익 창출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 대개 비즈니스를 시작하자마자 창업자는 다양한 형태의 청구서를 받게 된다(인건비, 임차료, 시장검증비용, 기타 자산 획득 및 투자 등).
아울러 어느정도 시장을 검증한 후에 본격적인 성장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도 많은 자금을 필요로 한다. 빠른 성장을 위한 연료로써 혹은 핵심 자산을 구축하고 취득하기 위한 투자로써 스타트업을 성장하는 과정 내내 일정량의 자금을 계속 필요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트업은 수익모델이 제대로 작동해서 의미 있는 이익을 만들어내기 전까지는 계속 성장에 대한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숙명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폭발적인 성장과 이익 전까지는 필요한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과 계획이 초기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창업자에게 요구된다. (아래 스타트업 성장과 현금흐름 생애주기 참조)
제품을 만들고 시장에 론칭하고 본격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전까지 분명 많은 비용이 필요할텐데 이 비용을 창업자 본인 자금만으로 오롯이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물론 일부 금수저 창업자 제외). 그렇기 때문에 빠른 성장과 이익 창출 전까지 소요되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자금을 외부로부터 조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문제는 스타트업은 다른 비즈니스와 달리 성공과 성장이 매우 불확실한 상태에서 시작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충분한 자원을 가지고 시작하지도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출로 대표되는 타인자본조달 방식으로 충분한 자금을 조달하기에 한계가 존재한다(대부분 스타트업은 보증이 아니고서야 대출을 받지 못한다).
그래서 초기 스타트업이 론칭과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 높은 리스크를 감내하더라도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모험 자본인 벤처 캐피탈로부터 지분을 대가로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자기자본조달 방식이다. 대개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유치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는 것은 투자자와 창업자 간 창업자의 기업에 대한 가치를 합의하고, 해당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신주를 발행하면 그 신주를 투자자가 투자금으로 매입함으로써 해당 투자금이 창업자의 기업에 자본금으로 편입되는 방식으로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물론 투자조건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대개 조달한 자금에 대해서 서로 합의한 용처에 사용하고, 경영상에 윤리적 문제가 없다면 투자금에 대해서 창업자가 변제의 의무를 지지는 않는다. 대신 만약 스타트업이 빠르게 성장하여 지금보다 기업가치가 10배, 100배 이상 성장했다면 투자자는 그 지분율에 따라 성장의 과실을 창업자와 나눠서 누림으로써 높은 리스크를 감내한 투자에 대해 보상받게 된다.
정리하자면, 스타트업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으로써 시작부터 빠른 성장이 나타나지는 않지만 그에 대한 비용이 발생한다. 그 비용을 창업자 본인 자금으로 충당하기에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반드시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타인자본조달 방식으로 조달하기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거의 유일하게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투자자로부터 지분을 나눠주는 대신 투자금을 유치하는 자기자본조달 방식이다. 투자자에게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을 설득하고 이를 통해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 전반에 대한 전략이 IR 전략(또는 투자유치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창업자는 마치 자신의 제품을 고객이 매력적으로 느끼고 사용하도록 설득하듯이 투자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자에게 우리 비즈니스 모델을 매력적으로 느끼고 참여하도록 계속 설득해야 하는 숙명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다.
2.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투자자는 기본적으로 어떤 마인드셋을 가지고 있는가?
투자자에게 우리 비즈니스 모델의 매력을 설득하고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먼저 초기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하는 투자자인 벤처캐피탈 투자 심사역이 어떤 마인드셋으로 스타트업 투자에 임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그들이 진짜 원하는 것을 인지하고 이를 충족시킬 전략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 캐피탈이 무엇이고 어떤 돈으로 스타트업에게 투자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인 스타트업 투자 구조를 살펴보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의사결정은 벤처캐피탈 심사역이 주축이 되는 투심위(투자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하고 그 투자금은 벤처 캐피탈이 조성하고 운용하고 있는 펀드로부터 나온다. 그리고 펀드에 결성된 자금은 벤처 캐피탈 본계정 자금도 일부 들어가지만 대개 LP라고 불리는 유한책임투자자의 출자를 통해 조성된다.
벤처 캐피탈과 벤처 캐피탈 펀드 구조를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다. 벤처 캐피탈 펀드는 벤처 캐피탈(VC)이 GP(General Partner)로 운용 및 관리를 책임지고 펀드의 소유권은 투자자(LP, Limited Partner)들이 각자 출자한 돈의 비율만큼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벤처 캐피탈 펀드 자금으로 각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구조이다.
여기서 우리가 유의해야 할 점은 벤처 캐피탈이 조성하고 운용, 관리하는 벤처 캐피탈 펀드는 2가지 제약이 존재하는 돈이라는 점이다. 바로 '운용기간'과 '약정수익률'이다. 벤처 캐피탈 펀드는 조성 후 영구적으로 운용되는 자금이 아니라 대개 7~10년의 기간을 두고 운용하며 펀드 만기가 됐다면 별다른 이슈가 없으면 펀드를 청산하고 투자원금과 수익금을 출자한 비율대로 LP에게 정산해줘야 한다.
최초 펀드가 조성됐을 때 LP에게 운용기간 동안 연평균 수익률을 약속하는데 그 수익율을 상회한 초과 수익금에 대해서는 높은 비율로 벤처캐피탈이 성과보수로 가져가기도 한다. 펀드 운용기간 동안 약정하는 연평균 수익률은 펀드의 목적이나 특수성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일반 상식으로 봤을 때 상대적으로 높은 리스크를 감내하는 자금인 만큼 무위험 수익률보다는 높은 프리미엄이 붙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2023-09-26 기준 KOFR 3.672%, 여기에 4% 프리미엄 붙는다고 가정해도 연평균 목표 수익률은 7.6%를 상회한다).
연평균 수익률 8%를 기준으로 8년 간 운용되는 100억 원짜리 펀드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펀드 운용수수료는 따로 고려하지 않더라도 8년 간 8%의 연평균 수익률을 기록한다면 100억 원의 펀드 원금은 8년 후 185억 원으로 불어나게 된다. 운용수수료와 투자 성과 보수 등을 고려한다면 100억 원짜리 펀드 기준으로 청산 시점에서 250~300억 원을 목표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을까 추정한다.
그런데 문제는 초기 스타트업의 투자는 다른 투자와 다르게 투자 대상으로부터 투자 수익은 커녕 투자 원금도 회수 못할 위험이 큰 투자라는 점이다. 미국의 스타트업 투자 전문 DB서비스 CB Insights에 따르면 2008년에서 2010년 사이 Seed 투자된 테크 스타트업 1,119개에 대한 성과를 2018년 9월 기준으로 살펴본 결과 전체 투자건의 1% 수준인 12개 기업만이 유니콘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고 한다. 더 놀라운 것은 전체 투자 건 중에서 약 70%(67%)가 투자금 회수 불가 상태라는 점이다. 이는 국내 스타트업 투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간 정리를 하면 초기 스타트업 투자는 투자금 대비 10배, 100배 회수라는 대박 기회가 존재하지만 10개 중 7개는 투자 회수 불가 상태에 놓일 만큼 매우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큰 투자라고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각 벤처 캐피탈 펀드의 목표 수익률은 저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이상적인 펀드의 수익률을 가정해 보자면 청산 시점에서 원금대비 150~200%의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 필요하다. 이론적으로 200% 수익율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펀드가 10개 기업에 균일한 투자금을 투자했을 때 10개 기업 모두 청산 시점에서 기업가치가 투자 원금대비 3배가 되면 되겠지만, 현실은 10개 기업 모두 투자수익을 가져다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10개 중 3개 기업만 투자 성공해서 수익을 회수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8년 간 200%의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서는 회수하는 3개 기업에 대해 원금대비 10배수의 대박이 터져야 함을 의미한다.
분명 VC의 특색과 심사역의 성향에 따라 투자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 요인과 그 가중치는 서로 다를 것이다. 하지만 VC와 VC 펀드의 구조와 그 목적을 살펴보면 대개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투자자는 해당 기업에 투자했을 때 상황에 따라 10배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딜에 투자한다는 점이다. 그래야 동일한 기대를 갖고 투자한 10개 기업 중 3개 기업만이 당초 기대대로 원금 대비 10배 이상이 됐을 때 VC 펀드의 전체 투자 수익율 200%(원금대비 3배수) 달성할 수 있게 된다.
정리하자면, 초기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하는 투자자는 벤처 캐피탈이다. 벤처 캐피탈은 자신들이 GP로 참여하여 조성한 VC 펀드 자금을 가지고 스타트업에 투자하는데 그 돈은 LP라고 불리는 펀드에 출자한 투자자들에게 운용기간과 목표 수익률을 약정하고 맡은 자금이다. 반드시 운용기간 후에 펀드를 청산하고 투자원금과 수익금을 출자자들에게 되돌려 줄 의무가 있는 자금이다. 목표 수익률은 펀드의 성격과 시장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그래도 펀드 청산 시점에서 원금 대비 3배수 이상 성과를 내야 GP와 LP 모두 행복한 케이스가 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초기 스타트업 투자는 매우 리스크가 크고 불확실성이 높은 투자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투자 건에 대해서 투자원금과 수익을 회수할 수 있는 케이스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대개 10개 중에 3개 정도만 회수한다고 본다면, 각 회수건 마다 투자시점 대비 기업가치가 10배수 이상 돼야 궁극적으로 펀드가 청산시점에 원금대비 3배수로 청산할 수 있다.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투자기회를 판단하고 평가하는 기준이 다르겠지만, '해당 딜이 10배수 수익 기회가 존재하는가'는 모든 투자자가 한 번쯤은 고려하는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글쓴이는 생각한다.
3. 창업자는 IR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가?
그래서 초기 창업자는 벤처 캐피탈로부터 본격적으로 투자유치에 나설 때 어떤 메시지를 투자자에게 전달해야 할까? 글쓴이는 개인적으로 우리 비즈니스 모델이 투자유치를 받으면 현재 밸류에이션 대비 5~10년 내 최소 10배수 이상 밸류에이션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을 어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투자받는다면 5~10년 후에 현재대비 최소 10배 이상 기업가치를 성장시킬 수 있다"
대개 초기 창업자는 자신들의 제품에 대한 상세 설명 중심으로 IR자료를 구성한다. 고객이 누구인지, 고객의 문제는 무엇인지, 그 문제를 우리는 어떻게 해결하는지는 이제 Airbnb 초기 피칭덱이나 Sequoia Capital 피칭덱 작성 템플릿 등을 기반으로 다들 잘 작성한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 제품이 고객에게 주는 가치를 Problem-Solution Fit 관점에서 충분하게 제시하지만, 이 제품을 기반으로 초기에 고객을 어떻게 획득할 것인지, 그래서 돈을 얼마나 벌고 이익을 남길 수 있는지, 충분한 밸류에이션 성장을 감내할 수 있는 배후 시장을 갖고 있는지 등의 현재 대비 미래에 10배 이상 밸류에이션의 성장을 만들 수 있는지, 있다면 어떻게 10배 성장이 가능한 지에 대한 이야기는 빠져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10배 성장에 대한 이야기가 없는 IR 자료는 엄밀히 얘기해서 투자유치를 목적으로 한 문서라기 보다는 제품과 회사에 대한 소개를 목적으로 한 문서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초기 창업자는 투자 유치를 위한 IR 자료를 작성할 때 '현재대비 10배 이상 밸류에이션 성장이 가능하다'라는 메시지를 최종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 IR 자료와 그 안에 들어갈 이야기를 체계적으로 구성하여 작성해야 한다. 결국 이상적인 IR 자료에는 아래 내용이 담겨야 한다.
-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얼마나 가치 있는 문제인가?
- 그 문제를 탁월하게 해결하는 제품을 만들고 있는가 or 만들 수 있는가?
- 비즈니스가 구조적으로 이익을 남기고 빠르고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한가?
- 이런 매력적인 비즈니스를 구축할 역량이 있는가?
- 투자금은 비즈니스 성장에 어떤 역할을 할 예정인가?
아울러 초기 창업자가 보다 매력적인 IR 자료를 구성하고 작성하는데 참조할 만한 콘텐츠를 아래 링크와 같이 소개하고자 한다.
더 나아가 IR 자료의 목적은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함으로써 IR을 위한 사업계획서에서는 투자금 용처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투자자들은 자신들의 투자금이 일반적인 운영비용으로 소요되길 원치 않는다. 스타트업이 향후 10배 이상의 밸류에이션 성장에 필요한 일종의 자산 구축에 투자되길 원한다. 즉 OPEX가 아닌 CAPEX에 소요되길 원한다. 사실 유저 성장에 집중하는 경우에도 투자금을 태워서 유저를 많이 획득한 후 이들이 계속 제품에 남아 네트워크 효과를 창출할 만한 규모를 형성하여 제품의 가치 증진에 기여할 수 있어야 유저 획득에 투자되는 마케팅 비용이 CAPEX로 어필할 수 있다.
정리하면 투자자들의 투자금은 스타트업 비즈니스의 폭발적인 성장의 연료로써 쓰여져야 한다. 결국 투자금은 비즈니스의 성장에 필요한 자산으로 치환되어야 한다. 투자금은 스타트업의 경제적 해자 구축에 기여해야 한다. 경제적 해자에는 크게 5가지 종류가 있으며, 각각의 해자를 투자금으로 구축하는 일반적인 접근법은 다음과 같다.
- 더 낮은 비용 → 투자금으로 인프라와 규모의 경제 구축. 구축된 인프라로 인해 비용 절감
- 높은 전환 비용 → 투자금으로 탁월한 고객 경험(UI 포함) 구현에 필요한 전략의 마중물로 투입(예 : 플라이휠 전략, 훅 프레임워크 등)
- 네트워크 효과 → 투자금으로 초기 유저 획득 및 유지에 활용. 투자금을 태워서 유입된 유저 중 남은 리텐션 유저들로만으로도 제품 가치 증진에 기여할 규모의 네트워크 형성
- 무형 자산 → 투자금으로 기술, 브랜드 확보
- 효율적인 규모 → 투자금으로 제로투원 전략 실행 (목표 시장 독점 및 확장 반복)
4. 이상적인 Pre Series (또는 Series A) 투자유치를 준비하는 접근법은 무엇인가?
초기 창업자가 본격적으로 벤처 캐피탈로부터 투자유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보통 벤처 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는 것은 시리즈 투자로 표현한다. 흔히 VC로부터 첫 번째 투자 받았을 때 Series A 라운드 투자라고 표현(투자금이나 밸류에 따라서 Pre Series라고 표기하기도 함)하고 이후 밸류에이션과 투자금을 높여서 투자를 거듭하면서 투자 라운드를 Series B, Series C 식으로 연속적인 표현을 사용한다.
'연속'이라는 뜻을 가진 시리즈(Series)가 투자 라운드마다 붙는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스타트업이 규모있게 매출과 이익을 창출해서 자생할 수 있는 수준이 될 때까지 필요한 자금을 단계별로 나눠서 투자받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이기 때문에 스타트업의 투자 라운드에 '시리즈'가 붙는 것이다
그래서 비즈니스 모델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이익을 창출하기 전까지 1000억 원이 필요하다고 가정한다면 1000억 원을 일시에 투자받는 것이 아니라(애초에 1000억 원을 일시에 받을 수 없다. 밸류에이션이 1000억 원에 훨씬 못 미치기 때문) 단계별로 쪼개서 각 단계마다 최소한도의 지분 희석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그 자금으로 비즈니스를 성장시켜서 다음 단계에 밸류에이션을 높여서 같은 지분 희석이더라도 더 많은 돈을 조달하여 성장에 투입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해나가야 한다.
그래서 벤처 캐피탈로부터 한 번 자금을 조달받으면 최종 성장 목표까지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면서 계속 성장시키고 중간중간 필요한 자금을 계속 조달하는 본격적인 투자유치 레이스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말인즉슨, 창업자가 VC로부터 Series A 라운드 투자를 유치했다면, 이 투자금을 바탕으로 IR 라운드에서 투자자에게 약속한 성장 목표 이상을 달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업 밸류를 높여서 Series B 라운드 투자를 유치하고, 성장과 후속 투자유치를 반복해가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글쓴이는 개인적으로 본격적인 시리즈 투자유치에 앞서서 창업자가 해야 할 일 중 하나는 우리 비즈니스가 5~10년 후에 어느 정도 성장해야 할 지에 대한 최종 이미지(End Image)를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이를 TO-BE 목표 삼아 현재(AS-IS)를 기준으로 역산해서 각 투자 라운드 단계별 목표와 어떻게 최종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과 계획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성장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과 계획에 대한 추상화과 믿음을 주기 위해서는 우리 비즈니스 모델의 성장을 대변하는 올바른 핵심지표를 정의하고 이 지표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Y-Combinator에서 2020년 공개한 'Series A Guide'에서 초기 창업자가 Series A 라운드 투자유치를 준비하는 데 있어서 핵심지표 준비가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데, 각 투자 라운드별 보여줘야 할 지표의 성장 추세와 피해야 할 지표 추세를 아래와 이미지와 같이 제시하고 있다.
- Seed, Series A, Series B 라운드별 보여줘야 할 핵심지표(Core Metrics) 성장 추세
- 피해야 할 지표 관련 데이터 : 불충분한 데이터, 비일관적인 데이터, 너무 오래된 데이터
VC로 부터 본격적인 투자라운드에 돌입하는 Series A 라운드를 준비하는 창업자는 비즈니스 성장의 핵심이 되는 지표에 대해 그래서 6~12개월 간의 실제 성과와 그 성과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핵심지표의 성장세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무엇이 올바른 핵심지표인지 정의하고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어떻게 관리해나가야 할지 미리 준비해서 의식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글쓴이가 실제 Series A 라운드를 준비하는 초기 스타트업 대상 IR 컨설팅을 하거나 IR 자료에 대한 원포인트 코칭을 하는 데 있어서 대부분 안타까웠던 케이스를 되돌아보면 핵심지표를 명확하게 정의하지 않거나 이를 관리하지 않고 있어서 투자자에게 비즈니스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증거로써 보여줄 내용이 없는 상황의 스타트업이 대다수라는 점이다.
물론 핵심지표를 잘 정의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알고 있다. 하지만, 1건의 투자의사결정을 하기 전에 수십 수백 개의 투자유치를 원하는 스타트업으로부터 IR 자료를 받아 투자 검토를 하는 벤처 캐피탈 심사역에게 '눈에 띄는' IR 자료를 제시하기 위해서는 결국 원론적이지만 핵심지표의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Series A 라운드 투자유치 준비는 투자금이 실제 필요해서 투자라운드를 시작하는 시점보다 훨씬 이전부터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그 준비는 단순히 사업계획서의 스토리라인을 정리하고 슬라이드를 계속 수정보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비즈니스가 점진적으로 계속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하고 정리해서 보여주는 것을 의미한다.
5. 요점 정리
지금까지 본격적인 IR 전략 수립하는 초기 창업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멘탈 모델에 대한 글쓴이 개인의 생각과 의견을 정리했다. 이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스타트업 비즈니스를 추구하는 초기 창업자는 마치 우리 제품을 잠재 고객에게 설득하고 사용하게 만드는 것처럼 우리 비즈니스 모델과 성장 스토리를 잠재 투자자에게 설득하고 참여하게 만들어야 하는 숙명에 놓여 있다. 그래서 스타트업 비즈니스 지향한다면 시작부터 투자유치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2. 스타트업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투자하는 벤처 캐피탈의 투자금은 벤처 캐피탈 본계정이 아닌 벤처 캐피탈이 조성한 VC 펀드로부터 나온다
3. VC 펀드는 출자자로부터 일정한 운용기간 동안 목표 수익률을 약속하고 위탁받는 돈이다. 그렇기 때문에 적정 운용기간과 적절한 목표 투자수익률이 존재하고 벤처 캐피탈은 GP로써 이를 지키려고 노력한다
4. 결국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투자자는 '이 스타트업이 향후 10배 이상의 밸류에이션 성장이 가능한가?'를 염두하고 최종 투자의사결정을 한다
5. 문제는 대부분 초기 창업자의 IR 자료에는 제품에 대한 소개만 있을 뿐 비즈니스 모델과 그 성장 전략은 빈약하다
6. 매력적인 IR 자료는 해결할 만한 가치가 있는 문제를 가장 탁월하게 해결할 수 있으며, 비즈니스 모델이 구조적으로 높은 이익과 빠른 성장이 가능하며, 창업팀이 그럴만한 역량과 계획을 갖추고 있는지 모두 포함해야 한다
7. 아울러 투자금은 비즈니스 성장에 기여하는 자산 획득의 용도로 사용돼야 한다
8. 10배 이상 성장 스토리에 대한 믿음을 주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핵심 지표의 성장세를 보여주는 것이다
9. 핵심 지표의 성장세는 갑자기 만들어지지 않는다. 의식적인 계획과 실행이 수반돼야 한다.
10. 그러므로 초기 창업자는 당장 투자유치 계획이 없더라도 IR 전략을 수립하고 수정 보완해나가야 한다.
이상 초기 창업자가 Series A 라운드 투자유치를 준비함에 있어 어떤 프레임워크로 접근해야 하는지 정리했다.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생각과 의견이므로 맹신하기보다는 각 내용 중에 공감하는 부분에 대해서 부분적으로 적용하여 창업자의 삶에 보다 진전을 만들어내길 권한다.
- 끝 -
린스프린트 김정수 대표 / jskim@leansprin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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