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을 만드는 신상품 개발 모델, 훅 모델 (The Hook Framework)
수많은 사용자를 타겟으로 하는 소비자 상품(Consumer Product)의 궁극적인 목표는 상품을 습관처럼 자주 쓰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일 것이다.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자주(거의 매일) 사용한다는 것은 해당 제품/서비스가 사용자에게 확실한 쓸모(=가치)를 제공하고 있으며, 높은 수준으로 수익으로 전환시킬 여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구글(검색엔진), 페이스북(SNS), 인스타그램(SNS), 아마존(커머스), 핀터레스트(SNS) 등 단일 플랫폼 서비스로 소위 말하는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기업들을 살펴보면 이들 기업의 제품/서비스가 이제는 사용자에게 습관처럼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상품들은 소위 '습관 형성 제품(Habit-Forming Product)'라고 정의한다.
정리하면, 우리가 만드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자에게 '습관'처럼 고착화시킬 수 있다면, 빠른 성장과 이에 따른 높은 재무적 성과는 따놓은 당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습관 형성 제품을 기획하거나 진단하는 프레임워크인 '훅 모델(The Hook Framework)'를 소개하고자 한다.
1. 프레임워크 소개
습관을 만드는 신상품 개발 모델, 훅 모델(The Hook Framework, 이하 훅 모델)은 2014년 니르 이얄(Nir Eyal)의 저서 <훅 Hooked>를 통해 소개됐다.
<훅 Hooked>의 저자 니르 이얄은 '사용자의 행동을 유도하는 방식은 무엇일까?'라는 고민에 대해 오랜 기간 많은 연구와 조사를 진행했고, 연구 내용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사용자 습관 형성/개선을 주제로 컨설팅을 진행해왔다. 그 과정에서 사용자가 습관처럼 사용하는 제품인 '습관 형성 제품'이라는 용어를 정의했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등 사람들이 반복적으로 행동하도록 유도하는 상품들에서 공통적으로 찾아낸 패턴을 찾아내고 하나의 이론으로 정리했다. 그것이 바로 훅 모델이며, 이를 정리해서 2014년에 출간된 책이 <훅 Hooked>이다.
훅 모델은 기본적으로 지속적이고 자발적인 사용자 참여가 필요하고, 그래서 사용자의 습관 형성을 유도해야 하는 분야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할 때 적용하는 프레임워크이다. 사용자 입장에서 단순 이용을 넘어서 습관으로 고착화하는 데 있어서 '계기 - 행동 - 가변적 보상 - 투자'라는 4단계의 반복적 패턴을 적용되어야 하는데, 이 4단계 반복적 패턴이 훅 모델을 구성하는 요소다.
프레임워크의 작동순서를 요약하면, 사용자은 적절한 계기(Trigger, 그중에서도 외부 계기 External Trigger)를 통해 상품을 인지하고, 상품기획자가 의도한 방향대로 상품을 구매/이용한다. 상품을 본격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행동(Action)이며, 습관 형성 제품들은 사용자의 행동에 따라 적절한 가변적 보상(Variable Reward)을 제공한다. 가변적 보상에 사용자들을 지속해서 상품을 이용하고 그 과정에서 상품에 대한 사용자의 투자(Investment)가 누적된다. 그리고 결국에 상품은 사용자 입장에서 특정 상황/감정(내부 계기, Internal Trigger)에서 습관처럼 이용하게 되는 것이 프레임워크의 핵심이다.
2. 프레임워크 활용 방법
위에서 정리했듯이 훅 모델은 크게 4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1) 계기(Trigger), 2) 행동(Action), 3) 가변적 보상(Variable Reward), 4) 투자(Investment) 등이며 이 4가지 요소가 반복적 패턴이 계속 누적됨에 따라 사용자는 해당 제품/서비스를 '습관'처럼 이용하게 된다. 4가지 프레임워크 구성요소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계기(Trigger)
- 정의 및 종류 : 사용자가 행동(Action)을 유발하는 내외부 자극을 의미하며 크게 외부 계기와 내부 계기로 구분한다.
(1) 외부 계기(External Trigger) : 외부 정보를 기반으로 사용자들에게 다음 행동을 알려주는 것을 의미한다. 알림, CTA버튼, 스크롤을 상기시키는 화살표 등이 그 예다.
(2) 내부 계기(Internal Trigger) : 특정 상품이 어떤 생각이나 감정, 기존의 일상 행동과 긴밀하게 연결되는 것을 의미한다. 배가 고픈데 직접 밥차리기 귀찮을 때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 앱이 바로 생각나서 실행하는 것이 그 예다.
상품 기획자로서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부분이 사용자의 내부 계기다. 고객(사용자)이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기 직전에 어떤 상황이나 감정에 놓여 있는지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사용자와 사용자가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욕구 등을 공감하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이때 활용되는 주요 도구들로 사용자 페르소나, 고객여정지도, 사용자 시나리오 스토리보드, 공감지도, 5 Whys 법 등이 있다.
사용자가 제품/서비스를 사용하는 내부 계기 이해만으로 우리 제품/서비스를 사용자에게 쓰게하는데는 충분하지 않다. 사용자가 우리가 속한 카테고리의 제품/서비스를 필요로 할 때 우리 상품으로 쓰게끔 유도하기 위해 외부 계기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다.
외부 계기의 1차 목표는 외부 계기를 접한 사용자에게 다음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계기를 전달했는데 다음 단계로 행동하지 않는다면 이는 실패한 계기다. 외부 계기의 대표적 사례로는 음료 자판기에 시원한 느낌을 강조하는 홍보 포스터나 혹은 랜딩페이지/이메일 등에서 눈에 확 띄게 설계된 CTA 버튼 등이 있다.
상품 기획자 혹은 기업이 고객에게 이런 외부 계기를 전달하는 형태로는 크게 4가지가 있는데 이는 아래와 같다
(1) 구매를 통한 계기 : 광고 등 Paid Marketing을 통해 잠재 사용자들에게 외부 계기 전달
(2) 획득을 통한 계기 : Paid Marketing 외 회사에서 직정 수행하는 PR활동, UI 개선 등으로 외부 계기 전달
(3) 관계를 통한 계기 : 고객/사용자에 의한 입소문 또는 추천으로 제삼자에게 외부 계기 전달
(4) 점유를 통한 계기 : 이미 확보한 사용자에게 주기적으로 알림이나 이메일/문자 등을 보내서 외부 계기 전달
4가지 외부 계기 전달 형태 중 1~3번은 결국 사용자 획득(User Acquisition)과 관련한 내용이다. 사용자 획득에 대해 한 가지 첨언하자면, 사용자 획득에 다양하고 창의적인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초기 스타트업이 대규모 사용자 획득에 적용할 수 있는 채널은 제한적으로 크게 1) Paid Marketing, 2) UGC/SEO, 3) Virality, 4) Direct Sales 등이다. 특히 앱/플랫폼 등 IT 서비스의 경우 1~3번 채널을 활용해서 사용자를 획득해야 하는데 결국 위 3가지 채널이 외부 계기를 노출시키는 채널과 일맥상통하다(참조 링크).
정리하자면, 훅 모델의 '계기'는 1) 사용자가 어디에서 어떤 계기를 통해 제품/서비스를 처음 접하고 이용하는지, 2) 사용자의 어떤 상황/감정 등 기존의 일상생활의 어떤 부분을 내부 계기로써 우리 제품/서비스와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정의하는 단계다.
2) 행동(Action)
- 정의 : 사용자가 보상을 기대하면서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훅 모델의 '행동'에 배경이 되는 이론은 BJ 포그의 '포그 행동 모델(Fogg Behavior Model)'로 핵심은 사람이 행동(Behavior)하려면 동기(Motivation), 능력(Ability), 자극(Trigger)가 동시에 충족되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관련해서는 본 블로그의 <습관의 디테일>에 대한 리뷰 글을 참조하기 바란다.
<습관의 디테일> 습관 형성의 핵심,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들기! (tistory.com)
훅 모델 - 행동(Action)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행동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그 실천이 생각보다 쉬어야 한다'는 부분이다.
적절한 자극(Trigger)과 충분한 동기(Motivation)가 갖춰졌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의 행동으로 전환되지 않은 이유는 결국 행동에 필요로 하는 능력(Ability)이 너무 어렵거나 번거롭다는 등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행동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사용자가 투입해야 하는 능력을 최소화시키는 것이다. 사실 최신 기술을 제품/서비스에 접목한다는 것은 결국 사용자가 제품/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있어 복잡한 단계를 제거하고 행동을 단순화시킴으로써 요구되는 능력 수준을 최소화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행동의 단순함을 위해 제거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는 요소가 6가지가 있는데 아래와 같다. 보다 사용자가 쉽게 행동하게 만드려면 아래 6가지 요구되는 능력을 없애거나 최소화시켜주면 된다.
(1) 시간 : 행동을 하는데 있어 소요되거나 혹은 기술/방법 등을 배우는 시간을 줄인다
(2) 비용 : 행동을 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을 줄인다
(3) 육체적 노력 : 행동을 하는데 요구되는 신체적 노력을 줄인다
(4) 정신적 노력 : 행동을 하는데 요구되는 정신적 노력을 줄인다
(5) 사회적 일탈성 : 해당 행동에 대해 타인이 비정상적으로 인식하는 정도를 줄인다
(6) 비일상성 : 사용자가 기존에 해오던 일상적 행동에 보다 부합시킨다.
물론 그렇다고 행동의 동기를 무시할 수는 없다. 인간의 본질적인 동기는 결국 아래와 같이 3가지로 귀결된다. 인간의 모든 행동의 근본 동기는 즐거움 추구, 고통 회피, 희망 추구, 두려움 회피, 사회적 수용 추구, 사회적 거부 회피로 귀결된다.
(1) 즐거움 추구 / 고통 회피
(2) 희망 추구 / 두려움 회피
(3) 사회적 수용 추구 / 사회적 거부 회피
그 밖에 <훅 Hooked>에서는 행동경제학에서 제시하는 다양한 휴리스틱(심리적 지름길)을 소개하고 이를 행동 설계에 적절히 고려할 것을 주장한다. 책에서 소개된 휴리스틱 4가지는 아래와 같다. 휴리스틱을 적절하게 고려해서 사용자 행동을 설계해야 한다.
(1) 희소성 효과 : 겉으로 드러나는 희소성이 그들의 가치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
(2) 프레임 효과 : 사용자가 놓여있는 상황 그 자체가 인식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3) 앵커링 효과 : 사람들은 한 가지 정보만에 근거해서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4) 진행 부여 효과 : 자신이 특정 목표에 근접해가고 있다고 여길 경우, 사람들의 동기가 크게 상승한다
정리하자면, 훅 모델의 '행동'은 사용자가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단계나 과정을 분석하고, 각 단계별 사용자들의 행동을 촉진시키는 요소를 벤치마킹하거나 행동을 제약시키는 요소를 제거/완화함으로써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행동하는데 요구되는 능력을 최소화시키는 단계다.
3) 가변적 보상(Variable Reward)
- 정의 : 보상이란, 사용자의 행동에 대한 대가를 의미하는데, 가변적 보상은 사용자에게 예측 불가능하게 계속 변화하는 보상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 종류 : 보상에는 종족 보상, 수렵 보상, 자아 보상 등 3가지 종류가 있다
(1) 종족 보상 : '사회적 보상'을 의미하며, 타인으로부터 인정받는다는 욕구를 충족시키는 보상이다 (예 : 페이스북 좋아요/팔로워 수)
(2) 수렵 보상 : 물리적 목표를 확보해야 할 필요성을 충족시키는 보상이다 (예 : 물질, 돈, 정보 등)
(3) 자아 보상 : '자기 만족'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보상이다 (예 : 탁월함, 완수, 유능함, 일관성 등)
<훅 Hooked>에 따르면, 사람의 행동을 유도하는 것은 보상 그 자체에서 느끼는 기분이 아니라, 그런 보상에 대한 열망을 완화시키고자 하는 욕구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시점에서 사람은 흥분하는 감정을 느끼는데,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이는 익숙하고 예측 가능한 영역이 돼버린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이 느끼는 흥분과 흥미 또한 사라지게 된다.
또한 사람들은 보통 통제권이 자신에게 있기를 원한다. 아무리 좋은 제안이나 보상도 자신의 선택여부와 상관없이 집행된다면 오히려 불만을 가지게 된다. 이에 대해서는 조나 버거의 <캐털리스트>에서 '리액턴스 효과'로 설명되는데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기 바란다.
<캐털리스트> 생존을 위한 변화를 가로막는 5가지 장벽에 대한 이해와 극복 전략 (tistory.com)
그렇기 때문에 사용자의 행동에 대한 보상을 설계할 때는 가변적 보상의 특성은 기본으로 하되 고객에게 선택권을 제시하는 자율성을 보장하고, 궁금증을 계속 유발하고 지루할 틈을 주지 않도록 무한한 가변성을 가져가야 한다.
정리하자면, 훅 모델의 '가변적 보상'은 사용자가 질리지 않고 계속해서 제품/서비스를 이용하도록 만드는 보상을 설계하거나, 벤치마킹 대상은 어떤 가변적 보상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분석하는 단계다.
4) 투자(Investment)
- 정의 : 사용자가 제품에 쏟는 비용, 노력, 시간 등을 의미한다.
인간은 비이성적일 정도로 자신의 노력을 중요시 하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투입한 노력을 과대평가하고, 과거 행동과의 일관성을 계속 유지하려 하며 인지 부조화를 피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보편적 경향 때문에 특정 상품에 대한 투자 활동은 해당 상품의 선호로 이어지게 된다.
그래서 제품/서비스에 대한 사용자들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제품/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약간의 노력'을 투자하게 만들어야 한다. 사람은 노력을 들여서 얻은 것은 그렇지 않은 것에 비해 훨씬 가치 있다고 여긴다. 그냥 마트에서 구매한 책상이나 의자보다 이케아 매장에 가서 직접 고르고, 배송된 제품을 직접 조립한 책상이나 의자를 훨씬 더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을 일례로 들 수 있다.
투자 단계에서 유의할 점은 즉각적인 만족을 제공하는 행동 단계와는 달리 투자 단계에서는 앞으로 일어날 보상에 대한 기대가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점이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 제품/서비스에 지속적으로 가치를 저장함으로써 쓰면 쓸수록 훨씬 보상이 크도록 만들어야 한다(예 : 개인 맞춤 추천의 고도화, 플랫폼/커뮤니티 내 높은 평판 획득, 사용 기술의 익숙함 등).
제품/서비스에 저장할 수 있는 가치로는 콘텐츠, 데이터, 팔로어, 평판, 사용기술 등이 있으며, 이들 가치가 쌓이면 쌓일수록 사용자 입장에서 동일 카테고리의 다른 경쟁 제품으로 전환하는데 있어 소요되는 전환비용(Switching Cost)이 높아짐으로써 결국 우리 제품/서비스에 Lock-in 되도록 한다.
(1) 콘텐츠 : 멜론(Melon)에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다양한 플레이리스트에 저장
(2) 데이터 : 뱅크샐러드에 내가 소비한 내역을 계속 저장
(3) 팔로어 : 네이버 블로그에 나를 '이웃'으로 추가한 이용자 증가
(4) 평판 : 배달의민족에 쌓인 우리 가게에 대한 리뷰/평점
(5) 사용 기술 :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프로그램에 대한 기본 기능/단축키 등 숙지
3. 프레임워크 활용 예시
훅 모델을 통해 필자가 습관처럼 자주 쓰고 있는 '배달의민족'을 간단하게 분석해봤다.
필자가 사용하는 몇 안 되는 앱 중에서 가장 사용 빈도가 높은 서비스는 '배달의민족'이다. 배달의민족을 쓴 지 몇 년이 흘러서 정확하게 어떤 계기로 배달의민족을 인지하고 사용하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TV 광고 또는 기타 매체를 통해 배달의민족을 인지/사용하거나 혹은 주변 지인이 앱을 쓰는 모습을 보고 인지/사용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배달의민족은 앱을 처음 실행하는 사람들도 쉽게 주소를 등록하고 지역 내 배달 음식을 주문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참조 링크를 참조하시기 바란다.
배달의민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할 때 초기에는 느꼈던 보상은 내가 원하는 음식이 편리한 방법으로 주문/결제하고 제시간에 도착하는 바람직한 결과(Desired Outcome)를 경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런 결과는 당연한 결과로 인식돼 더 이상 사용자들에게 감동이나 즐거움을 주지 못한다.
대신 배달의민족은 다른 배달앱과 다르게 '배는 고픈데 메뉴를 아직 정하지 못한' 잠재 고객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배달 음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가변적 보상을 제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배달의민족에 대한 사용자들의 투자다. 필자는 적극적으로 즐겨찾기나 리뷰 기능을 사용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다른 배달앱으로 전환도 고려하고 있지 않다. 왜냐하면 이미 배달의민족 앱의 UI가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배달앱(요기요, 쿠팡이츠 등)에 가입하면 5,000~10,000원의 웰컴 쿠폰과 다양한 할인 혜택을 배달 주문에 일회성으로 적용할 수 있지만, 그 혜택이 개인적으로 이를 위해 굳이 새로운 앱을 설치하고 신규 회원으로 가입하고자 하는 행동을 유발할 정도의 동기는 아니다(물론 월말에 용돈이 다 떨어졌는데, 치킨이 꼭 먹고 싶은 상황에서는 해당 동기가 행동을 유발하기에 충분한 크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필자와 다르게 적극적으로 배달의민족의 다양한 기능(찜하기, 리뷰 작성 등)을 이용하는 사용자라면 시간이 지날수록 배달의민족 안에 훨씬 많은 가치를 저장시켜놔서 1~2만 원 쿠폰으로는 다른 배달앱을 쓸 엄두도 못 내는 상태가 될 것이다(물론 체리피킹 형태로 할인쿠폰만 쏙 빼먹고 여전히 메인앱은 배달의민족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다수).
이렇게 몇 번 배달의민족 이용을 반복하다 보니(예전에 그동안 누적 배달음식 주문액을 조회할 수 있었는데, 이때 5~600만 원을 소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제는 배는 고픈데 밥상을 차리기 귀찮은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배달의민족을 실행하게 된다(배달음식을 주문해야 하는 상황 -> 배달의민족 실행이라는 연결고리 형성).
4. 프레임워크에 대한 의견
개인적으로 필자가 습관처럼 사용하는 다양한 제품/서비스, 콘텐츠(게임 등)를 훅 모델에 적용해서 생각해보니 내가 왜 습관(보다는 중독에 더 가까운...)처럼 사용해왔는지 이해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몇은 큰맘먹고 습관을 끊어내기 위해 인위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환경 변화 등). 그만큼 사용자들이 습관처럼 쓰고 있는 제품/서비스에 대한 이유를 빠르게 구조화하는데 훅 모델은 매우 유용한 프레임워크다.
훅 모델을 가장 잘 적용할 수 있는 제품/서비스 유형은 주로 IT기반으로 성장과 수익성 제고를 위해 지속적이고 자발적인 사용자 참여가 필요한 분야로 대표적으로 앱, 게임, 플랫폼, 커뮤니티,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의 분야다. 하지만 훅 모델이 그 외 분야에서는 적용할 수 없는 모델이라고도 볼 수 없다.
이 세상 모든 제품이나 서비스는 결국 사람이 직간접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사용하는 사람이 사용(행동) 시점에서 별다른 고민 없이 행동할 수 있고, 쓰면 쓸수록 다른 제품으로의 전환을 힘들게 만들 수 있는 것이 결국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1) 우리가 기획하고자 하는 제품을 경쟁력있는 제품으로 만들거나, 2) 기존 제품을 보다 효과적으로 개선하거나 혹은 3) 우리가 벤치마킹 삼고자 하는 업계 리더의 제품을 분석하는 데 있어서 훅 모델의 전체 또는 일부('행동' 또는 '가변적 보상' 등)를 적용할 가치가 있다고 보인다.
1) 신제품 기획 = 지속적이고 자발적인 사용자 참여를 이끌어내서 사용자의 습관이 될 가능성이 있는 제품 기획
2) 기존 제품 개선 = 기존 사용자 중 유독 우리 제품을 습관처럼 열렬히 사용하는 열혈 사용자의 사용행태를 분석하여 습관으로 연결되는 패턴을 표준화하고 이를 일반 사용자들에게 적용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제품 개선 (습관 테스트)
3) 벤치마킹 = 벤치마킹 대상 제품의 사용자 행태를 '인지 - 행동 - 가변적 보상 - 투자' 단계로 구분해서 분석한 후 습관처럼 사용되는 기능 및 해당 기능이 습관으로 형성되는 반복적 패턴 파악
5. 관련 참조자료
- (도서) 훅 Hooked : www.yes24.com/Product/Goods/15523319
- (도서) 습관의 디테일 : www.yes24.com/Product/Goods/93969147
- The Hook Model And How To Build It Ethically : fourweekmba.com/hook-model/
- 끝 -
린스프린트 김정수 대표 / jskim@leansprin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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