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성공에 가장 중요한 요소 (The single biggest reason why start ups succeed)

강의안을 만들다가 다시 한번 보게 된 빌 그로스(Bill Gross)의 '스타트업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The Single Biggest Reason Why Start ups Succeed)'라는 주제의 TED 영상. 6분 남짓한 영상을 보면서 스타트업의 본질에 대해 기본으로 돌아와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 계기가 됐다. 그리고 그 기본을 잊지 말자는 의미로 이렇게 간략하게 그 내용과 내 생각을 포스팅으로 정리한다.

 

테드 영상 원본은 아래 링크에서 볼 수 있다(한국어 버전으로).

 

www.ted.com/talks/bill_gross_the_single_biggest_reason_why_start_ups_succeed?language=ko

스타트업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

스타트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가장 중요한 요인에 대해 이해하기 전에 먼저 테드 연사인 빌 그로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것 같아 간단하게 정리해본다. 빌 그로스는 1958년생 비즈니스맨으로 오디오 장비 제조업체인 GNP Loudspeakers 등을 비롯해 100여 개의 회사를 창업하고 운영했다. 그 과정에서 당연히 무수한 실패를 경험했으며, 오히려 실패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이를 기반으로 스타트업의 성공 요인을 연구했다고 한다. 현재는 아이디어랩(Idealab)의 대표 및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100개의 기업을 창업하고 그 과정에서 무수한 성공(엑싯 포함)과 실패를 경험하면서 그는 스타트업이 성공하는 데 있어 5가지 핵심 요소의 영향이 가장 크다는 것을 발견했다.

 

빌 그로스가 강조하는 스타트업 성공의 5가지 요소는 다음과 같다.

 

1. 아이디어 (Idea) : 비즈니스 아이템의 차별성, 독창성 등을 의미

2. 팀 (Team) : 아이디어를 실행하고 변화하는 환경에 민첩하게 적응하는 것을 포함한 창업자/경영진/회사의 실행력 의미

3. 비즈니스 모델 (Business Model) : 비즈니스 모델 중 특히 수익 모델을 의미

4. 자금조달 (Funding) : 사업 운영에 필요한 충분한 혹은 대규모의 자금 조달을 의미

5. 타이밍 (Timing) : 시장 진입 타이밍이 너무 빠른가?(그래서 우리의 고객들이 교육이 필요한지) 혹은 시장 진입 타이밍이 너무 느린가?(그래서 경쟁자가 이미 많이 존재하는지) 등을 의미

 

참고로 빌 그로스는 처음에는 아이디어가 스타트업 성공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이후에는 차별적이고 독창성 있는 아이디어보다 이를 실행하는 팀의 실행력과 적응력, 문제 해결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200여 개의 스타트업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분석했고, 이 중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5개의 스타트업 성공 및 실패 사례를 보면 아래와 같다. 

전세계적으로 성공한 스타트업(위)과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실패한 스타트업(아래) 사례 5가지 (Source : TED)

- 성공 스타트업의 대표 사례 5개. : 에어비앤비, 인스타그램, 우버, 유튜브, 링크드인

- 실패 스타트업의 대표 사례 5개 : 웹벤, 코즈모, 펫츠닷컴, 플루즈, 프렌드스터 

 

성공한 5개 스타트업은 우리들도 익히 알고 있고 이 중 거의 대부분은 실생활에서 즐겨 쓰고 있다. 반면 실패한 스타트업 5개는 조금 생소한 면이 없지 않아 있다. 하지만, 실패한 스타트업 5개 대부분 그 당시에는 높은 기대감과 수많은 VC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던 촉망받던 스타트업이었다.

 

성공한 스타트업과 실패한 스타트업을 '5가지 성공요인'이라는 렌즈로 바라봤을 때 가장 큰 차이는 바로 '타이밍'였다(물론 위의 참조 그림에서 보면 아이디어와 팀 또한 전반적으로 낮은 수치를 보이는데, 테드 영상 앞에서 보여줬던 빌 그로스의 실제 창업한 기업 사례 10가지를 보면 성공한 기업과 실패한 기업 간 아이디어와 팀 수치는 큰 차이가 없다).

 

5가지 스타트업 성공 요인의 중요도 순위 (Source : TED)

내 집에 남은 방은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빌려주도록 중개하는 숙박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는 출시 당시 굉장히 생소한 아이디어로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사업 성공에 회의적인 반응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투자자들의 생각/반응과는 정반대였다.

 

5가지 성공 요인 중 에어비앤비를 탁월한 성공을 이끈 단 하나의 요소는 바로 '타이밍'이었다. 에어비앤비가 본격적으로 론칭한 2008년은 2007년 발발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경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 금융위기로 많은 사람들이 직장에서 나가거나 소득이 줄었기 때문에 대부분 사람들은 가외 수입에 대한 욕구가 매우 강했다. 이런 상황에서 에어비앤비는 유휴 공간(방 또는 집)을 가지고 쉽게 추가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탁월한 솔루션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우버의 성공 요인 또한 에어비앤비와 마찬가지다. 다만 주인공이 유휴 공간을 지닌 사람에서 차를 지닌 사람으로 바꼈을 뿐이다.

 

최근에 정말 좋은 타이밍으로 큰 성공을 거둔 스타트업을 생각해보면 단연 Zoom을 들 수 있겠다. 화상 회의를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SaaS 솔루션 Zoom은 2011년 설립한 비디오 커뮤니케이션 솔루션 기업으로 2019년 나스닥에 상장했다. 나스닥 상장 전까지 견조한 성장을 보였고, 2020년 1월 말에 분기 매출액 $1억 8,800만(약 2,000억 원)을 달성했다. 그리고 2020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비대면 커뮤니케이션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1년도 안 돼서 분기 매출액이 $7억 7,700만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배가 증가했다.

 

불과 1년 사이에 Zoom의 솔루션이 월등히 좋아졌을까? 아마 어느 정도 개선은 있었겠지만 5배, 10배씩 더 좋아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Zoom의 폭발적 성공을 이끈 것은 결국 시장 타이밍이었다.

 

Zoom의 분기 매출 추이 (Source : Statista) - Zoom의 회계기준은 1월, 4월, 7월, 10월이 분기 마감이고, 회계연도 2021년 말은 2021년 1월 31일이다. 2019년도 매출은 회계연도 2020년도를 주로 보면 된다.

 

결국 스타트업의 성공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타이밍이며,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가 시장에 진입할 최적의 타이밍인지 여부는 우리가 제공하는 가치제안에 대해 소비자들이 충분한 준비가 됐는지 여부라고 빌 그로스는 말한다.

 

이 말을 재정리하면 결국 스타트업 입장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현재 시장(고객)에서 받아들여질 준비가 됐는지(적절한 타이밍인가)를 아는 것이다. 스타트업을 준비하거나 이제 막 제품/서비스를 론칭한 창업가들과 얘기하면 대개 자신이 만들고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사랑에 빠진 상태다. 자신이 만드는 것에 대단한 애정과 자신감은 필요한 요소이지만 이게 과할 경우에는 시장을 바라보는 객관적 시각을 흐리게 만든다.

 

지금처럼 창업을 시작하기 너무 좋은 시기에 빠르게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실행하는 것만큼 진짜 고객의 관점에서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가 세상에 선보이기에 적절한 타이밍인지 균형 잡힌 시각으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역량이 창업자에게 필요한 것 같다.

 

- 끝 -

린스프린트 김정수 대표 / jskim@leansprin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