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왜 실패하는가? (Why Startups Fail)
한동안 너무 바빠서 블로그에 새로운 글을 올리지 못했다. 그 동안 양질의 글을 읽으면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지만 제대로 글로 정리해서 공유하지 못했다...
유일하게 유료로 정기구독하고 있는 콘텐츠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있는데, 지난달 말에 받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2021년 5-6월호를 오늘 아침에서야 보게 됐다. 그리고 스타트업을 이제 막 시작하려는 예비창업자, 그리고 스타트업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아티클을 읽고 급하게 내용과 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자 한다.
본인이 HBR 이번호에서 가장 영감을 받은 아티클은 본 포스팅의 제목이기도 한 "스타트업, 왜 실패하는가?"이다. 아티클 본문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면 된다.
https://www.hbrkorea.com/article/view/atype/ma/category_id/8_1/article_no/1705
본 아티클은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하버드 이노베이션랩(Harvard Innovation Labs) 총괄을 역임하고 있는 톰 아이젠만(Tom Eisenmann) 교수가 올 3월 발간한 동명의 단행본(Why Startups Fail)의 핵심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톰 아이젠만 교수에 따르면,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이유로 아래와 같이 크게 6가지가 있는데, 그 중 위의 2가지가 창업자가 흔히 범하는 실수패턴이라고 한다.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6가지 이유>
1. 좋은 아이디어, 나쁜 친구들 : 창업 아이디어는 훌륭했지만, 창업팀을 비롯하여 스타트업 주요 이해관계자가 해당 아이디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에 역부족이었다.
2. 잘못된 시작 : 제품이나 서비스를 설계하기 전에 고객 니즈에 대한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3. 긍정 오류를 범하다 : 얼리어답터에서 초기 주류 시장으로 넘어가지 못했다.
4. 속도의 덫에 걸리다 : 너무 빠른 성장에 초점을 맞춘 나머지 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르기 전에 자금을 모두 소진해버렸다.
5. 인력이 부족해지다 : 사업을 제대로 이끌 수 있는 인재 영입에 실패하거나 너무 늦어졌다.
6. 기적이여 넝쿨째 오라 : 창업가가 세운 원대한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앞에 놓인 장애물들이 많다. 각 장애물을 성공적으로 넘으면서 최종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애초에 확률이 매우 낮다.
아티클에서 소개한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6가지 이유 중 필자는 본 포스팅을 통해 2번 이유인 '잘못된 시작'에 대해서 좀 더 다뤄보고자 한다.
아티클 저자(톰 아이젠만 교수)와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이 검증된 방법론으로써 '린스타트업(Lean Startup)' 방법론을 옹호한다. 그리고 린스타트업 방법론에 입각하여 빠르게 MVP를 출시하고 고객의 MVP에 대한 반응을 빠르게 학습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진입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본질은 흐려져버리고 '빠르게 수시로 론칭하라', '빨리 실패하라' 등 린스타트업 방법론의 일부에 매몰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빠른 실행'을 최우선가치로 해서 빠르게 제품을 만들고 출시하고 고객 반응을 살펴 수정/보완하는 학습 사이클을 반복하려고 한다. 그런데 이때 많은 창업자가 간과하는 것이 '과연 내가 만들고자 하는 제품이 고객이 원하는 것인가?', '우리 제품/서비스로 해결하고자 하는 고객의 문제가 진짜 고객이 해결하기를 원하는 문제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이다.
톰 아이젠만 교수는 특히 엔지니어 기반의 창업팀이 겪는 실수로 '잘못된 시작'을 꼽았으며, 이들 대부분 빠른 실행에 급급해 '제대로 된 고객 조사'를 생략한다고 강조했다. 즉,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제품의 컨셉 또는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고객 입장에서 중요한 문제인지 검증하기 전에 제품을 만드는데 급급했다는 얘기다.
린스타트업 방법론의 실전적인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는 <Running Lean>의 저자 애쉬 모리아 또한 '일단 제품을 만들기 시작하면 많은 시간, 노력,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을 만들기 전에 (제품을)만들만한 가치가 있는지 먼저 검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필자 또한 이 의견 200% 동의하는 바이다.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제품이 시장에 출시될 만한 가치가 있는지 어떻게 검증할 수 있을까? 아티클의 저자 톰 아이젠만 교수는 잘못된 시작을 막기 위해 다음 3단계로 구조화된 제품 디자인 프로세스를 따를 것을 제안한다.
1단계 : 문제 정의하기
고객들에게 솔루션부터 소개하고 보자는 생각은 잠시 제쳐두고, 기업은 제품 설계를 시작하기 전 잠재 고객을 꼼꼼히 인터뷰해야 한다. 제품 개발보다는 고객이 안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찾아 정의해야 한다. 이때 얼리어답터 고객군뿐만 아니라 나중에 주 구매층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고객군 모두 인터뷰해야 한다.
2단계 : 솔루션 개발하기
고객군을 파악하고 미충족 니즈를 분석했다면 다음은 여러 솔루션을 브레인스토밍할 차례다. 콘셉트별로 프로토타입을 만든 뒤 잠재 고객과 일대일로 만나 피드백을 얻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급하게 MVP를 만들기 보다는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계속 발전해나가야 한다.
3단계 : 솔루션 검증하기
가장 인기 있는 솔루션을 찾기 위해 MVP 테스트를 여러 차례 계속한다. 앞선 2단계에서 소비자 한 명 한 명과 직접 만나 시제품을 리뷰하는 것과 달리, 3단계의 MVP 테스트는 실제 시장 환경과 흡사한 곳에서 실제 고객이 제품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피는 일이다.
필자 또한 위의 3단계 제품 디자인 프로세스에 동의하는 바이다. 특히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의 예비창업자나 사내벤처팀들은 무엇을 만들지 결정하기 전에 고객이 누구이고, 어떤 니즈를 가지고 있는지 고객 니즈 조사를 반드시 해야 한다. 그리고 고객 니즈 조사를 하는 가장 탁월한 방법으로 '고객 인터뷰 방법'을 추천한다.
제품을 만들기 전에 우리가 만들 제품이 출시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먼저 알아보는 과정을 매우 중요하지만, 대부분 창업자가 간과하고 그냥 지나친다. 일단 제품을 만들기 시작하면 쉽사리 피봇할 수 없다. 그러므로 무언가 만들기를 결심했다면 제품 제작을 '실행'하기 전에 진짜 고객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단 5분이라도 물어보는 것을 '실행'하자.
고객 인터뷰 방법을 비롯해 고객 니즈 조사를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설명은 본 블로그의 아래 글을 참조하면 된다.
https://acquiredentrepreneur.tistory.com/63
- 끝 -
린스프린트 김정수 대표 / jskim@leansprin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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