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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2021-07-11에 업데이트했습니다.

 

예비창업자, 초기 스타트업을 주로 만나는 일을 햇수로 8년가량 하면서 느낀 점은 정말 다양한 이유로 스타트업 성공(성장)하거나 실패(소멸)한다는 점이다. 시중에 다양한 스타트업 성장 방정식, 전략 프레임워크 등을 접할 수 있지만, 스타트업 성공, 성장에 소위 말하는 '왕도'는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 본인은 '어떻게하면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보다 높은 확률로 성공/성장할 수 있도록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까?' 관점에서 꾸준히 학습하고 경험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면서 나만의 개똥철학(원칙 또는 믿음)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초기 창업자는 우리 비즈니스가 10년 내 100배 이상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과 제삼자 설득을 위한 이야기(즉, 내러티브)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처음부터 큰 비전없이 재미로 취미로 시작하다가 유니콘이 돼버린 사례도 굉장히 많다(페이스북, 에어비앤비 등). 설사 재미로 시작했더라도 유저/고객의 실제 반응이 '이거 잘하면 돈 벌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시켜나가고 회사를 설립하게 되면 재미로 접근한 사람이 아닌 진지하게 비즈니스에 임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참여시켜야 한다. 최소한 이때부터는 초기 창업자는 어떻게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고 성장해나갈 지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쁜 계획도 계획이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낫다."
"단계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면 원칙이 필요하다. 가장 성공한 회사들은 핵심적인 이행 계획을 설립 단계에서부터 미리 세운다."
- 피터 틸 (도서 <Zero to One> 중) -

특히 스타트업은 불확실한 상황(고객 수요, 기술 구현 등의 불확실성)에서 고객들에게 제공할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조직(에릭 리스)이면서 매우 빠르게 성장하도록 디자인된 조직, 기업(폴 그레이엄)으로써 기존의 작은 비즈니스와 차별점을 두기 때문에 초기 단계부터 자금조달이 필요하다. 

 

아무것도 없는 초기 스타트업(특히 국내)이 고객조사, 시장검증, 제품 구현 등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물론 3Fs(Family, friends & fools - 가족, 친구 및 바보...)도 있지만, 대개 투자자(엔젤, 액셀러레이터, VC 등) 또는 지원사업 심사위원을 설득해야 한다. 그리고 역량 있는 팀원, 파트너를 제값 다 주고 모셔올 수 없기 때문에 미래 비전을 가지고 설득해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위한 이야기를 필자는 '비즈니스 성장 내러티브'로 정의한다. 내러티브(Narrative)는 이야기의 한 종류로 듣는 이의 참여/설득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이야기(Story)와 구분된다. 비즈니스 성장 내러티브는 앞으로 우리 비즈니스가 100배 이상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설득하기 위한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IR사업계획서 작성 프레임워크, 비즈니스 스토리텔링 프레임워크 등 다양한 이름의 비즈니스 성장 내러티브 프레임워크들이 존재하지만, 필자는 설득력 있는 비즈니스 성장 내러티브는 아래와 같은 5가지 이야기로 구성돼있고, 5가지 이야기가 순차적으로 서로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한다고 본다. 

 

1. 가치창조 이야기 (Value Story) - 과연 우리는 이용자/고객에게 쓸모를 제공하는가?

2. 관계형성 이야기 (Relationship Story) - 과연 우리는 이용자/고객에게 지속적으로 선택받는가?

3. 성장공식 이야기 (Growth Story) - 과연 우리는 효과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는가?

4. 수익창출 이야기 (Money Story) - 과연 우리는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에 대해 합당하게 돈을 받음으로써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가?

5. 100배 성장 이야기 (100X Story) - 과연 우리는 10년 내 현재보다 기업가치 100배 이상의 지속가능성 비즈니스로 성장할 수 있는가? 

 

모든 성공한 스타트업이 비즈니스 성장 내러티브를 처음부터 고민하지 않았지만, 초기부터 누군가를 설득하고 참여를 이끌어내야 하는 창업자라면 반드시 한 번쯤은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설득력 있는 비즈니스 성장 내러티브를 구성하는 5가지 이야기가 각각 주제이고, 각 주제에 대해 실질적으로 어떤 얘기들을 듣고 싶어 하는가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자 한다.

 

1. 가치창조 이야기 (Value Story)

'가치창조 이야기'는 우리가 고객을 위해 만드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초기 스타트업이 만들고자 하는 제품/서비스는 대개 전에 없던 새로운 것이 많다. 그래서 오랫동안 제품과 사업모델을 고민해온 창업자에게는 내 제품, 사업모델이 익숙할 지 모르나 이를 처음 접하는 나머지 사람들(주로 이해관계자 - 투자자, 파트너, 임직원 등)은 생소할 수밖에 없다. 생소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듣고 싶은 게 '과연 고객에게 가치가 있는가?'라는 질문의 답이다.

 

가치(Value)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사물이 가지고 있는 쓸모'다. 결국 가치있는 제품은 고객에게 쓸모가 있어야 한다. 초기 창업자가 우리 제품/서비스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고객에게 어떤 쓸모가 있는지 명확하게 이야기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상당수 창업자는 비즈니스 성장 내러티브를 펼치면서 고객가치에 대해 명확하게 정의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이 경우 대개 쓸모(=가치)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제품/서비스가 지니고 있는 기능(특징)이나 혜택/이득에 집중한다. 물론 청자가 목표 고객과 프로필이 거의 일치하면이야 우리 제품/서비스가 지니고 있는 기능, 효익만으로 그 가치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그럼 기능, 혜택, 가치의 사전적 정의는 어떻게 다를까? 네이버 국어사전의 정의를 가지고 와봤다.

- 기능 (Feature) : 하는 구실이나 작용을 함. 또는 그런 것. 권한이나 직책, 능력 따위에 따라 일정한 분야에서 하는 역할과 작용.
- 혜택/이득 (Benefit) : (혜택)은혜와 덕택을 아울러 이르는 말. (이득)이익을 얻음. (이익)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보탬이 되는 것. / (영영사전 정의) An advantage, help, sake or aid from something.
- 가치 (Value) : 사물이 지니고 있는 쓸모.

예를 들어 우리가 새로운 수능 대비용 인강 서비스를 준비한다고 가정해보자. 대부분 아래와 같이 우리 서비스를 설명할 것이다.

 

"우리는 언어, 수리, 외국어, 사회탐구, 과학탐구 각 과목별로 핵심 액기스만 뽑아서 40분-30강씩 1080p 화질의 강의를 제공한다. 우리는 고객이 시청하는 환경에 최적화된 UI를 제공한다(모바일, 태블릿, PC, TV 등 각각 맞춤형 UI 제공). 우리 강사진은 현재 강남 대형 입시학원에서 늘 만석을 만드는 소위 1타 강사들이며, 이들의 인터넷 강의를 각각 들으면 수험기간 내내 평균 300만 원가량 소요되겠지만, 우리 특별 패키지는 1년 69만 원이면 모두 들을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인강 서비스로는 유일하게 100% 환불 보증도 해준다. 이것이 우리가 창출하는 가치다."

 

여기에 고객 가치는 빠져있다. 기능과 혜택만 아래와 같이 있을 뿐이다.

 - 기능 : 1080p 화질 강의, 각 과목별 40분-30강, 디스플레이 크기별 맞춤형 UI, 전과목 1년 사용권 99만 원, 과목별 2강 이내 수강시 14일 내 100% 환불

 - 혜택 : 시가 300만 원 상당의 강의를 69만 원에 이용 가능. 나에게 맞지 않으면 2주 내 100% 환불 가능. 영상을 보는 기기(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 등)에 따라 강의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맞춤형 UI

 

위의 이야기는 고객 가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회사, 창업자)가 주인공이 되서 우리가 어떤 것을 만드는지 소개하는 이야기다.

 

고객 가치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주인공 '고객'이어야 한다. 주인공인 고객이 현재 어떤 상황에 놓여있고, 그 상황에서 창업자가 만드는 새로운 인강 서비스가 궁극적으로 어떤 쓸모가 있는지 이야기해야 한다.

 

"우리 서비스의 핵심타겟은 도서지방에 거주하고 있는 고3/N수생이다. 지방에 거주하는 수험생의 경우 서울로 올라와서 수능을 준비하기에 너무 많은 기회비용이 존재한다. 그래서 대개 인강을 구독한다. 목표하는 수능점수를 얻기 위해 인강을 중심으로 학습계획을 짜고 실천한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인강을 들으려고 하면 너무 다양한 강사진과 커리큘럼에 압도돼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것저것 듣다 보면 부담도 꽤 된다. 우리는 단독 69만 원에 이 모든 걱정을 해결해준다. 일일이 인강을 고르고 세팅하는 피로감을 없애주고 가격도 1/4 수준보다 더 저렴하다. 심지어 몇 과목 들어보고 나랑 안 맞으면 100% 환불할 수 있다."

 

이런 형태를 우리 제품/서비스가 제공하는 고객 가치라고 할 수 있다. 이 이야기는 주인공이 회사가 아닌 고객이며, 고객이 지니고 있는 문제/니즈를 나타낸다. 그리고 우리 제품/서비스가 지니고 있는 기능, 혜택이 고객의 문제/니즈를 해결할 수 있는지 설명함으로써 고객 입장에서 정확하게 어떤 쓸모가 있는지 나타낸다. 

 

고객가치를 정의할 때 특별한 공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필자는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전개하는 것을 선호한다.

고객가치제안 스토리텔링 구조
 1) 고객 정의 : 우리의 고객은 정확하게 누구인가? (도서지방에 거주하고 있는 고3/N수생)
 2) 핵심 과업 정의 : 우리의 제품/서비스는 고객의 어떤 과업을 수행하는데 사용되는가? (수험준비를 위한 인강)
 3) 고객 기대 정의 : 고객 입장에서 핵심 과업을 탁월하게 완수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 (저렴한 비용으로 효율적으로 목표하는 수능 점수 달성)
 4) 문제 정의 : 기존에 고객이 핵심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 활용하는 대안재가 지니고 있는 문제/한계는 무엇인가? (평균 300만 원 내외의 가격, 너무 방대한 선택지, 까다로운 환불 정책/절차 등)
 5) 해결책 정의 : 우리의 제품/서비스는 고객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1년 69만 원에 무제한 콘텐츠 제공, 검증된 커리큘럼 제공, 2주 내 100% 환불 보증 등)

이런 전개로 고객가치를 스토리텔링해도 여전히 문제는 존재한다. 첫 번째는 콘텐츠, 커뮤니티와 같이 고객의 문제에 대한 솔루션 서사(Problem-Solution Fit)가 100% 대입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이런 사업 아이템은 대개 진통제(Pain Killer)가 아닌 비타민(Vitamin)으로 시작해서 결국 사용자가 중독(=습관)이 돼서 이 아이템을 안 하면 오히려 고통이 생기는 유형이다. 이런 유형은 차라리 아래 습관형성제품 프레임워크(Hook Framework)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https://acquiredentrepreneur.tistory.com/73

 

습관을 만드는 신상품 개발 모델, 훅 모델 (The Hook Framework)

수많은 사용자를 타겟으로 하는 소비자 상품(Consumer Product)의 궁극적인 목표는 상품을 습관처럼 자주 쓰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일 것이다.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자주(거의 매일) 사용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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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문제는 분명 고객을 주인공으로 충분하게 우리 제품/서비스가 지니고 있는 쓸모를 잘 정리했는데도 듣는 사람은 여전히 고개를 갸우뚱거린다는 문제다. 이건 왜 그럴까?

 

필자도 그런 경우가 참 많았다. 분명 논리적으로 말은 되는데.. 그렇다고 사업아이템이 확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런 경우는 대개 3가지 이유 때문이다.

 

1) 고객 문제/니즈가 너무 작위적이다.

2) 쓸모는 있지만, 기존에 관성적으로 쓰고 있는 대안재를 밀어낼 정도는 아니다.

3) 내(내러티브를 듣는 사람)가 목표 고객에 대한 이해나 공감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게 진짜 고객 입장에서 쓸모가 있는지 사실 잘 모르겠다. 

 

첫 번째 이유, '고객 문제/니즈가 너무 작위적이다'는 느낌은 주로 이야기의 표면은 고객이 주인공이지만, 실제 주인공은 여전히 창업자/회사인 경우다. 우리가 정의한 고객 니즈 또는 문제가 우리 제품/서비스의 핵심 기능, 혜택에 맞춰서 정의하는 경우다. 분명 고객의 문제를 얘기하고 있지만, 이게 진짜 고객이 해결하기를 진심으로 원하는 문제로 안 느껴지고, 우리 제품/서비스가 기존 대안재 대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항목으로써의 문제/니즈로 보인다는 점이다.

 

이런 느낌을 받았을 때 창업자에게 실제 고객 조사를 얼마나 했는지 물어보면 열에 아홉은 제대로 고객 조사를 실행하지 않았다. 대부분 실제 고객을 한 명이라도 만나서 니즈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해 본 적이 없기도 하다. 제품/서비스를 일단 만들어 놓고, 우리 제품/서비스의 핵심 기능에 고객 문제를 껴맞추는 식이다.

 

비즈니스 성장 내러티브를 듣는 사람은 알고 싶다. 창업자의 제품/서비스가 수행하고자 하는 고객의 과업이 명확하게 무엇인지. 그리고 그 과업에 대한 관성적인 기존 방식에서는 어떤 고질적인 문제/한계(소위 말해서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미충족 니즈, Unmet Need)가 있는지, 그 문제/한계를 우리 제품/서비스의 어떤 기능, 효익이 탁월하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알고 싶다.

 

이를 위해서는 가장 먼저 고객과 고객의 핵심 과업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필자의 경우 창업자가 해결하고자 하는 고객 문제/니즈가 해결할 만한 가치가 있는 문제/니즈인지 판단하기 위해서 JTBD Framework를 기반으로 고객을 조사해야 한다고 항상 강조한다.

 

왜 맹목적인 린스타트업 방법론이 실패하는지, 해결할 만한 가치가 있는 문제를 먼저 발굴하는 JTBD Framework는 아래 포스팅을 참조하시기 바란다.

 

https://acquiredentrepreneur.tistory.com/95

 

스타트업, 왜 실패하는가? (Why Startups Fail)

한동안 너무 바빠서 블로그에 새로운 글을 올리지 못했다. 그 동안 양질의 글을 읽으면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지만 제대로 글로 정리해서 공유하지 못했다... 유일하게 유료로 정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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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acquiredentrepreneur.tistory.com/76

 

JTBD(Jobs to be done) Framework

스타트업 전문 DB 사이트 CB Insights의 '스타트업이 망하는 20가지 주요 이유(The Top 20 Reasons Startups Fail)'에 따르면, 망한 스타트업의 42%가 시장이 원하지 않는 제품을 출시(No Market Need)하기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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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이유, '쓸모는 있지만, 기존에 관성적으로 쓰고 있는 대안재를 밀어낼 정도는 아니다'는 문제는 제품/서비스가 분명 일정 부분 쓸모를 지니고 있지만, 해당 쓸모의 크기가 중요도 등이 굳이 기존에 쓰던 대안재에서 갈아탈 정도는 아니다는 점이다. 

"기존 제품이 시장에서 인기가 없다 하더라도 신제품이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들의 행동이 변화되도록 흥분시키고 자극하는 대안을 제시해야 신제품은 기존 제품을 물리치고 시장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다"
- 에이드리언 슬라이워츠키 (도서 <디맨드> 중)

신제품이 상대적으로 기존 제품보다 10~20% 뛰어나서 '기존 제품보다는 좋다'라고 인식하는 것과 실제 내가 사용할 때 10~20% 뛰어난 신제품을 기존 제품 대신 구매하고 이용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특히 관성적으로 써오던 무언가 대신 우리 제품/서비스를 쓰게끔 하려면 많은 장애물을 거쳐야 한다. 이미 익숙한 UI, 새로 사용법을 익혀야 하는 거부감, 무명 브랜드에 대한 의구심, 귀찮음 등 고객 입장에서는 엄청난 전환비용을 수반해야 하는 문제다.

 

고객 입장에서 엄청난 전환비용을 수반해야 하는 제품/서비스 카테고리라면 이런 전환비용을 모두 지불하고서라도 바꿀 정도의 큰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소위 말해서 기존 대안재대비 1~2배가 아닌 10배 이상 뛰어나야 한다는 것(10X Customer Value Proposition)이다. 이에 관해서는 아래 포스팅을 참조하시기 바란다.

 

https://acquiredentrepreneur.tistory.com/49

 

경쟁재보다 '10배 더 나은' 가치제안을 만든다는 것의 의미

피터 틸(Peter Thiel)의 저서 <제로투원(Zero to One)>을 보면 이런 내용이 있다. 독점기업에는 여러가지 특징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경쟁사가 쉽게 복제하거나 보유하기 어려운 독자 기술을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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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리 제품/서비스가 쓸모는 있지만 잠재 고객을 당길만 한 '매력'은 없는 문제로 개인적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에이드리언 슬라이워츠키의 <디맨드>라는 책 또한 많은 영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 번째, '내(내러티브를 듣는 사람)가 목표 고객에 대한 이해나 공감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게 진짜 고객 입장에서 쓸모가 있는지 사실 잘 모르겠다'는 문제는 겪을 경우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한 뚜렷한 방법(화법 관점에서)은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 증거를 보여줘야 하는 문제다. 증거를 통해 '당신은 모르겠지만, 사실 시장은 이렇게 돌아가고 있어'를 어필할 수밖에 없다.

 

정량적인 핵심지표의 성장세(Trend)를 보여줘야 한다. 위의 사례에서 '이미 메가스터디, 이투스 같이 대형 서비스가 있는데 이게 정말 돼? 논리는 말이 되지만, 난 잘 모르겠네..'라는 의구심에 대해서는 '저희가 출시 2개월 만에 뚜렷한 마케팅 없이 1,000명의 유료 가입자를 이미 확보했습니다. 이번 주부터는 조금씩 광고비를 집행하고 있는데 전주 대비 2배씩 가입자가 늘고 있어요. 이 추세대로라면 2022년 1~3월에는 최소 10,000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등의 정량적 지표 기반 증거를 보여줘야 한다.

 

그럼 어떤 지표를 어떻게 스토리텔링해야 하는지는 다음 주제에서 본격적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2. 관계형성 이야기 (Relationship Story)

'관계형성' 이야기는 제품/서비스의 가치를 경험한 이용자, 고객이 계속 우리 제품/서비스를 찾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이용자, 고객 입장에서 호기심에 한두 번은 쓸 수 있지만, 내가 지불한 가격(비단 돈뿐만 아니라 시간, 노력 등도 포함) 대비 얻어가는 것이 적거나 부당하다고 느껴지면 자연스레 발길을 끊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회사 입장에서도 이용자나 고객을 새로 획득하는데 비용과 노력이 발생한다. 이미 확보한 이용자, 고객을 유지하는데도 물론 일정 부분 비용과 노력이 발생하겠지만, 대개 새로 획득하는 것보다는 훨씬 적다. 매출 관점에서도 새로 획득한 고객이나 기존 고객이나 창출하는 매출의 크기는 비슷하다. 오히려 충성고객으로 일컫는 단골들이 만들어 내는 매출이 신규 고객보다 더 큰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예전부터 거의 대부분 사업장에서는 단골과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물론 일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철 장사하는 사업장은 예외).

 

우리가 고객과 관계를 잘 형성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 제품/서비스를 한 번 경험한 고객이 다시 우리 제품/서비스를 찾는가?'에 대한 답변을 명확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객이 우리를 다시 찾는가?'에 대한 가장 확실한 답은 유지율(Retention Rate)이다. 확실한 유지율을 보여줄 수 있다면, 우리가 얼마나 대단한 제품인지 입 아프게 떠들고 설득할 필요가 없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회사마다 제품/서비스, 수익모델, 고객 라이프사이클 등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천편일률적인 기준으로 유지율을 설정할 수 없다. 단순히 '우리 유지율은 30%입니다'라고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의 제품/서비스 특성을 고려해서 '고객이 우리 제품/서비스를 계속 유지한다'라는 기준으로 어떻게 잡을 수 있는지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앱 기준으로 단순히 MAU(Monthly Active User)를 우리 제품/서비스의 유지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내세우는 것은 한계가 있다. 제품/서비스의 특성에 따라 단순 DAU, WAU, MAU는 꼼꼼하게 관리할 필요가 없는 '허무지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 유지율의 기준을 설정할 때는 해당 지표가 성장할수록 우리 제품/서비스, 나아가 비즈니스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실행지표'여야 한다.

 

초기 스타트업이 본격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서 체계적인 접근법이 필요한데 이는 아래 포스팅을 참조하기 바란다.

https://acquiredentrepreneur.tistory.com/82

 

스타트업이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한 4단계 접근법 (The Four Stages of Using Data to Manage your Startup)

어떤 스타트업이 있다. 이 스타트업은 고객으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그리고 고객 데이터 분석을 통해 도출한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폭발적인 성장(혹은 문제 해결)을 이끈다.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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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제품/서비스가 이용자/고객과 지속가능한 관계를 잘 형성하고 있다는 것으로 보여주기 위한 유지율(또는 관련 핵심지표)을 설정하는 데 있어서 참조할 만한 프레임워크 하나 추천하자면, 필자는 Amplitude의 North Star Framework를 추천하고 싶다. North Star Framework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추후 블로그를 통해 다루겠지만, 우선 프레임워크에 대해 이해하고 싶은 분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기 바란다.

 

https://amplitude.com/north-star

 

North Star Playbook - Amplitude

Read Amplitude’s Privacy Notice here. Amplitude is the #1 Product Intelligence platform helping companies build better products. Over 30,000 teams from 180+ countries around the world use Amplitude. We’ve tracked over 25 trillion user actions to help d

amplitude.com

https://blog.ab180.co/posts/how-to-find-north-star-metric

 

North Star Metric(북극성 지표), 그로스 해킹에 왜 중요하고 어떻게 찾을까요?

Amplitude(앰플리튜드)는 '좋은 제품이 곧 최고의 마케팅'이란 철학으로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기 때문에 'North Star Metric(북극성 지표)을 통한 제품 개선'이라는 주제에 가장 적합

blog.ab180.co

 

유지율 지표에 대해 이해관계자가 가장 알고 싶은 것은 '그래서 신규 고객 중 몇 명이 진짜 단골로 남는 거지'에 대한 부분이다. 단순히 특정 시점의 유지율만 가지고는 위의 질문의 답이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유지율은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특정 시점(특히 신규 고객 발생 후 1~2개월 내)의 유지율만으로 고객이 계속 사용할지 확신할 수 없다.

 

유지율 지표를 통해 알고 싶은 것은 해당 제품/서비스가 뜨내기들이 다 빠져나가고 진짜 고객 이용자/고객만 남았을 때 그 비중이 얼마인지 알고 싶은 것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탈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고객 유지율이 평평해지는 시점(Flattening)과 그 비중이 궁금한 것이다. 더 나아가 마치 집 나간 며느리를 되돌리는 전어 굽는 냄새처럼 정말 제품/서비스가 매력적이라면 이탈했던 이용자/고객을 다시 불러들이는 곡선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Smiling Curve).

 

Retention Curve의 3가지 유형 - Declining, Flattening, Smiling (Source : Sequoia Capital)

 

유지율을 비롯한 핵심지표를 표현할 때 주의할 점은 특히 매주, 매달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지표의 경우 누적지표가 아니라 주별, 월별 등 단위 기간 발생한 수치 기반 그래프로 표현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 2개 글을 참조하시기 바란다.

 

https://a16z.com/2015/08/21/16-metrics/

 

16 Startup Metrics - Andreessen Horowitz

We have the privilege of meeting with thousands of entrepreneurs every year, and in the course of those discussions are presented with all kinds of numbers, measures, and metrics that illustrate the promise and health of a particular company. Sometimes, ho

a16z.com

https://www.thestartupbible.com/2020/10/monthly-growth-vs-cumulative-growth.html

 

 

3. 성장공식 이야기 (Growth Story)

'성장공식' 이야기는 고객획득 및 비즈니스 규모의 성장에 관한 이야기다.

 

진짜 멋진 제품/서비스를 만들었고, 소수를 대상으로 한 MVP 테스트에서도 유지율 등에서 긍정적인 지표를 확보했다면 무조건 성공할까?

 

앞의 2가지 얘기는 에릭 리스가 주장하는 초기 스타트업이 반드시 검증해야 할 2가지 가설 중 가치 가설(Value Hypothesis)에 관한 얘기다. 이용자/고객에게 충분히 가치를 제공한다는 가설을 검증했으면, 이제 본격적으로 성장 가설(Growth Hypothesis)을 검증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 가치에 대한 검증이 완료된 제품/서비스를 지니고 있는 창업자라면 어떻게 고객을 효과적으로 획득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고객획득전략이 명확하지 않는다면, 이는 마치 고양이 목에 방울을 걸면 가치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지만, 정작 누가 어떻게 고양이 목에 방울을 걸 것인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과 같을 것이다.

 

우선, 성장공식에 대해서 듣고 싶은 이야기는 '창업자가 효과적인 고객획득채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이다. 고객획득채널이라고 하면 흰색 화이트보드와 열정 넘치는 팀원들과 함께 열띤 토론으로 몇 가지 안이 도출되면 이를 기반으로 '발견'하는 것으로 오해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글로벌 VC인 a16z의 파트너인 Andrew Chen은 '비즈니스 확장(Scale-up)은 어렵지 않다.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은 몇 가지뿐이다'라고 했다. 이처럼 초기 스타트업이 현실적으로 취할 수 있는 고객획득채널은 아래와 같이 4가지로 귀결된다.

주요 고객획득채널
1) Paid Marketing : 유료 광고를 통해 고객을 획득하는 방법. 고객획득비용(CAC)를 산정하고 고객생애가치(CLV)와의 일정 비 이상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함 (예 : CAC:CLV비율 1:3 이상 유지)
2) Virality : 실제 고객의 '입소문'으로 새로운 고객을 획득하는 방법. 고객 한 사람당 몇 명의 신규 고객을 입소문으로 유치하는지 나타내는 바이럴계수(k-factor = 1인당 평균 추천수 x 추천 프로그램의 전환율)가 1을 초과할 수 있도록 집중함
3) SEO : 우리 제품/서비스에 관한 글(FAQ, Q&A, 커뮤니티 게시글, 블로그 등)이 특정 키워드에서는 검색엔진 상단에 노출됨에 따라 잠재 고객에 노출되고 일정 비율로 고객으로 전환하는 방법. 
4) Sales : 주로 비즈니스를 대상으로 하는 B2B 기업의 경우, 인바운드/아웃바운드 영업을 처리하기 위한 영업 조직을 구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고객획득하는 방법. 
5) Other : 위의 4가지 외 파트너십 등으로 고객획득하는 방법. 거의 드물게 발생함

Source : https://andrewchen.com/theres-only-a-few-ways-to-scale-user-growth-and-heres-the-list/ 

 

고객획득채널의 핵심은 우리의 제품/서비스 유형에 따라 최적의 채널은 정해져 있고, 문제는 해당 채널에서 우리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고객을 획득할 수 있는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Paid Marketing의 경우 낮은 CAC를 보여줄 수 있고, Virality이 경우 1.0 이상의 바이럴 계수, 그리고 SEO의 경우 고객이 주로 검색하는 특정 키워드에 대해 얼마나 구글/네이버 등에서 최상단에 노출되고 있는지 혹은 월평균 검색엔진을 통해서 노출되고 클릭되는 트래픽의 양, 마지막으로 Sales의 경우 영업조직의 생산성(Sales Yield) 등을 보여줄 수 있다.

 

고객획득과 관련해서 단순히 '우리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고객을 전방위적으로 획득하겠습니다'같은 이야기는 듣는 사람 입장에서 크게 공감되거나 설득되지 않는다. 창업자가 어떤 채널이 가장 효과적인 채널인지 학습했고, 이 채널에 집중하면 얼마큼의 고객을 얼마의 비용(+노력, 시간)으로 획득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아울러 초기 단계에서 다양한 채널에 대한 검증은 필요하겠지만, 일정 수준 이상 넘어갔을 때 고객획득채널이 다양한 것은 오히려 마이너스 요소다. 왜냐하면 다양한 영역에서 멱법칙(Law of Power)이 적용되는데 피터 틸에 따르면 채널에서도 멱법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직관적으로 고객의 80%가 1~2개 채널에서 발생함).

 

단순히 고객획득을 빠르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고객이 빠르게 증가해도 운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매출 등 성과지표에서 오히려 굉장한 누수가 발생하는 꼴이기 때문이다(관심이 생겼는데, 운영이나 공급이 뒷받침되지 못해서 이탈한 고객은 우리 회사에 오히려 실망하고 나쁜 소문을 퍼뜨릴 확률이 높다).

 

고객획득과 함께 성장공식에 중요하게 듣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우리가 유연하게 확장(Scale-up)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기본적으로 소프트웨어의 경우 확장성에 대해 큰 이견이 없다. 한계생산비용이 0원에 가깝기 때문에 트래픽만 감당할 수 있다면 1,000명이든 100만 명이든 수용할 수 있다(물론 이미지, 동영상이 핵심 콘텐츠가 되는 경우에는 확장에 따라 증가하는 트래픽을 감당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문제는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사람의 상당한 노력이 발생하는 경우다. 이 경우에는 제품 생산 또는 서비스 운영의 Capacity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부분을 인지해야 하고 필요하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해 모범답안이 존재하지 않지만, 필자의 경우 초기에는 사람이 하던 일을 자동화로 기계가 할 수 있도록 하는 스토리텔링이 모범적인 접근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4. 수익창출 이야기 (Money Story)

'수익창출' 이야기는 우리 비즈니스 모델이 유의미한 수익을 창출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가에 관한 이야기다.

 

여기서 핵심은 매출(Revenue)이 아닌 수익(Profit)이다. 수익은 통상 매출에서 비용을 뺀 나머지를 의미한다. 아무리 매출이 커도 그 비용이 더 크다면 수익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된다. 물론 어느 정도 운전자금이 있으면 버틸 수 있겠지만, 비용 개선이 요원한 상황에서 매출만 계속 늘어난다면 비즈니스 성장과 별개로 망할 수밖에 없다.

 

앞에서 돈을 벌지만 뒤로 나가는 비용이 더 커서 망한 케이스는 수없이 볼 수 있다.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843366612875240 

 

무료 음원 '유튜브'는 되고, '비트'는 몰락한 이유..3중고의 함정

국내 플랫폼 중 가장 많은 이용자를 보유한 광고기반 음원 스트리밍(실시간 감상) 서비스 ‘비트(BEAT)’가 11월 30일 서비스를 내렸다. 높은 비용(저작권료)에 미치지 못하는 매출(광고 부족), 메

www.edaily.co.kr

 

수익창출 이야기에서는 3가지가 설득돼야 한다. 첫 번째는 우리 비즈니스 모델이 구체적으로 돈을 어떻게 버는지인 수익모델의 타당성과 두 번째는 우리 비즈니스 모델이 돈을 벌면 벌수록 이익이 늘어나기 때문에 지속가능성을 계속 가져갈 수 있다는 채산성,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타트업 앞에 놓인 경제적 크기, 충분한 시장규모이다.

 

첫 번째, 수익모델의 타당성은 수익모델을 단순히 광고, 거래수수료와 같이 수익원으로 설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하나의 이야기로써 돈을 지불하는 사람이 누구고, 이 사람이 무엇을 왜 구매하는지, 그리고 가격을 얼마를 받고 어떻게 지불받을 것인지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수익모델 디자인과 관련한 내용은 아래 포스팅을 참조하면 된다.

https://acquiredentrepreneur.tistory.com/42

 

수익모델 프레임워크 (Revenue Model Framework)

비즈니스 모델은 통상 고객에게 제공할 가치제안을 창출하고 전달하는 '서비스 모델'과 가치제안 창출을 기반으로 경제적 성과를 획득하는 '수익모델'로 구성되어 있다. 이제 막 비즈니스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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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수익모델의 지속가능성, 채산성은 결국 매출이 아닌 이익이 얼마나 남는가를 직관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십수 년을 동일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영위하는 일반 기업의 경우 이익을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다. 손익계산서 상의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 등을 보면 단번에 알 수 있다. 

 

하지만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이익은커녕 제대로 된 손익계산서가 갖춰지지도 않는다. 실제 몇 년 간 계속사업을 수행해도 여전히 손익계산서 상의 영업이익은 마이너스이고 외부 자금조달을 통해 완전자본잠식을 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두에도 말했듯이 스타트업은 빠른 성장을 하기 위해 디자인된 기업으로 초기에 시장을 검증하고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수익모델의 채산성을 재무상태표의 영업이익으로 보여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온 개념이 '공헌이익'이다. 공헌이익은 매출액에서 매출에 비례해서 발생하는 변동비만 뺀 나머지 이익을 의미한다. 당장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지만, 매출에서 변동비를 뺀 나머지가 이익(플러스)면 고정비 회수 및 나아가 흑자로 전환하는데 공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름도 공헌이익이다.

 

그래서 초기에 인프라 투자를 막대하게 해서 매출 실적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여전히 손실 상태인 많은 기업들이 자신들의 재무성과를 얘기할 때 공헌이익을 많이 활용하기도 한다.

 

전체 공헌이익의 크기만으로는 해당 비즈니스가 얼마나 돈을 잘 벌 수 있는 여지가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비즈니스 모델의 수익성과 지속가능성을 직관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다양한 도구들이 나타났고 그중 대표적인 도구가 바로 유닛 이코노믹스(Unit Economics)다. 유닛 이코노믹스는 말 그대로 '비즈니스 최소 한 단위의 경제성'을 의미하며 요즘처럼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이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의 경우 유닛 이코노믹스를 고객 한 사람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유닛 이코노믹스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포스팅을 참조하기 바란다.

 

https://acquiredentrepreneur.tistory.com/84

 

유닛 이코노믹스 (Unit Economics Analysis)

주로 '스타트업'이라고 불리는 신생기업의 특징, 특성에 대해 흔히 '빠른 성장'을 꼽는다. Y-Combinator 창업자 Paul Graham은 자신의 블로그에 'Startup = Growth'라는 제목의 글에서 스타트업은 빠르게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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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충분한 시장규모는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이 시장에 안착했을때 기대할 수 있는 전체 수익의 크기를 투영한다. 시장 규모를 추정하는데 다양한 방법론들이 존재하지만, 필자는 시장규모를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선호한다. 시장이란, 결국 잠재적/현재 구매자의 집합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규모를 결정하는 1차 요소는 '고객의 숫자'다. 시장 규모 추정이란, 단순히 전체 시장(Total Addressable Market)에서 우리가 얼마의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는지를 복잡한 방정식으로 추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비즈니스 모델이 목표로 하는 고객군이 우리의 목표 시장 내 대략 얼마나 존재하는지에 대한 추정이 필요하다.

 

시장 내 전체 고객의 숫자가 대략적으로 유추할 수 있다면, 결국 (특히 연간) 목표 시장의 규모는 '고객의 숫자 x (연간)객단가'로 추정할 수 있다. 

 

 목표 시장 규모 = 고객 수 x 객단가

 

충분한 시장 규모는 비즈니스 성장 스토리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특정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기업이 속한 시장/산업의 크기가 많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외에서 높은 밸류에이션을 자랑하는 스타트업을 살펴보면 대개 속한 시장은 매우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으며, 특히 사용빈도 또한 매우 잦은 소비재 시장 또는 객단가가 매우 높은 B2B 시장이 거의 대부분인 것을 볼 수 있다. 앞서 가치창조, 관계형성, 성장공식 모두 매력적으로 다가와도 '목표한 바대로 성장했을 때 충분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가?(=충분한 시장규모)'라는 질문에 뚜렷한 답을 할 수 없다면 내러티브의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스타트업 시장 정의 및 규모 추정에 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포스팅을 참조하면 된다.

 

https://acquiredentrepreneur.tistory.com/39

 

스타트업 시장 정의 및 규모 추정 프레임워크 (TAM-SAM-SOM Framework)

스타트업 비즈니스 모델의 경제적 타당성을 판단하는 주요 기준 중 하나는 스타트업이 목표로 하는 시장(정확하게는 시장 기회)의 크기다. 스타트업의 시장 규모를 추정하는 다양한 프레임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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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100배 성장 이야기 (100X Story)

'100배 성장' 이야기는 우리가 현재 주장하는 밸류에이션에서 100배 성장하는 모습은 어떤 모습이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에 관한 이야기다. 비즈니스 성장 내러티브를 구성하는 5가지 이야기 중 가장 마지막에 배치했지만, 사실 100배 성장 이야기는 비즈니스 성장 내러티브를 수립할 때 가장 먼저 고민해봐야 하는 부분이다.

 

초기 스타트업은 높은 확률로 투자를 받아야 한다. 이렇게 투자받은 금액을 연료로 삼아서 빠르게 성장한다. 그리고 성장 마일스톤을 달성했을 때 다음 성장 마일스톤 달성에 필요한 자금(연료)을 계속해서 공급받아야 한다. 

 

벤처캐피탈 등 외부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는다는 의미는 대개 투자금을 받는 대신 일정량의 회사 지분을 대가로 제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내가 투자금에 대해 얼마큼의 지분을 제공해야 하는지를 결정하기 위해 창업자와 투자자는 투자기업의 기업가치를 합의한다. 이를 밸류에이션(Valuation)이라고 부른다.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밸류에이션 방식에는 워낙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그 어떤 방식으로도 초기 스타트업의 밸류에이션을 합당하게 산정할 수 없다(예를 들어 창업자는 기업가치 30억 원을 주장하는데 PER 10을 기준으로 기업가치 30억이 되려면 영업이익이 3억 원이어야 한다. 하지만 대개 영업이익이 3억 원이 나는 초기 스타트업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 Seed ~ Pre Series의 초기 스타트업의 밸류에이션은 서로 간의 '합의'로 결정되고 이때 1차 기준이 되는 것이 창업자가 희망하는 기업가치가 된다. 그래서 대개 Pre Series 단계에서 창업자는 30억에서 100억의 기업가치를 주장하는 데 중요한 것은 이 주장에 '논리적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모든 투자영역에서 의사결정을 하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현재 가격이 아니다. 이 투자 자산이 앞으로 얼마나 올라갈 것이냐는 믿음이다. 현재 가격이 아무리 싸도 앞으로 얼마나 가격이 오를 것인가에 대한 믿음이 적다면 투자하지 않는다.

 

초기 스타트업 투자도 마찬가지다. 밸류에이션을 논하기 전에 먼저 벤처 투자자가 어떤 것을 기대하는지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물론 각 투자사, 투자자마다 성향의 차이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스타트업 투자(그것도 초기 스타트업)는 손실 날 확률이 높다', '펀드 당 10~12개 포트폴리오를 두는데 청산 시점에서는 두 자릿수의 IRR을 LP에게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거의 모든 투자자가 가지고 있는 생각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고배수의 ROI을 기대한다. 왜냐하면 그만큼 망할 확률도 일반 기업보다 높기 때문이다. 필자는 초기 스타트업 IR 전략을 짤 때 항상 '3~5년 내 현재 우리가 주장하는 밸류에이션의 10배수 이상 성장할 수 있을까? 더 나아가 3~5년 후에 10배수에 엑싯하려면 그 시점에서 다시 3~5년 후에 10배수의 성장이 기대돼야 할텐데 가능한가?'라는 질문으로 출발한다.

 

결국 6~10년 내 100배 성장이 가능한 모델인지에 대해 창업자 스스로 논리적 계산은 할 수 있어야 한다. 초기 단계에서부터 100배 성장을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허황된 얘기 같기에 주로 10배 성장을 기준으로 아래와 같이 논리를 짠다.

 

1) 현재 우리가 희망하는 밸류에이션은 얼마인가? (30억 원)

2) 3~5년 후 10배수 밸류에이션은 얼마인가? (300억 원)

3) 3~5년 후 밸류에이션 300억 원이 산정하기 위한 방법, 기준은 무엇인가? (PER 15)

4) 3~5년 후 해당 밸류에이션을 만들기 위한 주요 재무성과는 무엇인가? (영업이익 20억 원 -> 이익률 30% 감안 시 매출액 약 70억 원)

5) 3~5년 후 목표 재무 성과를 만들기 위한 핵심지표와 그 목표는 무엇인가? (연간 객단가 10만 원 기준, 고객 7만 명 확보)

6) 3~5년 후 목표 달성을 하기 위한 우리의 핵심 마일스톤은 무엇인가? 이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 (투자 후 1년 간 누적 고객 1만 명 확보, 2년 뒤 3만 명 확보, 3년 뒤 5만 명 확보 등)

7) 목표와 실행계획이 얼마나 타당한가? (기존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표를 정리해서 타당성 있다는 논리를 만듦 / 예 : 현재 우리 CAC가 10,000원이다. 근데 점점 내려가는 추세다. CAC 5,000원까지 내려가면 만 명 획득하는데 5,000만 원이 든다. 등등)

 

이렇게 100배 밸류에이션 그림을 그려놓고 현재를 바라보면 그 사이에 엄청난 갭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갭을 어떻게 메워나갈 것인가가 투자자가 실질적으로 듣고 싶은 '사업계획'이 될 것이다. 분명 현재 목표한 시장은 시장 규모의 제약이 있기 때문에 그대로 갈 경우 목표 밸류에이션을 달성할 수 없을 수 있다. 그렇다면 어느 시점에 어떻게 인접시장으로 확장할 것인지, 아니면 고객 객단가를 어떻게 올릴 것인지 등에 계획이 적절하게 뒷받침돼야 소위 우리의 비즈니스 성장 내러티브가 더욱 타당해진다.

 

결국 비즈니스 성장 내러티브는 창업자가 가지고 있는 믿음, 생각, 경험 등을 총체적으로 발휘해서 고민하는 '사고 실험'과 같다. 사고 실험을 한 번이라도 한다면 안 하는 것보다 훨씬 현실적인 관점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고 사업계획을 도출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사고 실험, 사업계획 없이도 빠르게 성장하고 성공한 경우도 있겠지만, 한 번쯤 시간을 내서 충분히 고민해보는 것이 들어가는 시간이나 노력 대비 성과가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은 한다.

 

세상일이 계획대로 돌아가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뚜렷한 계획을 세우는 일만으로도 창업자가 지니고 있는 비전을 명확하게 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현재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우선순위를 확립하고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과 서두에 언급한 피터 틸의 문구로 글을 마치겠다.

 

"나쁜 계획도 계획이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낫다. 단계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면 원칙이 필요하다. 가장 성공한 회사들은 핵심적인 이행 계획을 설립 단계에서부터 미리 세운다."

 

 

- 끝 -

린스프린트 김정수 대표 / jskim@leansprin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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