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플레이스 플랫폼 진단리스트 (The NFX Marketplace Scorecard)
흔히 플랫폼이라고 하면 2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바로 Exchange Platform과 Maker Platform다. 그리고 Exchange Platform의 대표적 유형으로 Marketplace 유형이 있다. Marketplace는 판매자와 구매자를 서로 만나게 해서 각자 효익을 가져가는 거래를 성사시키고 그에 상응하는 수수료를 받는 모델로 일단 구매자와 판매자가 유일한 채널로 인식하고 해당 Marketplace에만 거래를 집중한다면 큰돈을 벌 수 있다(대표적 사례 : Apple의 App Store).
이런 이유로 많은 창업자들이 Marketplace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자 노력한다. 그런데 상당수의 창업자들이 Marketplace를 구축하는 데 있어서 단순히 판매자와 구매자가 거래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웹 또는 앱)을 만드는 것으로 쉽게 생각하고 접근한다. 하지만 기존에 행하던 나름의 방식으로 거래를 해오던 판매자와 구매자는 단순히 온라인에 거래를 할 수 있는 장이 마련했다고 해서 알아서 그리로 이동해 거래를 하지 않는다. 새롭게 생긴 Marketplace에서 거래하는 것이 기존의 거래하는 방식보다 가치가 있어야 이동한다(대개 전환 비용으로 압도할 정도의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성공적인 Marketplace 구축을 위해 창업자가 고려할 사항은 무엇인가? 그리고 내가 만들고자 하는 Marketplace가 성공 가능성이 높을지 진단해 볼 방법은 없을까?
위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해줄 수 있는 프레임워크가 미국의 초기 단계 Marketplace 스타트업에만 집중투자하는 액셀러레이터 NFX에서 만든 'Marketplace Scorecard'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Marketplace 모델을 구축할 때 유의해야 할 점과 자가 진단에 활용할 수 있는 Marketplace Scorecard에 대해 정리하고자 한다.
마켓플레이스 비즈니스 모델을 자가 진단하고 싶으신 분은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스코어카드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확인하실 수 있다.
1. 프레임워크 소개
NFX는 초기 단계 Marketplace 스타트업에 중점적으로 초기 투자하는 액셀러레이터이자 벤처캐피탈로 2015년에 설립했다. NFX의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로는 온디맨드 모빌리티 플랫폼 Lyft, 아티스트 후원 플랫폼 Patreon,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플랫폼 Doordash 등이 있다.
약 60여 개의 초기 Marketplace를 발굴하고 투자하고, 그리고 꽤 괜찮은 성과를 얻은 과정에서 경험하고 학습한 바를 바탕으로 Marketplace에 관한 인사이트를 기고했는데, The NFX Marketplace Scorecard는 Marketplace 비즈니스에 관한 인사이트의 종합버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글쓴이인 NFX의 매니징 디렉터 James Currier에 따르면, Marketplace Scorecard를 가지고 내부적으로 투자 심의 대상 Marketplace를 평가하는데 활용한다고 한다.
(이름이 낯익어서 좀 더 알아보니 그로스 해킹 선구자 션 앨리스(Sean Ellis)가 저술한 <진화된 마케팅 그로스 해킹>에 대해 린스타트업 방법론 창시자 에릭 리스(Eric Ries) 등과 함께 추천사를 썼더라)
The NFX Marketplace Scorecard는 총 23개 항목에 대해 해당하면 체크하는 방식으로 체크의 숫자가 많을 수록 참여자들에게 가치를 확실히 전달하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Marketplace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자가 진단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충족시키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고민할 거리를 제공하며, 이제 막 Marketplace 비즈니스를 시작하고자 하는 창업자에게는 어떤 부분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지 일종의 지침서 역할을 하는 프레임워크다(이 프레임워크에 대해 인지했다면, 더 이상 단순히 온라인으로 공급자와 수요자를 만나게 하는 기능 하나만 가지고 Marketplace 플랫폼을 디자인했다고 하지 말아야 한다).
2. 프레임워크 활용 방법
The NFX Marketplace Scorecard는 총 23개 문항으로 구성된 일종의 체크리스트다. 활용 방법도 간단하다. 성장하는 Marketplace가 갖춰야 할 공통 특징 23개 문항에 대해 본인의 Marketplace가 해당하는 부분에 체크한 뒤 표기된 체크의 개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보다 완성도 높은 Marketplace 모델이라고 판단하는 방식으로 활용하면 된다.
본 포스팅에서는 각 문항별 개념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이 문항이 Marketplace 모델에 어떤 의의가 있는지에 대해서 본문 내용 중심에 필자의 생각을 함께 정리하고자 한다.
1) 공급자에 대한 경제적 이점 (Economic Advantage for Supply Side)
2) 수요자에 대한 경제적 이점 (Economic Advantage for Demand Side)
이용자들이 우리 마켓플레이스에서 거래를 하도록 유인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공급자 혹은 수요자 한 쪽에는 경제적 이점을 제공해야 한다(공급자 = 더 높은 가격, 새로운 수요, 적은 거래비용 / 수요자 = 더 낮은 가격, 비용 절감).
NFX 아티클에서 든 사례로는 카드 단말기 없이도 카드 결제를 편리하게 받을 수 있는 Square Card Reader가 있는데, 기존에 현금만 받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카드결제 고객을 포기해야 했던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잠재적 매출 향상의 이점을 제공할 수 있었다(참조링크). 참고로 국내에는 비슷한 서비스로 한국 NFC의 폰투폰 결제 서비스 등이 있다(참조링크).
기본적으로 잘 설계된 마켓플레이스는 공급자와 수요자 양쪽 모두에게 경제적 이점을 준다. Craiglist(국내로 치면 '중고나라')는 기본적으로 물건 등록 및 판매에 대한 거래수수료 없이 중고거래의 지리적 제한을 없애줌으로써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에게 경제적 이점을 제공하고 있으며, Airbnb는 공급자에게는 유휴 공간을 활용하여 돈을 벌 수 있는 이점을 제공하는 한편, 수요자에게는 현지 호텔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방을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점을 제공한다.
만약 어느 한 쪽에게 실질적인 경제적 이점을 제공하지 않은 채 단순히 구매자와 판매자가 만날 수 있는 공간만 덩그러니 제공한다면, 마켓플레이스로써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이용자들도 다른 마켓플레이스를 찾아 떠날 것이다.
3) 공급자 측 높은 사용 빈도 (High Frequency on Supply Side)
4) 수요자 측 높은 사용 빈도 (High Frequency on Demand Side)
마켓플레이스가 제공하는 기능(거래 매칭 포함)을 공급자 또는 수요자, 혹은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 사용하는 빈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일반적인 마켓플레이스 성공과 관련한 강력한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국내외 빠르게 성장한 마켓플레이스를 보면 기본적으로 거래빈도가 잦은 시장임을 알 수 있다. 음식배달 중개 마켓플레이스(DoorDash,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모빌리티 서비스 중개 마켓플레이스(Uber, Lyft, 카카오택시 등) 등을 보면 기본적으로 자주 쓰는 이용자가 일주일에 2~3번을 쓰며 심지어 매일 1번 이상 쓰는 이용자들도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수요자 입장에서 사용/구매 빈도가 잦다는 것은 마켓플레이스가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시장 기회라고 해석할 수 있다. 적절한 빈도도 괜찮지만, 만약 거래빈도가 굉장히 적은 경우에는 일반적인 접근으로 마켓플레이스의 성공이 힘들다는 신호이다.
물론 빈도가 낮더라도 객단가가 높다면 성공적인 마켓플레이스를 만들 수 있다(5번 항목 참조).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높은 사용빈도가 그렇지 않은 것보다 훨씬 낫다.
5) 높은 평균판매가 (Average Sales Price)
일반적으로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가정하면 평균판매가격(ASP, Average Sales Price)가 높을수록 좋다. 비록 시장의 고객의 숫자나 거래 숫자가 적더라도 한 번 판매할 때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 해당 상품을 판매/중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연매출 1,000억 원 사업을 만들 수 있다(예 : 객단가 100만 원짜리 상품은 100,000명에게만 판매해도 1,000억 원짜리 사업이 된다).
NFX 아티클에 따르면 ASP의 범위는 낮음, 중간, 높음으로 구분하는데 그 범위는 아래와 같다.
- 낮음 : $10~$99 (약 1만 원~12만 원)
- 중간 : $100 ~ $600 (약 12만 원 ~ 70만 원)
- 높음 : $600 이상 (약 70만 원 이상)
중간 정도의 ASP와 상대적으로 높은 사용(거래) 빈도가 결합하면 $수백 억 가치의 회사를 만들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Airbnb가 있다(단, 현재는 코로나 19 상황으로 거래 빈도가 급속하게 감소한 상태다).
6) 많은 공급자들이 해당 Marketplace를 쓸 것이다 (Many Suppliers Would Use the Marketplace)
7) 많은 수요자들이 해당 Marketplace를 쓸 것이다 (Many Buyers Would Use the Marketplace)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인가? 만약 그렇다면, 소수의 특정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보다 훨씬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중고명품만 전문적으로 중개하는 플랫폼에 비해 다양한 중고상품을 중개할 수 있는 플랫폼이 훨씬 더 많은 구매자와 판매자들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물론 넓은 카테고리 범위에 대해 각 카테고리 별 일정 수준 이상의 거래 유동성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사용자 범위나 거래 품목이 넓을수록 사용자가 많고, 기업가치도 이에 비례한다.
지금 당장은 소수의 뾰족한 특정 고객군을 타겟으로 하고 있는 마켓플레이스라도 향후에는 점진적으로 인집 고객군/지역으로 확대하여 사용자 규모를 늘리겠다는 계획과 접근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해당 마켓플레이스를 평가하는 입장에서는 성장성 제약에 회의를 표시할 수 밖에 없다.
8) 결제 흐름을 소유하거나 통제 (Own/Control the Payment Flow)
마켓플레이스 내에서 발생하는 거래에 대한 지불수단을 통제하느냐 하지 못하느냐는 마켓플레이스의 수익성 관련하여 중요한 문제다. 기본적으로 지불수단을 완전히 통제하면 추가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예를 들어 통상 PG수수료가 2.8~3.4% 수준인데 실제 PG사업자의 경우 PG결제 제반 비용을 제하면 3% 중에서 1~1.5%가량 수익으로 가져간다. 연간 거래규모가 1조 원인 마켓플레이스가 지불수단(PG)을 위탁하지 않고 스스로 제공할 수 있다면 거래에 따른 중개수수료 외 PG 수수료 수익으로 100~150억 원의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PG 수수료라는 추가 수익 외에도 결제흐름을 통제하면 결제 단계에서 상향 판매(Up Selling)을 하거나 객단가를 높이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국내외 막론하고 대형 마켓플레이스 대부분은 결제수단을 통제하고 있다(PG사업자를 등록했거나 혹은 자체 페이서비스로 결제흐름 통제).
9) 플랫폼의 닭/달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충분한 비용/시간 보유(Cost/Time to Solve Chicken or Egg Problem)
플랫폼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공급자를 먼저 확보하느냐 아니면 수요자 확보에 먼저 집중하느냐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닭/달걀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Uber는 우선 창업자가 차량 3대로 스스로 공급자가 되서 플랫폼을 구축해나갔고, 배달의민족은 창업자가 신촌/이대 배달음식점 전단지를 손수 모아 DB화함으로써 수요자를 모객할 수 있었다. 이렇게 먼저 수요자를 확보하고나서 자연히 공급자들이 참여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플랫폼의 닭/달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NFX의 19가지 전술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면 된다.
https://www.nfx.com/post/19-marketplace-tactics-for-overcoming-the-chicken-or-egg-problem/
10) 공급자의 멀티테넌트 구조 방지/차단 (Avoid/Block Multi-Tenanting on the Supply Side)
11) 수요자의 멀티테넌트 구조 방지/차단 (Avoid/Block Multi-Tenanting on the Demand Side)
마켓플레이스의 멀티테넌트(Multi-Tenent) 현상은 공급자 또는 수요자가 동일한 종류의 거래를 수행하기 위해 하나의 마켓플레이스가 아니라 여러 마켓플레이스에 참여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배달음식을 시켜먹기 위해 '배달의민족'뿐만 아니라 '요기요', '배달통' 등 여러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이 일종이 수요자의 멀티테넌트라고 할 수 있다.
공급자나 수요자가 멀티테넌트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용자의 모든 요구를 충족시켜서 굳이 다른 곳으로 갈 필요를 없게 만드는 것이다.
12) 플랫폼 탈중개화 방지(Avoid Disintermediation)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몇 번 거래를 한 수요자와 공급자가 다음부터는 플랫폼을 통하지 않고 직접 거래하는 것을 플랫폼 탈중개화 현상이라 한다. 플랫폼 탈중개화는 대개 플랫폼에 지불할 수수료를 아낀 만큼 공급자와 수요자가 경제적 혜택을 조금씩 더 취하기 위한 동기로 일어난다.
플랫폼 탈중개화는 마켓플레이스의 지속가능성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대개 마켓플레이스 스타트업 IR 자리에서 반드시 질문하고 짚고 넘어가는 부분이기도 하다.
특히 거래 유형이 음식배달, 택시이용 등 단발성 이벤트 성격이 강한 시장보다 공급자와 수요자가 중개 후 상대적으로 오랫동안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성격의 시장에서 이런 문제는 더 심하게 나타난다.
이런 탈중개화를 방지하기 위해서 마켓플레이스 사업자는 주로 공급자에게는 사업 운영에 도움이 되는 도구를 무상으로 제공한다던지, 특히 개인 공급자(Geek)에게는 보안(Security)를 제공한다. 그리고 수요자에게는 거래 과정에서의 마찰을 최소화하는 경험을 제공하거나, 에스크로 등 도구로 구매자 보호, 탁월한 CS, 로열티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그 밖에 플랫폼 탈중개화를 방지하는 전술 수립에 참조할 만한 추가 정보는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면 된다.
- www.applicoinc.com/blog/5-ways-two-sided-marketplace-ceos-can-prevent-platform-leakage/
- https://www.latentview.com/blog/how-to-prevent-disintermediation-at-the-marketplace/
13) 공급자의 파편화 (Fragmentation on the Supply Side)
14) 수요자의 파편화 (Fragmentation on the Demand Side)
일반적으로 마켓플레이스 내 공급자와 수요자가 파편화되면 될수록 마켓플레이스에게 유리하다. 공급자와 수요자가 파편화된다는 것은 소수의 공급자와 수요자가 존재하는 시장이 아니라 수백 수천개의 공급자와 수천 수만명의 수요자 양쪽 모두 마켓플레이스 내 지배적인 플레이어가 없어 높은 경쟁강도를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본적으로 공급자와 수요자의 숫자가 모두 많은 시장을 타겟으로 해야 한다. 공급자와 수요자가 소수이고, 특히 공급자의 경우 몇몇 독과점 플레이어만이 존재하는 시장에서는 마켓플레이스의 존재가 의미가 없다.
그리고 하나 더 고려해야 할 사항은 마켓플레이스 내에서도 공급자든 수요자든 쏠림현상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평점/리뷰 등 평판 시스템이 활발하게 돌아가는 마켓플레이스의 경우 시간이 지나고 압도적으로 높은 평판을 받는 공급자에게 수요자가 몰리는 현상 등이 발생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경제적 이점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공급자들이 이탈하면서 더욱 특정 공급자에게 몰리는 부정적 순환구조에 빠지게 된다.
이에 대해 배달의민족은 '오픈리스트' 시스템을 통해 플랫폼이 공급자와 수요자 간 매칭을 적절하게 조절한다. 그리고 숨은 고수와 클라이언트를 매칭해주는 마켓플레이스 숨고의 경우 매칭가능한 고수를 클라이언트의 탐색 단계서부터 노출하지 않고, 클라이언트가 견적 요청을 제출하면, 엄선된 숨은 고수가 견적을 발송하는 방식으로 공급자와 수요자에게 제공하는 정보를 통제하기도 한다.
15) 공급-수요 불균형을 성장 지렛대로 활용 (Asymmetries To Leverage for Growth)
공급자 또는 수요자 한 쪽이 심하게 몰려있는 불균형 상황을 파악하고 불균형한 부분은 균형으로 맞추는데 보다 우선순위를 둠으로써 마켓플레이스 성장을 앞당길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P2P 대출플랫폼 Lending Club은 초창기에는 은행을 대신할 투자처를 찾고자 하는 개인 투자자(공급자) 고객이 급증하면서 투자를 위한 예치금액보다 대출을 원하는 대출 이용자(수요자)가 훨씬 적은 상황이 한동안 지속되면서 플랫폼의 성장을 위해 신규 투자자 유치보다 신규 대출 수요자를 발굴하는데 보다 집중했다.
Uber 또한 늘어나는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공급자(우버 드라이버) 확충에 한동안 집중했었다.
이렇게 공급과 수요 간 불균형한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이를 성장의 지렛대로 삼을 수 있는 역량이 마켓플레이스 성공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작용한다.
16) 공급자에게 새로운 경험 제공 (New Experience for Supply)
17) 수요자에게 새로운 경험 제공 (New Experience for Demand)
오래된 프로세스와 규칙이 유지되는 시장에 새로운 UI를 통한 새로운 고객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것만으로 마켓플레이스가 빠르게 성장하는데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당근마켓의 경우, 기존의 중고나라와 달리 직접 만나서 직거래할 수 있는 범위끼리를 하나의 동네로 묶고 같은 동네 내에서만 중고거래를 할 수 있게 함으로써 온라인 비대면 중고거래에서 경험했는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시킬 수 있었다. 그 결과 당근마켓은 단순히 중고거래 마켓플레이스가 아닌 또 하나의 지역 커뮤니티 성격으로 발전하면서 커머스 플랫폼 앱 중에서 가장 많은 활동시간을 보유하게 됐다.
공급자 혹은 수요자에게 어떤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을까? 대개 그 답은 공급자와 수요자 간 거래가 매칭되는 각 여정에서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는 불편함/마찰을 발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18) 공급자의 니즈/문제 완벽하게 해결 (Solve Complete Needs of the Supply)
19) 수요자의 니즈/문제 완벽하게 해결 (Solve Complete Needs of the Demand)
위에서 언급했던 멀티테넌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마켓플레이스가 수요자와 공급자 어느 한 쪽이라도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와 요구에 대해 완전히 해결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용자가 거의 하루 종일 마켓플레이스를 사용하게 만드는 것이다.
국내 부동산 플랫폼 1위 사업자 '직방'의 경우 마켓플레이스 앱에서 단순히 빌라, 오피스텔, 아파트 등 주거 매물 정보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신축분양 정보, 아파트 시세에 대한 자세한 정보, 거주자 리뷰, 커뮤니티, 현장투어 사진/정보, VR을 활용한 비대면 매물 상태 확인 등 부동산 수요자의 거의 대부분 니즈와 문제를 하나의 앱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용자를 묶어두려고 한다.
대개 성공한 마켓플레이스는 특정 사용자가 반드시 써야 하는 도구와 기능을 제공하는 솔루션 서비스이기도 하다.
- Amazon : 마켓플레이스 왜 Fulfillment, Payment, Cloud Computing, Paid Marketing 등 판매자에게 다양한 솔루션 제공
- 배달의민족 : 광고집행 및 관리, 고객 CRM, 교육, 장부관리, 배달대행, 식재료/일회용품 납품 등 배달음식점 사장님께 다양한 솔루션 제공
- 카카오택시 : 네비게이션, 운행일지 관리, 결제솔루션 등 택시기사에게 다양한 솔루션 제공
20) 전체 시장의 크기 (Size of the Market (Total Addressable Market))
기본적으로 시장이 클수록 유리하다.
다만, 특정 시장에서 검증된 방식으로 다른 인접시장으로 빠르게 확장하는 경우 처음 설정했던 전체 시장(TAM)이 의미없을 수 있다 (예 : Amazon - 도서판매에서 종합 커머스 플랫폼 시장으로 확대 / Uber - 모빌리티 중개에서 음식배달 등 라스트마일 배송으로 확대)
21) 시장이 확대시킬 수 있는 특징 존재 (Market Expanding Properties)
마켓플레이스의 존재만으로 전체시장을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
Uber와 Lyft가 대표적 사례다. 이전에는 P2P 모빌리티 중개 시장이 없었지만, 이들 사업자가 마켓플레이스를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P2P 모빌리티 시장은 택시시장보다 훨씬 거대한 시장으로 성장했다.
국내에서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오 등 배달앱이 등장하면서 이전보다 배달음식시장 규모가 훨씬 커졌다.
이런 이유로 작은 영역이지만 시장이 있다는 것을 마켓플레이스가 검증하게 되면 실제 마켓플레이스가 관장할 수 있는 시장의 크기는 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런 관점은 마켓플레이스 비즈니스 모델을 심사하고 평가하는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가 특히 가지고 있어야 한다.
22) 공급자를 경제적이고 대량으로 획득할 수 있는 채널 확보 (Affordable, High Volume Growth Channels for Supply)
23) 수요자를 경제적이고 대량으로 획득할 수 있는 채널 확보 (Affordable, High Volume Growth Channels for Demand)
마켓플레이스는 공급자 및 수요자가 만족하며 계속 머물 수 있도록 충분한 유동성(Liquidity)에 도달할 만큼 빠르게 성장할 수 없다면 존재 의미가 없다. 그러므로 마켓플레이스 성공을 위해서는 확실하게 공급자/수요자를 획득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단순히 막대한 광고비를 투입해서 사용자를 늘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공급자/수요자의 생애가치(LTV)를 고려하여 적절한 고객획득비용(CAC)으로 획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가급적으로 Paid Channel이 아니라 돈이 거의 들지 않는 Organic Channel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게 중요하다.
이는 채널의 멱법칙(Law of Power)와도 관련있는 개념으로 채널의 멱법칙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면 된다.
https://acquiredentrepreneur.tistory.com/27
https://acquiredentrepreneur.tistory.com/22
3. 프레임워크 활용 예시
본 프레임워크는 우선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거나 운영할 계획이 있는 창업자가 자가진단 겸 마켓플레이스 구조 수립에 빠진 부분이 없는지 체크리스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활용 예시는 아래 링크를 참조하면 된다.
아울러 마켓플레이스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하고 판단/평가하는 입장에 놓인 사람들 또한 체크리스트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마켓플레이스 비즈니스 모델을 자가 진단하고 싶으신 분은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스코어카드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확인하실 수 있다.
[Marketplace Scorecard 보러 가기]
4. 프레임워크에 대한 의견
마켓플레이스 비즈니스 모델을 디자인하는데 고려해야 할 부분은 단순히 오프라인 시장을 온라인 형태로 옮겨놓는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라 기존에 공급자/수요자 간 거래 공간 대비 월등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하기 위해서 고려해야 할 점은 결국 충분한 시장이 있는지, 그리고 그 시장 내에서 마켓플레이스의 가치가 발현될 수 있도록 공급자/수요자 임계점(Critical Mass)에 빠르게 달성할 수 있는지, 마켓플레이스 참여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모든 마켓플레이스 참여자들이 얻는 가치가 증가하는 긍정적인 양의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
이런 부분 모두 아우르면서 점검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로써 NFX의 Marketplace Scorecard의 활용가치는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5. 관련 참조자료
- See Your Score: The NFX Marketplace Scorecard : https://www.nfx.com/post/the-nfx-marketplace-scorecard/
- The Network Effects Manual: 13 Different Network Effects (and counting) : https://www.nfx.com/post/network-effects-manual/
- 19 Tactics to Solve the Chicken-or-Egg Problem and Grow Your Marketplace : https://www.nfx.com/post/19-marketplace-tactics-for-overcoming-the-chicken-or-egg-problem/
- NFX Marketplaces Scorecard 28 Elements of a Great Marketplace - James Currier, NFX : https://www.youtube.com/watch?v=rJsyJdVgc8U
- 끝 -
린스프린트 김정수 대표 / jskim@leansprin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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