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파이낸셜 모델링
이번 포스팅에서 다룰 내용은 '초기 스타트업 파이낸셜 모델링 프로세스' 중 3번에 관한 내용이다. 이전 포스팅에서 비즈니스 모델 및 주요 가정을 명문화하는 과정에서 핵심 추정 방정식(시장, 핵심지표, 매출 등)과 수익모델 관련 핵심 구성 요소(가격, 비용, 판매량 등)에 관한 가정과 추정을 보다 구체적으로 수행하는 단계라고 보면 된다.
Step 3 - 파이낸셜 모델 구조 디자인
파이낸셜 모델 구조를 디자인하는 것은 아래와 같은 초기 스타트업의 파이낸셜 모델링 구성요소를 하나하나 구체화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1) 목표 시장 규모 추정
우리 비즈니스 모델이 목표로 하는 시장 규모를 추정한다. 비즈니스가 지니고 있는 기회의 크기는 결국 목표 시장의 규모와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시장 규모 추정 방정식
목표 시장 규모 = 전체 고객의 숫자 x 시장 침투율 x 구매빈도 x 객단가 x 성장률
다양한 시장 규모 추정 접근법이 있겠지만, 전체 시장 규모를 결정하는 5가지의 변수는 전체 고객의 숫자, 시장 침투율, 구매빈도, 객단가, 성장률이다. 5가지 변수 모두 적절하게 가정하거나 추정해서 사용할 수 있으며,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2~3가지 변수를 중심으로 시장 규모를 추정할 수 있다.
목표 시장을 정의하고 규모를 추정하는 접근법과 관련해서는 당사 블로그 중 아래 포스팅을 참조하시기 바란다.
2) 핵심지표 정의 및 추정(가정)
초기 스타트업의 파이낸셜 모델링은 매출과 관련해서 참조할 만한 과거 데이터가 없이 순수하게 미래의 손익을 추정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 파이낸셜 모델에서 추정한 손익지표(매출, 이익 등)가 얼마나 논리적으로 타당한 지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 스타트업의 파이낸셜 모델링에서는 매출 추정 이전에 매출과 이익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핵심지표를 정의하고 그 숫자를 설득력있게 추정할 수 있어야 한다.
파이낸셜 모델링을 하는 초기 창업자가 핵심지표 정의 및 본질적 성장 방정식 수립, 핵심지표 추정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는 핵심지표(=북극성 지표)는 추후 매출 증가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지표로 핵심지표 또한 주로 영향을 받는 여러 개의 투입 지표로 구성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SaaS 솔루션 스타트업의 파이낸셜 모델링을 하면서 스프레드시트 상에 표현하는 핵심지표로 '정기구독고객'을 설정했고, 정기구독고객 지표에 영향을 주는 투입지표로 신규가입자수, 체험판 이용자수, 혹은 각 퍼널 간 전환율, CAC 효율 등을 설정할 수 있다.
비즈니스 모델 또는 유형마다 주로 다루는 핵심지표가 상이하며 지표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은 아래 포스팅을 참조하시기 바란다.
3) 수익모델 구조화
매출에 기여하는 핵심지표 정의 및 추정 방정식을 수립했다면, 다음으로는 수익모델을 구조화할 필요가 있다. 보통 수익모델을 '거래수수료', '광고' 등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엄밀히 말하면 수익원이지 수익모델은 아니다. 수익모델은 수익을 창출하는 일련의 프로세스, 메커니즘을 의미하는 것으로 수익모델을 제대로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수익원뿐만 아니라 돈을 지불하는 사람, 가격, 단위, 결제수단, 결제방식 등 수익 창출 메커니즘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에 대한 정의와 구조화가 필요하다.
수익모델 구성요소
1) 지불 주체 : 돈을 누가 내는가? - 주로 이용자 = 구매자, 간혹 교차보조 발생
2) 지불 수단 : 무엇으로 대가를 지불하는가? - 주로 현금.
3) 지불 대상 : 무엇을 (구매하기)위해 대가를 지불하는가? - 주로 제품, 서비스 이용
4) 지불 방식 : 비용/대가를 어떻게 지불하는가? - 선불, 후불, 정기구독 등
5) 지불 가격 : 어떻게 가격을 책정할 것인가? - 정액제, 거래액의 일정비율 수취 등
수익모델 디자인에 관해서는 아래 포스팅을 참조하시기 바란다.
초기 스타트업 파이낸셜 모델링의 수익모델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판매량과 가격이다. 스프레드시트 내에서도 판매량과 가격을 직관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판매량을 결정하는 함수는 '구매자 x 구매빈도'이므로 판매량은 앞서 정의한 핵심지표에 적절한 구매전환율과 구매빈도를 가정하여 추정할 수 있다. 가격은 수익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 중에 유일하게 기업이 결정할 수 있는 요소로 우리가 고객에게 판매하고자 하는 제품/서비스에 대한 가격을 적절하게 가정하면 된다.
가격 결정(Pricing)과 관련해서 초기 스타트업이 만드는 제품이나 서비스 대부분 세상에 없던 것을 창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전통적인 방식(Cost-based, Compeition-based)으로 가격을 책정하기 힘들다. 대개 새로운 제품의 가격은 제품이 고객에게 전달하는 가치를 정량화하여 정량화한 가치를 기반으로 가격을 측정(Value-based Pricing)하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아래 세콰이어 캐피탈의 포스팅을 참조하기 바란다.
4) 비용 구조 분석 및 추정
세계적인 프라이싱 전문가 헤르만 지몬에 따르면, 이익은 기업이 추구해야 할 제 1의 목표이며, 이익에 영향을 주는 핵심 동인에는 크게 3가지가 있다고 한다. 바로 가격, 판매량, 그리고 원가다.
이익에 영향을 주는 핵심동인 3가지 = 판매량, 가격, 원가
이익 = 매출 - 비용
이익 = (판매량 x 단위가격) - 변동비 - 고정비
이익 = 판매량 x (단위가격 - 단위변동비) - 고정비
이익 = 판매량 x 공헌이익 - 고정비
결국 파이낸셜 모델링의 목적이 우리 비즈니스가 창출할 수 있는 수익을 합리적으로 추정하기 위함이기 때문에 이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원가(=비용)에 대한 구조 분석과 추정이 필요하다.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이 원활하게 작동했을 때 미래에 얻을 수 있는 이익을 합리적으로 추정하기 위한 목적의 파이낸셜 모델링 특성상 필자는 크게 비용을 고정비와 변동비로 구분하여 그 구조를 분석하고 파이낸셜 모델에 담으려고 노력한다.
- 고정비 : 생산량(또는 판매량)이나 조업도에 관계없이 기간에 따라 발생하는 비용 (예 : 인건비, 설비, 인테리어 등)
- 변동비 : 생산량(또는 판매량)의 증감에 따라 증감하는 비용 (예 : 매입원가, 재료비, 배달비 등)
특히 변동비의 경우 단위 변동비를 추정하여 단위 가격에서 빼주면 단위당 공헌이익을 추정할 수 있고 이는 우리 비즈니스 모델의 채산성을 최소 한 단위 기준으로 분석하는 유닛이코노믹스 분석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추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변동비를 추정하는 과정에서 너무 많은 시간이나 노력을 투입할 바에는 차라리 대략적인 변동비를 추정하여 변동비율(%)을 가정하여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울러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고정비 대부분이 인건비로 구성된다. 그밖의 주요 고정비인 임차료, 복리후생비 등도 결국 임직원 규모에 따라 비례해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 스타트업의 파이낸셜 모델링에서 비용을 추정할 때 인력계획을 합리적으로 먼저 추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초기 고객획득이나 홍보에 소요되는 마케팅 비용 또한 초기 스타트업이 추정해야 할 주요 고정비 중 하나다.
초기 스타트업 파이낸셜 모델링 비용 구조 분석 포인트
- 인건비 추정 : 인력계획을 중심으로 월별 인건비 지출 추정
- 단위비용 추정 : 매출원가와 판관비 중 생산량/판매량에 비례하여 증감하는 비용 추정
- 광고홍보비 추정 : 광고비, 홍보비에 대한 월별 예산 및 증액률 등 추정
5) 대략적인 월별 현금흐름 추정
수익모델과 비용구조를 분석했다면 월별 핵심지표 추정치와 결합하여 영업활동에 대한 월별 현금흐름을 추정할 수 있다.
초기 스타트업의 월별 현금흐름 계산식은 아래와 같다.
월별 현금흐름 = 월별 매출액 - 월별 변동비 - 월별 고정비 (또는 월별 매출액 - 월별 매출원가 - 월별 판관비)
보다 현실적인 파이낸셜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매출채권, 매입채무를 고려한 운전자본 개념을 포함하여 우리 회사가 상시 유지해야 할 유동자산의 크기와 이를 기반으로 한 자금조달 계획까지 포함하면 좋겠지만, 이러면 파이낸셜 모델이 너무 복잡해지기 때문에 굳이 초기 스타트업의 파이낸셜 모델에는 포함시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3~5개년 월별 현금흐름을 추정한다면 이를 가지고 대략적인 자금조달 스케쥴을 계획해볼 수 있다.
(언제 Series A를 투자받고, Series B는 언제쯤 받을 것인지 등)
6) 유닛이코노믹스 분석
유닛이코노믹스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성하는 최소 한 단위의 경제성을 분석하여 해당 비즈니스 모델의 수익성을 평가할 수 있는 도구다.
대부분 플랫폼, 서비스, SaaS 등 비즈니스의 유닛이코노믹스 최소 한 단위는 '고객' 한 사람이며, 불특정 다수에게 판매하는 제품, 서비스 모델의 경우에는 제품 또는 서비스 한 단위의 채산성을 가지고 유닛이코노믹스 분석을 해볼 수 있다.
고객을 최소 한 단위로 하는 비즈니스의 경우 이상적인 유닛이코노믹스 분석은 고객생애가치(LTV)와 고객획득비용(CAC)을 합리적으로 추정하여 두 요소 간의 비(ratio)를 계산하여 비즈니스 모델의 수익성, 채산성을 분석한다. 하지만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아직 본격적인 매출이 나오지 않은 시점이기 때문에 고객생애가치를 합리적으로 추산하기 매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유닛이코노믹스 분석을 할 때 가급적 고객획득비용을 합리적으로 추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이를 기반으로 고객지표 성장 마일스톤을 수립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마케팅 비용 산출, 이 계산을 근거로 투자유치규모 등 투자유치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 접근이라 본다.
유닛이코노믹스에 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포스팅을 참조하시기 바란다.
7) 초기 스타트업 밸류에이션
대부분의 파이낸셜 모델링의 목적은 자산의 가치를 보다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한 목적이다. 초기 스타트업의 파이낸셜 모델링 또한 결국 합리적인 밸류에이션의 근거를 만들기 위한 목적에 작성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초기 스타트업의 밸류에이션 스토리텔링은 스타트업의 현재가 아니라 해당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고 빠른 성장에 집중해서 나오는 3~5년 후의 미래를 기준으로 이때의 목표하는 고객, 재무지표를 달성했을 때의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현재의 밸류에이션 범위를 보수적으로 추산하여 제안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우리 비즈니스가 5년 내 유료 고객 12만 명, 매출액 200억 원을 달성하면 이때의 밸류에이션이 대략 1,000억 원 수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포스트머니 기준 100억 원에 20억 원을 투자하면 10배수 가량 회수 기회가 존재한다는 식이다.
아래 그림은 실제 전기차 충전앱을 기반으로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고자 하는 스타트업의 IR 자료에 담은 핵심지표, 마일스톤, 밸류에이션 간 상관관계를 나타낸 슬라이드다.
5년 내 달성하고자 하는 밸류에이션의 목표치를 정했다면, 이를 어떤 방식으로 도출할 지 선택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영업이익의 25배수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밸류에이션을 산정하겠다면 1,000억 원 밸류에이션을 위해 필요한 영업이익의 크기는 40억 원일 것이다(40억 x 25배 = 1,000억).
그럼 5년 내 영업이익 40억 원 달성에 필요한 매출액, 핵심지표, 투입지표의 크기를 역산하고, 이를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지에 관한 구체적인 전략과 계획을 설명해야 하고, 이것이 곧 IR사업계획서의 핵심 내용이 된다.
창업자의 이러한 성장 전략의 논리와 흐름을 스프레드시트로 최대한 담아낼 수 있는 파이낸셜 모델을 만드는 것이 초기 스타트업 파이낸셜 모델링의 핵심 목적이라 할 수 있겠다.
초기 스타트업의 밸류에이션을 하는 접근법은 매우 다양하며, 보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포스팅을 참조하시기 바란다.
이렇게 초기 스타트업 파이낸셜 모델링의 핵심 구성요소에 대한 설명을 마치도록 하겠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실제 스프레드시트로 파이낸셜 모델링한 내용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지 다뤄보고자 한다.
'Playbooks for Frameworks > 스타트업 파이낸셜 모델링' 카테고리의 다른 글
05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파이낸셜 모델 활용 (0) | 2023.04.03 |
---|---|
04 초기 스타트업 파이낸셜 모델 작성 실습 (0) | 2023.03.29 |
02 파이낸셜 모델링을 위한 비즈니스 내러티브 정리 (0) | 2022.03.08 |
01 스타트업 파이낸셜 모델링 이해 (1) | 2022.03.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