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전방위 전략 프레임워크 (Complete Strategy Landscape)
"수십 년 간 시장에서 1등을 하던 기업의 변화하는 환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서 망하다."
"획기적인 제품/서비스를 창출함으로써 수많은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까지 받았지만, 결국 경쟁에서 도태되다."
우리 주변에서 이런 이야기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직접적으로 듣거나 경험하지 못하더라도 다양한 혁신 사례, 성공 사례, 실패 사례 등을 통해 한 번씩은 접해봤을 내용이다. 특히 위의 두 번째 이야기는 많은 스타트업이 IR에서 받는 질문이자 실제 시장을 형성해가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받는 우려(또는 조롱)이기도 하다.
위와 같은 이야기에 대해 하버드경영대학원 겸임교수 데이비드 콜리스(David J. Collis)는 오늘날 (기업 입장에서의)가치 창출, 경쟁적 포지셔닝, 필요 역량을 구현하고 구축하는 실행 프로세스 수립 등 상호 의존적 요소들을 세심하게 조율하여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하는데 이 부분을 리더들이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대부분의 리더들이 전략의 일부분에 집중하면서 전체를 간과하기 때문에 가치를 창출하고 포착하는 전략을 세우고 이를 지속적으로 실현하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워졌다고 데이비드 콜리스는 주장한다. 이런 문제의 대한 해결책으로 거시적 관점에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완전한 전방위 전략(Complete Strategy Landscape)' 접근법을 제시하고 있으며, 본 포스팅에서는 '완전한 전방위 전략 프레임워크'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1. 프레임워크 소개
'완전한 전방위 전략 프레임워크(Complete Strategy Landscape)'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 2021년 7-8월호에 수록된 '왜 수많은 전략들이 실패하는가?(Why Do So Many Strategies Fail?)'에 소개된 전략 프레임워크다. 해당 아티클을 쓴 데이비드 콜리스는 하버드경영대학원의 토마스 헨리 캐럴 포드 재단 경영학과 겸임교수로 2008년 최고 HBR 기사로 맥킨지상을 수상했다.
완전한 전방위 전략은 거시적 관점에서 기업이 기회를 포착해서 가치의 창출 및 포착, 그리고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전술을 실현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는데 활용할 수 있는 전략 프레임워크다. (특히 스타트업 입장에서) 대개 새로운 시장 기회에 몰입하거나 과도하게 경쟁자를 의식하며 경쟁 우위 확보에만 집중하는 등 전략의 다른 요소를 무시하거나 요소 간 상호 의존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체를 다시 한번 조망하는데 도움을 주는 프레임워크라 할 수 있다.
완전한 전방위 전략 프레임워크는 기존 기업 및 스타트업 모두에게 적용할 수 있다. 우선, 기존 기업의 경우 데이비드 콜리스에 따르면, 기존 시장에서의 가치를 획득하는 방법에만 지나치게 집중한 나머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거나 새로운 시장 환경에 알맞게 기업의 활동 및 역량 강화에 큰 관심이 없다는 문제가 있다. 이런 경우 시장에서 여전히 충족되지 못한 고객 필요를 탁월하게 제공하는 '혁신 스타트업'에 시장 대부분 또는 전부를 잠식당할 수 있다. 그렇다고 시장의 새로운 변화에 일일이 대응할 수도 없다. 기존 기업은 완전한 전방위 전략 프레임워크를 통해 새로운 기회에 대한 가치 창출 가능성 및 경쟁 결과를 예상해 새로운 모델을 추구할지 말지 결정할 수 있다.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새로운 시장 기회를 활용한다는 것에 들떠서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이 더욱 많은 가치를 창출할수록(즉, 매출-수익이 증가할수록) 더 많은 경쟁에 직면하게 된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초기 목표했던 시장(니치 마켓)에서 완전한 독점 및 운영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채 무리하게 고객군을 확대하는 등 전장을 전방위로 확대함으로써 기존 대기업과 직접적 경쟁에 직면하면서 수익성을 갉아먹게 된다. 본격적으로 시장을 확대하기 전에 완전한 전방위 전략 프레임워크를 통해 산업의 매력도, 경쟁적 포지셔닝, 경쟁적 상호작용 관점에서 전체를 조망해볼 수 있다.
2. 프레임워크 활용 방법
완전한 전방위 전략은 기업이 어떤 기회를 추구하고, 창출하고 포착해야 할 가치의 규모, 그리고 이를 어떻게 계속 실현해서 장기적 성공을 위한 토대를 구축할 지에 대한 일련의 전략 수립 프로세스다.
완전한 전방위 전략 수립 프로세스 및 핵심 질문
1) 기회집합 (핫토픽) :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인구통계, 정치, 기술, 규제, 기타 환경적 변화는 무엇인가?
2) 가치 창출 가능성 (비즈니스 모델)
- 고객을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 우리의 제품 혹은 서비스에 대해 어떻게 비용을 부과할 것인가?
- 생산과 이를 전달하기 위해 어떤 자산이 필요한가?
3) 가치 포착 (수익성 및 경쟁우위)
- (산업 매력도) 산업 구조가 괜찮은 수익을 허용하는가?
- (포지셔닝) 우리 비즈니스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우리 비즈니스의 경쟁적 우위는 무엇인가?(독특한 가치 제안과 차별화된 기업활동 배치)
- (경쟁자 상호작용) 경쟁자들이 어떻게 반응할까?
4) 가치 실현 (실행)
- 이니셔티브가 장기적으로 필요한 역량을 구축하는가?
- 우리는 변화에 적응하도록 조직화됐는가?
5) 결과 (성과)
- 우리의 자원이 미래의 바람직한 조치들을 지원하는가?
1단계 : 다가오는 기회 파악하기
기업가라면 현재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면밀히 주시하고 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트렌드를 분석하고 적용하는데 참조할 만한 프레임워크는 아래 포스팅을 참조하길 바란다.
https://acquiredentrepreneur.tistory.com/78
아울러 '왜 수많은 전략이 실패하는가?'와 동일한 제호에 담긴 '이상현상의 힘'이라는 아티클도 트렌드 포착 및 분석에 많은 영감을 준다고 생각한다.
https://www.hbrkorea.com/article/view/atype/ma/category_id/5_1/article_no/1732/page/1
2단계 : 주어진 기회를 활용하는 최선의 방법 정하기
트렌드 분석을 통해 포착한 기회가 지니고 있는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 완전한 전방위 전략 프레임워크를 다룬 아티클에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기 위해서 기업은 1) 고객을 위해 '해야 할 일'을 포함하고, 2) 창출한 고객가치에 대한 구체적인 수익화 방안, 그리고 3) 고객가치 및 수익 창출을 위해 자산과 역량을 어떻게 배치하고 활용할 지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한다.
고객가치를 창출하는데 참조할 만한 프레임워크로 JTBD 프레임워크가 있다.
https://acquiredentrepreneur.tistory.com/76
우리가 창출해야 하는 고객가치를 기반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빠르게 디자인하는 프레임워크로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가 있다.
https://acquiredentrepreneur.tistory.com/4
3단계 : 단기적으로 가치를 포착할 수 있는 경쟁 포지션 설계하기
단순히 고객가치만 창출해서는 비즈니스가 존속할 수 없다. 고객가치를 기반으로 기업이 충분한 수익을 창출하고 지속적으로 경쟁우위를 가져갈 수 있어야 수익성을 갖춘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운영할 수 있다.
산업 구조가 참여자로 하여금 괜찮은 수익을 허용하는지 점검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로 마이클 포터의 '5 Forces Model'을 활용할 수 있다(물론 해당 모형을 현재 시장 환경에 적용하기에 한계가 있고, 특정 산업의 경우에는 적용하기 무리인 경우도 많다).
산업 매력도를 점검했으면 그 다음에는 해당 산업에서 우리의 포지셔닝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 결정해야 한다. 처음부터 너무 광범위한 고객과 고객니즈를 목표로 하면 가치제안이 모호해지고 치열한 경쟁 환경에 놓이게 된다. 페이팔 마피아자 파운더스 펀드, 팔란티어를 창업한 피터 틸은 저서 <제로투원>을 통해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고 강조했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시장을 독점하고 점차 인접시장으로 확대하는 것이 스타트업의 일반적인 시장 진입 전략이자 포지셔닝 전략일 것이다.
프레임워크 창시자인 데이비드 콜리스의 경쟁적 포지셔닝에 관한 관점은 아래 아티클을 참조하길 바란다.
https://www.hbrkorea.com/article/view/atype/ma/category_id/1_1/article_no/119/page/1
마지막으로 경쟁자들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에 대한 예측과 이에 따른 의사결정이 중요하다. 데이비드 콜리스는 이에 대해 행동 및 게임이론 접근법이 유용할 수 있다고 한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가장 큰 이슈가 '대기업이 초기에 진출하면 어떻게 하지?'일텐데 이런 관점에서 포지셔닝 및 경쟁자(특히 대기업)의 행동을 예측하는데 참조할 만한 글을 아래와 같이 공유하고자 한다.
https://www.chrischae.kr/counter-positioning/
4단계 : 지속적으로 가치를 포착할 수 있는 자원/역량 구축하기
기본적으로 거시적 기업 전략은 하향식(Top-down) 방식으로 수립한다. 하지만, 실제 실행까지 대표이사가 관여할 수는 없다. 설사 관여할 수 있더라도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엄청난 업무량을 수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데이비드 콜리스는 하향식 전략 수립과 상향식 실행 계획을 결합하는 '린 전략' 제시한다(하버드비즈니스리뷰 2016년 3월호). 린 전략에 대해서는 아래 아티클을 참조하면 된다.
https://www.hbrkorea.com/article/view/atype/ma/category_id/1_1/article_no/701
다만, 회사가 필요한 역량과 자원 배분을 위한 장기적 전략 이니셔티브는 CEO가 직접 관리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 많은 이니셔티브는 지양해야 한다. 데이비드 콜리스는 적절한 수(7개 이하)의 이니셔티브를 수립하고 각각의 이니셔티브에 대해 적절한 자금 투입, 모니터링, 지속적 장려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정리하면, 지속적인 실행은 하부 프로젝트 팀에서 회사의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실험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가설 수립-실험-학습-행동'을 민첩하게 반복할 수 있는 문화를 구축하는 한편, 기업의 장기적 방향을 결정하는 소수의 전략적 이니셔티브에 대해서는 CEO가 직접 관심을 가지고 관리해야 한다.
5단계 : 장기적 성공을 위한 기반 구축하기
완전한 전방위 전략을 개발하는 것은 단선적 프로세스가 아니다.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프로세스로써 기업은 현재의 성과에 안주해서는 안 되고 기존의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새로운 전략적 선택안을 갖고 외부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 '완전한 전방위 전략'과 관계는 없지만, 기업이 안정적으로 성과를 낼 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춘 과감한 피벗으로 기업가치를 극대화한 퀄트릭스의 사례를 참조 자료로 아래와 같이 소개하고자 한다.
https://www.hbrkorea.com/article/view/atype/ma/category_id/8_1/article_no/1725/page/1
3. 프레임워크 활용 예시
데이비드 콜리스는 자신의 아티클에서 완전한 전방위 전략을 통해 변화하는 환경에서 새로운 포지셔닝을 수립하고 성과를 내고 있는 사례로써 20년 간 자문을 하고 있는 미국의 재무서비스 회사 '에드워드 존스(Edward Jones)'를 소개한다. 프레임워크 활용 예시로 에드워드 존스 사례에 대해 아래와 같이 구조화하여 보다 이해를 돕고자 한다.
에드워드 존스는 미국 세인트 루이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개인들을 위한 맞춤형 재무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금융서비스 회사다. 회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공식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https://www.edwardjones.com/us-en/
1단계 : 다가오는 기회 파악하기
아래와 같은 새로운 환경 변화로 기존 비즈니스 모델(전통적인 포트폴리오 관리 서비스)의 매력이 줄고 있었다(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창출할 수 있는 가치(기업 관점에서)가 줄어듦).
- 새로운 기술을 통한 핀테크 서비스 부상 (예 : Robinhood)
- 인구통계학적 변화 (자산을 축적해오던 베이비붐 세대의 자산 소비, 자산의 이동 등)
- 규제 변화 (소규모 고객들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함)
2단계 : 주어진 기회를 활용하는 최선의 방법 정하기
에드워드 존스는 거래 수수료가 0에 수렴하는 상황에서 수수료율을 조정하기 보다는 기존의 '거래 기준' 비즈니스 모델에서 '솔루션' 비즈니스 모델로 선회했다.
- 고객이 장기적 관점에서 자산관리를 할 수 있도록 통합 솔루션 제공 : 개인의 목표를 문서화하는 5단계 프로세스 제공, 단순 투자상품 추천이 아닌 개인 맞춤 자문과 솔루션 제공 등
- 수익모델 변화 : 재무자문의 범위에 따른 솔루션 비용 수취 (https://www.edwardjones.com/us-en/working-financial-advisor/fees)
- 보다 강도 높은 고객관리업무를 위한 자원/프로세스 재조정
3단계 : 단기적으로 가치를 포착할 수 있는 경쟁 포지션 설계하기
2단계와 중복된 내용이지만, 에드워드 존스는 기존 산업의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을 인지하고, '고객에게 장기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기본적은 경쟁적 포지셔닝 방향은 유지했지만,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 비즈니스 모델을 개편했다. 로빈후드와 같은 로봇어드바이저가 능동적 투자자의 니즈(거래수수료 무료 등)에 집중한다면, 에드워드 존스는 기존의 지역 사회의 금융전문가와 지속적으로 협업하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재무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비교적 수동적 투자자의 니즈를 충족시켰다.
4단계 : 지속적으로 가치를 포착할 수 있는 자원/역량 구축하기
에드워드 존스는 평생 재무 솔루션 모델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 고객 및 파트너(지역의 재무전문가)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세대 간 부의 이동에 집중하면서 자산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멀티채널 분포를 전략적 이니셔티브로 선정하고 집중했다.
5단계 : 장기적 성공을 위한 기반 구축하기
에드워드 존스는 2020년부터 완전한 전방위 전략을 수립하고 적용하고 있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략적 이니셔티브를 탁월하게 수행한다면 재무성과 등에서 유의미한 개선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4. 프레임워크에 대한 의견
개인적으로 현재 아무리 작은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는 스타트업일지라도 우리의 미래 모습과 계획에 대해서 한 번쯤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이에 대한 개인 생각을 '비즈니스 성장 내러티브'라는 이름으로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https://acquiredentrepreneur.tistory.com/96
완전한 전방위 전략 프레임워크는 특히 초기 창업자가 우리 비즈니스 모델의 미래 모습과 포지셔닝, 경쟁 관점에서 어떤 부분을 고민해야 하는지 생각을 구조화하고 정리하는데 유용한 도구라고 생각한다.
5. 관련 참조자료
- (HBR) 왜 수많은 전략들이 실패하는가 : https://www.hbrkorea.com/article/view/category_id/1_1/atype/ma/article_no/1731/page/1
- (HBR) 35단어로 회사의 전략을 말하라 : https://www.hbrkorea.com/article/view/category_id/1_1/atype/ma/article_no/119/page/1
- (HBR) 린전략 : https://www.hbrkorea.com/article/view/atype/ma/category_id/1_1/article_no/701
- 끝 -
린스프린트 김정수 대표 / jskim@leansprin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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